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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공간 속, 무대 위의 공기가 비정상적으로 무거워졌다. 꺼진 조명 사이,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정적이 어둠을 눌러앉히고 있었다. 그 어느 것도 허락되지 않는 듯, 숨도 힘겹게 쉬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 순간을 뚫고 나오는 피아노의 첫 음이 어둠을 갈라놓았다. 그 소리는 민재의 손끝에서 비롯되어, 단 하나의 섬광처럼 순간의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번뜩이며 닿는 소리에 소희가 자리를 박차고 나섰다. 그녀의 눈동자는 무대의 끝을 향해 그리고 있는 꿈과 같았다. 더 이상 물러남은 없었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타오르는 불이 그녀의 모든 결단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 박자, 너희들 믿어 봐." 민재가 짧게 외치며 어둠 속 공간을 보존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 공허한 작음 속에 커지는 불안함을 누르고 있었다. 마치 그저 음악을 통해 모든 것을 해소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득 찼다.
현우의 기타가 그 순간을 이어받아 공기 중에 날카롭게 파장을 그렸다. 그는 고개를 돌리며 소희에게 신호를 보냈다. 손가락은 마침내 오래된 악보를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했다. 그의 상체가 자연스럽게 중심에서 앞으로 기울어지며 절도 있는 음이 각인을 새겼다.
점차 점을 찍어가며, 드럼의 강렬한 비트가 무대를 지지했다. 그 음이 하중을 가하면서, 유나의 목소리가 공간을 벗겨내듯 퍼져났다. 그녀의 발끝에서 뿜어져 나가는 음성이 희망을 실어 보낸다. 소심함 따위는 없다. 그저 이 순간의 불꽃과 같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불꽃의 한복판에서 레온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깊고 날카롭게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그의 표정은 미묘한 긴장감을 배관하며 고요한 물결을 이어갔다.
"게으름 피울 시간은 없어." 레온이 스무스하게 자신의 포지션을 넘길 때, 그는 자리를 잡고 심호흡을 내쉬었다. 그가 들고 선 손끝에는 어떤 구속도 없이 자유로움이 존재했다.
"너희들 정말 이 위협을 넘기고 싶다고 한 거지?" 그가 불쑥 물었고, 그 순간에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했다. 이 변화무쌍한 무대가 현실로 직결되는 것이 사실인지 아니면 아직도 환상 속 헤매는지 알 수 없는 순간이었다.
"우린 할 수 있을 거야." 소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의 눈빛 속엔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이 모든 것이 그들이 바라는 유일한 목표라 하듯이.
"이제는 오히려 우리가 이끌 때죠." 현우는 웃음지었다. 그는 팔짱을 끼며 이 모든 상황의 지배권을 찾아가고 있었다.
근처 한 구석에서 느껴진 발자국 소리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 그림자가 무대 쪽으로 나아오며 새로운 빛을 던졌다. 나온 사람은 그들 중 한 명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누구도 피할 수 없었던 그 냉정한 눈빛에 근육이 긴장감을 만들었다.
"내 흥미 좀 건드려 봤으면 좋겠다," 그 신참자가 웅장하게 읊조렸다. 그 목소리는 공간을 예리하게 뚫고 지나갔다. 그들은 서로 무대에서 메아리치는 음향에 집중하며 자신들의 목소리와 함께 빛을 이끌어냈다.
무대는 이제 침묵과 소리 그 이상으로 뒤덮이고 있었다. 그 순간, 민재는 피할 수 없는 진실에 빠르게 접근해 가고 있었다.
"내가 기대한 것은 이런 모습이지." 민재가 읊조렸다. 그의 가슴은 부풀어 오르고, 손끝은 마치 낯선 곳을 향해 돌아가 길을 개척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순간의 고조, 그 속에서 미지의 긴장이 다시금 무대를 에워쌀 때의 감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모두 맞물려 잠시 그곳을 멍하니 기록했다. 음악은 도약하듯 새로운 에너지를 가득 품었고, 불안이 불붙어 타올랐다.
어두웠던 그날을 다르게 올려다보며, 미지의 협연을 이어나가는 그들은 어떤 진실을 맞게 될 것인지,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막 새로운 막으로 돌입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의 끝에, 그 언덕 너머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음을 당차게 알았다.
과거에 있지 않은 미래를 향해 열린 무대 위의 그들. 그게 도대체 무엇인지 그저 끊임없는 불안 속에 남아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