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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15화: 형의 선택, 황제의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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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의 말이 미완성으로 남겨진 채로 공기가 얼어붙었다. 카이로스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현재의 순간에 있지 않았다. 마치 먼 과거로 빨려들어가 있는 것처럼, 그의 동공은 시간을 거슬러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죽이려 하지 않았다."

카이로스가 천천히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는 수년간 억눌러온 뭔가가 사무쳐 있었다.

"형이... 스스로를 죽였다."

시아의 세상이 일순간 정지했다. 그의 말의 무게가 그녀의 가슴팍에 내려앉았다. 스스로를 죽였다. 그것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선택이었다. 그것은 도망이었다. 그것은 항복이었다.

"폐하..."

시아가 조용히 반박하려 했으나, 카이로스가 손을 들어 그녀를 멈추게 했다. 창밖의 노을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있었다. 하늘은 적자색에서 감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마치 그들의 대화가 세상의 색까지도 바꾸고 있는 것처럼.

"나는 그를 설득하려 했다. 왕좌를 받으라고. 아버지는 형을 택했고, 나는... 나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카이로스가 창가로 다시 걸어갔다. 시아는 그의 뒷모습을 따라갔지만, 충분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는 이 거리를 원하고 있었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 함께하면서도 혼자인 것 같은 그런 거리.

"형은 거절했다. 왕좌 따위는 필요 없다고. 권력 따위 필요 없다고. 그는... 다른 길을 원했다. 아버지와 달라진 길을 원했다."

카이로스의 손이 창틀을 움켜잡았다. 이번에는 떨림이 더 이상 숨겨지지 않았다.

"아버지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황실의 왕자는 황실을 버릴 수 없다고. 왕좌를 거부하는 것은 황실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시아는 이 말들이 얼마나 오래전부터 그의 내부에서 썩어가고 있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밀폐된 관 속에서 부패하는 시체처럼.

"그렇다면... 정말로 형께서 스스로를..."

"아버지가 죽자마자."

카이로스가 시아의 질문을 끊었다. 그는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형은 독을 마셨다. 자신의 방에서, 혼자."

그 문장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문장이 되어 시아에게 내려앉았다. 그녀는 숨을 제대로 쉬기 어려워졌다. 한 명의 남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거부하고 죽음을 택했다는 것. 그리고 그 남자의 형이 그것을 발견했다는 것. 그것을 목격했다는 것.

"그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시아의 목소리는 속삭임에 가까웠다. 이것은 더 이상 호기심의 질문이 아니었다. 이것은 연민의 절규였다.

카이로스가 천천히 돌아섰다. 그의 얼굴은 이제 완전히 어두워진 하늘 아래서 그림자로만 보였다. 하지만 그의 눈은 여전히 빛났다. 마치 그 눈 안에만 별이 있는 것처럼.

"나... 형이 죽던 날 밤 형을 찾아갔다. 함께 도망치자고 설득하려고."

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릴 듯 말 듯했다.

"하지만 형은 이미..."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말할 필요가 없었다. 시아는 그 이후의 일들을 상상할 수 있었다. 피. 죽음. 그리고 왕좌에 오르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어진 한 명의 남자.

"그 이후는?"

시아가 물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질문은 그를 상처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또한 알고 있었다. 이 상처가 아물기 위해서는 반드시 환기되어야 한다는 것을.

카이로스가 시아에게 걸어왔다. 그의 걸음은 느렸지만, 확실했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직시했다.

"왕좌는 나를 요구했다. 형의 피는 벽에 남았다. 아버지는 죽었고, 나는... 나는 살인자가 아니었지만, 형의 죽음 위에 서게 되었다."

그가 시아의 뺨에 손을 올렸다. 그의 손은 차가웠지만, 떨리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나의 이 왕좌가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축복했고, 누군가는 무서워했다. 하지만 누구도 진실을 알지 못했다. 형이 왜 죽었는지를. 그것을 위해 자신을 던졌는지를."

"폐하는... 자신을 탓하고 계신 건가요?"

시아가 조용히 물었다. 그녀의 눈빛은 더 이상 궁금증의 빛이 아니었다. 그것은 깊은 이해의 빛이었다.

카이로스의 손이 그녀의 뺨에서 미끄러졌다. 그리고 그의 이마가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 이것은 그들이 나눈 가장 취약한 순간이었다. 황제와 평민 여인이 아닌, 단순한 두 인간의 순간.

"형의 선택은 나의 죄이다. 왕좌는 나의 속죄이다. 그리고 너는..."

그가 멈췄다. 그의 목소리는 거의 사라질 지경이었다.

"너는 처음으로 내가 이 죄를 외로움이 아닌 다른 것으로 감정할 수 있게 해주었다."

시아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사랑의 언어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무언가 더 깊은 무엇이었다. 그것은 구원의 인정이었다.

"폐하..."

그녀가 그를 부르려 했을 때, 뒤에서 무언가가 굉음을 내며 열렸다. 두 사람이 동시에 몸을 굳혔다. 그것은 부서진 문이었다. 화염이 도복을 입은 인물들이 다수 나타났다. 그들의 눈빛은 광적이었다.

"황제의 비정함도 이제는 끝이다!"

앞장선 자가 소리쳤다. 시아는 그들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카이로스는 알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그의 눈빛이 순간 얼어붙었다.

"형을... 따르는 자들이군."

그가 시아 앞으로 나섰다. 왕좌 위의 그림자 속에서 기다려온 진정한 적들이 마침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