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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붉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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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는 테오와 함께 서재를 나섰다. 어둠이 짙게 깔린 복도를 걷는 내내 그녀의 심장은 쿵쿵거렸다. 방금 전 발견한 비밀과 그 속에 담긴 위험한 진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테오는 그녀의 옆에서 묵묵히 걸으며 혹시 모를 위협에 대비하는 듯 주변을 경계했다. 그의 침착한 모습이 시아에게 작은 위안을 주었다.

카이로스는 자신의 서재 문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평소처럼 무표정했지만, 시아는 그의 깊은 눈동자에서 옅은 걱정을 읽어냈다. 그를 보자마자 시아는 알 수 없는 안도감과 함께, 자신이 발견한 진실을 하루빨리 그에게 알려야 한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폐하." 시아는 목례하며 그에게 다가섰다. 테오 역시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카이로스는 시아의 손을 조용히 잡았다. "무사히 돌아와 다행이다. 테오, 수고했다. 잠시 자리를 비켜주겠나."

테오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숙인 후 서재 문을 닫고 물러섰다. 서재 안은 여전히 촛불의 은은한 빛으로 가득했다. 시아는 카이로스의 시선을 마주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폐하, 제가… 서재에서 중요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카이로스는 그녀의 표정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했는지, 침묵 속에서 그녀가 말을 이어가도록 기다렸다. 시아는 숨겨진 문을 열어 문서를 발견했던 순간부터, 죄수의 증언이 적힌 종이를 발견한 것까지, 모든 것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지만, 그 안에는 흔들림 없는 결의가 담겨 있었다.

"…그것은 황실 내부의 인물이 역모를 꾸미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오래된 문서였지만, 그 속에는 폐하를 음해하고 황실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자들의 이름과 계획이…" 시아는 떨리는 손으로 아까 보았던 그 문서를 다시 꺼내 카이로스에게 건넸다.

카이로스는 시아가 건넨 문서를 받아 들고 빠르게 내용을 훑었다. 그의 얼굴은 점차 얼음처럼 차갑게 굳어갔고, 눈빛은 깊은 심연처럼 가라앉았다. 시아는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조차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가 느끼는 분노와 배신감이 고스란히 그녀에게 전해지는 듯했다.

"이럴 수가…." 카이로스의 목소리는 낮게 깔려 서재 전체를 울리는 듯했다. "이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군. 그것도… 내 핏줄과 가까운 자들까지도."

시아는 카이로스의 말에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핏줄과 가까운 자라니, 그것은 상상 이상의 충격이었다. "폐하… 혹시… 누구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카이로스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창밖의 어둠을 응시했다. "나의 삼촌, 대공 칼렌이다. 선황께서 돌아가신 후, 권력을 탐하며 끊임없이 나를 흔들려 했던 자. 그리고 그가 오래전부터 황궁 내부의 몇몇 귀족 세력과 결탁해왔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의 목소리에는 실망감과 함께 깊은 고통이 스며 있었다. 시아는 가슴이 아파왔다. 그녀는 카이로스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위로하려 했다. "폐하…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카이로스는 시아의 손길에 잠시 경직했다가 이내 몸의 긴장을 풀었다. 그는 그녀를 돌아보며 드물게 부드러운 눈빛을 보였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진실을 영원히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고맙다, 시아. 내 곁에서 이런 위험을 감수해줘서."

"저는 폐하의 황후입니다. 폐하의 곁에서 모든 것을 함께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시아는 카이로스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그녀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고, 그 진심은 카이로스의 차가운 심장을 조금씩 녹여주는 듯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문서를 다시 한번 면밀히 살펴보았다. 죄수의 증언에는 칼렌 대공이 황실의 재정을 빼돌려 사병을 양성하고 있으며, 외부 세력과 비밀리에 접촉하여 역모를 꾀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심지어 오늘 밤, 황궁의 연회장에서 중요한 인물에게 독을 사용하려 했다는 끔찍한 계획까지 언급되어 있었다.

"연회장에서… 독이라니…" 시아는 소름이 돋았다. 방금 전까지 함께 웃고 대화했던 연회가 순식간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로 변하는 상상에 몸서리를 쳤다.

카이로스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그들은 내가 황궁 내부의 혼란으로 약해진 틈을 타, 나를 폐위시키고 칼렌 대공을 옹립하려 했을 것이다. 이번 연회는 그들에게 완벽한 기회였겠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대비해야 합니다, 폐하!" 시아는 다급하게 말했다. "연회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그 순간, 서재 문이 급히 열리며 테오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섰다. 그의 얼굴에는 비상한 기색이 역력했다.

"폐하! 방금 전 연회장에서… 대신 중 한 분이 쓰러지셨습니다! 의관들이 독극물 중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테오의 다급한 외침에 시아와 카이로스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어느 대신인가!" 카이로스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날카로웠다.

"폐하께 충성을 다하는 리오넬 백작입니다! 지금 의식을 잃고 쓰러지셨습니다!"

시아의 손이 차갑게 식어갔다. 문서 속 내용이 현실이 된 것이다. 그들은 너무 늦게 알게 된 걸까. 카이로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의 눈빛은 다시 한번 차갑고 잔인한 황제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시아는 그 차가움 속에서,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는 불꽃 같은 결의를 보았다.

"테오, 즉시 모든 황실 경비대를 소집하고 연회장을 봉쇄하라. 누구도 연회장을 드나들지 못하게 하고, 칼렌 대공을 가장 먼저 확보해!" 카이로스는 냉정한 명령을 쏟아냈다. "시아, 당신은 내 곁에 있어라. 지금부터는 당신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카이로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두려웠지만,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 어둠 속에서 마주한 진실은 그들을 더 깊은 위험으로 몰아넣었지만, 동시에 서로를 향한 믿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궁정은 이제 더 이상 숨죽인 암투의 장이 아니었다. 붉은 새벽이 밝아오듯, 피와 배신, 그리고 거대한 폭풍의 서막이 막을 올린 것이다. 시아는 카이로스의 손을 꽉 잡았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막 진정한 싸움을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이 모든 혼란의 끝에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와 함께라면 어떤 운명도 맞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