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피소드는 오디오북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자리에 오기 전의..."
시아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녀는 카이로스의 말을 완성시키지 않았다. 오직 그가 자신의 속도로 말하도록 기다렸다. 이것이 그녀가 학습한 황제와의 대화법이었다. 그를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말하기를 원하도록 만드는 방식.
카이로스는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 옆으로 떨어진 노을이 그의 광대뼈를 더욱 뾰족하게 만들었다. 며칠 전만 해도 그는 시아를 만나는 것조차 꺼렸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려 한다. 이것 자체가 얼마나 큰 변화인지를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내 형이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마치 무덤 속에서 나오는 소리처럼 들렸다. 시아의 숨이 가늘어졌지만,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카이로스의 손가락이 창틀을 천천히 움켜잡았다. 그 손의 떨림은 이미 보이지 않지만, 그것을 보지 않았어도 알 수 있었다.
"형?"
시아가 조용히 물었다. 역사 서적에는 카이로스를 제외한 황실의 다른 혈족에 대한 기록이 없었다. 모두 그가 왕좌에 오르면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사라졌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무도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
"그는 태자였다. 나보다 다섯 살이 더 많았고, 더 똑똑했고, 더 인자했다."
카이로스의 말이 계속되었다. 그의 음성에는 감정이 거의 실려 있지 않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파괴적으로 들렸다. 그것은 너무 깊숙이 묻혀 있어서, 표현 자체가 불가능해진 감정이었다.
"모든 이들이 그를 따랐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신민들도. 나는... 그저 남겨진 것이었다."
시아는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이제 그녀의 팔이 그의 등과 거의 닿을 정도가 되었다. 그녀는 손을 뻗지 않았다. 접촉은 그가 허락해야 가능했다. 하지만 그녀의 존재만으로도, 그는 계속 말했다.
"아버지가 죽기 며칠 전, 형이 문제를 일으켰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이 제국을 흔들 수 있을 만큼 컸다는 것이다."
카이로스의 목소리가 더욱 낮아졌다. 이제 그것은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다.
"황제의 위치는 도덕이나 정의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절대적인 힘과 강경함으로만 유지된다. 아버지는 죽기 전에 나에게 그것을 가르쳤다."
시아의 눈이 점점 커졌다. 그녀는 이제 무엇이 일어났는지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오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말하지 않는 것은 그의 권리였다.
"형을 죽였습니다, 폐하?"
시아의 질문은 조용했지만 명확했다. 그녀는 충격으로 물러서지 않았다. 또한 판단으로 눈살을 찌푸리지도 않았다. 오직 순수한 확인만 있을 뿐이었다.
카이로스가 마침내 돌아섰다. 그의 눈은 시아와 만났다. 그 속에는 여전히 차갑지만, 깊은 상처가 보였다.
"아니다. 그는 자살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이제 어떤 울림이 있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말하고 싶었던 것을 드디어 꺼낸 듯했다.
"나를 황제로 만들기 위해. 아버지의 유언 때문에. 자신이 황제가 될 수 없음을 알았을 때, 그는 스스로 그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 편지들, 그 문서들은... 모두 그가 남긴 것이다."
시아는 이제 완전히 이해했다. 그 숨겨진 서재의 문서들. 그것은 카이로스의 형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들이었다. 그는 매 순간 그것들을 읽고, 기억하고, 견디고 있었다. 황제라는 자리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형을 기억하며.
"왜... 지금 이것을 말씀하십니까?"
시아의 질문은 더 이상 공식적이지 않았다. 그것은 순전히 그녀에게서, 한 명의 여인으로서 나온 질문이었다.
카이로스는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어둠이 점점 깊어지고 있었다. 별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오랜 시간을 침묵으로 채웠다. 시아는 그 침묵을 견디며 대기했다.
"너는 나에게 위험하다."
마침내 카이로스가 말했다.
"이 제국 누구도 내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하지만 너는... 너는 나를 약하게 만든다. 너는 내 통제를 벗어난다."
그는 천천히 시아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의 손이 그녀의 볼에 닿았다. 그것은 처음이었다. 황제의 손이 그렇게 부드럽게 누군가를 만지는 것이.
"형이 죽은 후로, 나는 감정을 갖지 않기로 다짐했다. 감정은 약함이고, 약함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를 만난 후로..."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들어올렸다. 시아의 눈은 두려움과 설렘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감정을 다시 느끼고 있다. 그것이... 두렵다."
그의 고백은 황제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그것은 죽음의 선언과도 같았다. 하지만 카이로스는 말했다. 시아에게만.
"내 마음을 가져가려는 것이 너의 계획입니까?"
시아가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니다."
카이로스는 그녀의 머리를 그의 가슴으로 당겼다.
"너는 이미 나의 마음을 갖고 있다. 오래전부터."
그 순간, 궁궐 밖 어딘가에서 전령이 급히 달려오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시급한 소식을 담은 문서가 쥐어져 있었다. 그것은 제국의 남쪽 변경에서 일어난 반란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반란의 배후에는 황제의 옛 정적들의 손길이 묻어 있었다.
시아를 품에 안은 카이로스는 아직 그 소식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곧 알게 될 것이었다. 그의 약함이, 그의 감정이, 얼마나 치명적인 대가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