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안이 이별을 선언한 건 토요일 오전이었다. 한결은 집을 나갔다. 짐을 챙기러 돌아왔더니 지안도 짐을 싸고 있었다. 집 계약이 36시간 후에 끝났다. 둘 다 갈 곳이 없었다. 주말에 갑자기 받아줄 곳이 없었다. 36시간. 같은 공간. 할 말은 없고 눈도 마주치기 싫다. 근데 냉장고는 하나고 화장실은 하나다. 처음 열두 시간은 침묵이었다. 그다음 열두 시간은 어쩔 수 없이 부딪혔다. 마지막 열두 시간엔 뭔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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