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이 울린 건 오후 두 시 십삼 분이었다. 은행 앞 노상. 피해자는 현장에서 이송됐고, 범인은 도주했다. 목격자는 다섯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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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박철민은 진술서를 책상에 펼쳤다. 다섯 장. 같은 사건, 같은 시각, 같은 장소. 그런데 다섯 개가 전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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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목격자부터 다시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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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대 여성이 들어왔다. 은행 앞 노점상이었다. 총성이 울릴 때 삼 미터 거리에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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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작았어요. 저 정도? 백육십? 검정 후드 입고 있었고요. 오른쪽으로 달아났어요. 분명히 오른쪽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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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목격자는 이십대 남성이었다. 같은 시각, 사 미터 뒤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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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요? 컸어요. 백팔십은 됐을걸요. 흰 점퍼였고요. 왼쪽으로 뛰었어요. 골목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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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백육십이랑 백팔십이 같은 사람일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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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목격자 진술서를 폈다. 범인을 본 적 없다고 했다. 총성은 들었지만 고개를 돌렸을 때 이미 아무도 없었다고. 그런데 진술서 마지막 줄에 한 문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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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없었습니다. 피해자가 스스로 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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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목격자 지금 어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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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없는 번호였다. 주소로 사람을 보냈다. 그 주소에는 오 년째 아무도 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