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이 이별을 말한 건 토요일 오전 열 시였다. 한결은 아무 말 없이 재킷을 들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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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짐을 챙기러 돌아왔다. 현관을 여니 지안도 캐리어를 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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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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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이 내일 모레 끝나잖아. 짐 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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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갈 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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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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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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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현관에 서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 바깥에서 차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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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계약 끝날 때까지만. 서로 신경 쓰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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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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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별한 두 사람은 같은 집에서 삼십육 시간을 더 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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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은 짐을 풀지 않았다. 지안도 풀지 않았다. 저녁 여섯 시, 냉장고를 동시에 열었다가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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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알아서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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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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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 시간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