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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거짓된 혈통의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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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구가 관료의 손에서 미끄러지며 바닥의 물웅덩이를 찢었다. 금속이 콘크리트에 부딪히는 날카로운 소리가 창고 안을 울렸고, 빗물이 총신을 타고 흘러내리는 촉촉한 감촉이 공기를 무겁게 눌렀다. 민재는 유진의 손목을 붙잡아 몸을 돌렸다. 그녀의 드레스 자락이 그의 허벅지에 스치며 미세한 마찰음을 냈다. 관료의 웃음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퍼졌다.

“USB를 바닥에 던진 순간, 이미 선택은 끝난 거야. 민재 씨, 네 피가 누구의 것인지 이제는 숨길 수 없지.”

민재의 발바닥이 젖은 바닥을 미끄러지며 균형을 잡았다. 유진의 체온이 그의 등에 닿아 따뜻한 압력을 전했다. 그는 관료를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손가락이 주먹을 쥐며 관자놀이의 핏줄이 도드라졌다.

“그 파일이 입양 서류라면, 왜 지금까지 유진이 날 보호하려 했는지 설명해. 광수가 쏜 총알이 아버지를 죽인 게 사실이라면, 이 모든 계약은 처음부터 누가 설계한 거지?”

관료는 서류를 흔들며 코트 자락을 펄럭였다. 종이 가장자리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수현이 창고 뒤편에서 걸어 나왔다. 그의 구두가 바닥을 긁는 리듬이 담배 연기 냄새와 섞였다.

“민재, 관료가 말하는 그 서류는 절반만 진실이야. 유진이 너를 데리고 병원을 빠져나온 날, 진짜 증인은 이미 죽어 있었어. 그런데 네가 그 아이로 입양된 이유는… 유진이 광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지.”

유진의 손가락이 민재의 셔츠를 움켜쥐었다. 그녀의 숨결이 그의 목덜미를 간질였다. 그녀는 수현을 향해 몸을 돌렸다. 드레스 천이 몸에 달라붙으며 가슴의 곡선이 희미하게 드러났다.

“수현, 네가 그걸 왜 지금 꺼내는 거지? 민재가 알게 되면, 이 계약은 끝나는 거야. 네가 배신한 이유가 그 파일 때문이었다면, 이제는 늦었어.”

수현은 웃으며 서류 봉투를 흔들었다. 향수 냄새가 기름 냄새를 밀어내며 퍼졌다.

“늦은 건 너야, 유진. 민재, USB 안에 들어 있는 건 입양 서류가 아니라, 네가 유진의 동생이 아니라 그녀가 법정에서 숨기려던 증인의 친아들이라는 기록이야. 그 증인이 살아 있다면, 네가 법조계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모든 게 뒤집힌 거지.”

민재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는 USB를 다시 주워 손바닥에 쥐었다. 차가운 금속의 무게가 살을 누르는 감촉이 선명했다. 유진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그녀의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창고 문이 다시 열리며 광수가 들어섰다. 부츠가 바닥을 강하게 찍는 소리가 리듬을 만들었다.

“관료, 네가 먼저 입을 열었군. 민재, 이제 USB를 열어봐. 네가 누구의 피를 이어받았는지, 그리고 유진이 왜 너를 끝까지 숨겼는지 알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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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창고 뒤편 비밀 통로로 몸을 돌렸다. 축축한 벽돌 냄새가 코를 찔렀고, 빗물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소리가 금속 지붕을 두드렸다. 민재는 유진을 끌어당기며 좁은 통로로 뛰어들었다. 그녀의 손목이 그의 손바닥에 닿는 따뜻한 온기가 차가운 공기를 가르는 듯했다. 뒤에서 총성이 울렸고, 총알이 벽을 스치며 튀는 파편 소리가 귀를 때렸다.

“민재, 여기서 멈춰. 더 이상 도망쳐도 소용없어. 그 파일을 열면, 너는 내가 네 어머니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야.”

유진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그녀의 드레스 자락이 통로 바닥의 물웅덩이를 스치며 미세한 소리를 냈다. 민재는 그녀를 벽에 기대게 하고 몸을 돌렸다. 관료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그는 유진의 어깨를 붙잡았다. 손가락이 천을 파고드는 압력이 느껴졌다.

“유진, 그 관료가 말한 증인이 살아 있다면, 왜 광수가 너를 쫓는 거지? 내가 네 아들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아들이라면, 이 계약은 처음부터 거짓이었단 말인가.”

유진의 가슴이 들썩였다. 그녀는 민재의 셔츠를 움켜쥐며 고개를 저었다. 머리카락이 어깨를 스치며 은은한 꽃향기를 퍼뜨렸다.

