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신발을 처음 본 건 이사 온 지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신발장을 열었더니 맨 아래 칸에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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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거 아닌데. 전 세입자 거 남겨놓고 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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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집어 들었다. 사이즈는 235. 이수진의 사이즈였다. 굽은 닳지 않았고, 안창도 깨끗했다. 누군가 한 번도 신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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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연락해봤지만 전 세입자가 남긴 물건은 없다고 했다. 수진은 신발을 비닐봉지에 넣어 베란다에 뒀다. 버리려다 그냥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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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아침, 현관문을 여는데 신발이 현관 가운데에 놓여 있었다. 베란다에 뒀던 그 신발이었다. 가지런히, 신발 코가 문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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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옮긴 건가. 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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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은 신발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묶었다. 분리수거함에 버렸다. 영수증도 없고, 사진도 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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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신발장을 열었다. 맨 아래 칸이었다. 빨간 신발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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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렸는데. 분명히 버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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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서 마주친 옆집 할머니가 신발을 보더니 발걸음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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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그 신발 어디서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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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던 건데요.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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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전전 세입자 여자 거예요. 그 여자, 그 신발 신고 나갔다가 안 돌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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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의 손에서 신발이 떨어졌다. 빨간 신발은 바닥에서 코가 위를 향한 채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