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늘 같은 장면으로 시작됐다. 빗속의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노란 우산을 든 남자.
---
이민채는 일 년째 그 꿈을 꿨다. 눈이 마주치기 직전 늘 잠이 깼다. 남자의 얼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
"또 그 꿈이야."
---
화요일 아침 출근길에 비가 왔다. 민채는 우산을 꺼내 펼치며 횡단보도 앞에 섰다.
---
신호가 빨간불이었다. 민채는 기다렸다. 그리고 옆을 봤다. 노란 우산이 있었다.
---
"...잠깐만."
---
남자는 앞을 보고 있었다. 삼십대 초반. 검정 코트. 노란 우산. 꿈에서 본 그대로였다.
---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었다.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자도 걸었다. 민채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
"저기요!"
---
남자가 돌아봤다. 눈이 마주쳤다. 꿈에서 늘 깨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러나 민채는 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