“그 계약은 네가 법조계에 들어선 순간부터 너를 보호하는 방패였어. 그런데 광수가 그걸 뒤집어서, 네가 날 죽이게 만들려는 거지. 믿어줘, 민재. 네가 내 혈육이 아니라는 건… 내가 숨긴 또 다른 이유가 있어.”

민재의 발이 바닥의 돌멩이를 밟으며 미끄러졌다. 그는 USB를 주머니에 넣고 유진의 손을 붙잡았다. 두 사람은 통로 끝으로 몸을 돌렸다. 광수의 웃음소리가 뒤에서 따라왔다. 담배 연기가 공기를 오염시켰다.

“유진, 네가 그걸 말할 때가 됐어. 민재, 네가 유진의 아들이 아니라 그녀가 법정에서 보호하려던 증인의 친아들이라면, 지금까지의 모든 관계가 완전히 뒤집힌다는 걸 알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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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창고를 빠져나오자 인근의 버려진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골목이 나타났다. 타이어 마찰음이 멀리서 울렸고, 헤드라이트 불빛이 어둠을 가르며 다가왔다. 민재는 유진을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가죽 시트의 딱딱한 감촉이 등을 받쳤다. 유진의 호흡이 가빠지며 그녀의 손이 민재의 무릎을 잡았다. 따뜻한 온기가 긴장을 녹이는 듯했다.

“민재, 지금은 USB를 열지 마. 그 안에 있는 진실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잔인할 거야. 내가 너를 계약으로 끌어들인 이유는… 네가 내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네가 광수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증인이었기 때문이야.”

민재의 손이 핸들을 움켜쥐었다. 가죽의 차가운 감촉이 손바닥을 자극했다. 그는 유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차량이 주차장 입구에서 멈췄다. 문이 열리며 여검사가 걸어 나왔다. 구두 소리가 콘크리트를 두드리며 리듬을 만들었다.

“민재 씨, 이제 모든 게 끝났어요. 당신이 유진 씨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당신 아버지가 죽은 날의 진짜 범인이 드러날 테니까. 그런데… 그 USB 안에 숨겨진 또 다른 파일이 있어요. 네가 유진의 동생이 아니라, 광수가 숨긴 또 다른 증인의 후계자라는 기록이죠.”

여검사가 서류를 흔들었다. 종이가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민재의 몸이 굳었다. 그는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차가운 밤바람이 셔츠 속으로 스며들었다. 관료와 광수, 수현까지가 서서히 모여들었다. 그들의 발소리가 바닥을 울리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유진이 차에서 내려 민재의 앞을 막아섰다. 그녀의 손이 그의 가슴을 짚었다. 따뜻한 손바닥의 감촉이 심장 박동을 느끼게 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민재, 그 파일을 열지 마. 네가 광수의 아들이라는 걸 알게 되면, 이 계약은 끝나는 거야. 내가 너를 끝까지 숨긴 이유는… 네가 내 피가 아니라, 내가 지켜야 할 마지막 증인이었기 때문이야.”

민재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섰다. 그는 USB를 주머니에서 꺼내 흔들었다. 금속의 차가운 무게가 손바닥을 눌렀다. 주차장 뒤편에서 또 다른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세단이 천천히 다가오며 헤드라이트를 껐다. 차 문이 열리고, 낯선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의 얼굴은 그림자 속에 가려져 있었지만, 목소리는 익숙했다.

“민재, 이제 USB를 열어봐. 네가 누구의 피를 이어받았는지, 그리고 유진이 왜 너를 끝까지 속였는지 알게 될 테니까. 그런데… 그 파일을 열면, 너는 네가 지금까지 믿어온 모든 게 완전히 뒤집힌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남자의 손이 총을 들어 올렸다. 총구가 유진의 가슴을 향했다. 민재의 손이 USB를 떨어뜨릴 뻔했다. 유진의 몸이 그의 앞을 막았다. 그녀의 호흡이 가빠졌다. 차가운 바람이 두 사람의 몸 사이를 스쳤다. 남자의 웃음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선택해, 민재. USB를 열든지, 아니면 그녀를 잃든지. 그런데… 그 진실을 알게 되면, 너는 더 이상 그녀와 계약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거야.”

민재의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그는 USB를 다시 움켜쥐었다. 주위의 모든 소리가 사라진 듯했다. 오직 유진의 손이 그의 팔을 잡는 따뜻한 감촉만이 남았다. 남자의 실루엣이 점점 가까워지며, 공기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