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피소드는 오디오북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탄산음료 캔을 따는 소리가 귀를 찔렀다. 어느 틈엔가 무대 위의 소리가 줄어들고, 클럽은 꽤나 굉장한 침묵에 잠겼다. 민재는 그 소리 뒤에서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를 조용히 삼켰다. 누군가의 눈길이 그의 등 뒤를 꿰뚫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손이 피아노 건반 위에 조용히 놓여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끌려가면 안 돼.” 소희가 속삭였다. 민재의 시선이 그녀에게 미끄러졌다. 그녀의 두 눈은 낙관적이지만 여전히 불안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구름 같은 불안의 틈바구니에서 나왔지만 굳건함을 잃지 않았다.
민재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언제나 쉽지 않아.”
현우가 옆에서 기타 줄을 튕기며 말을 덧붙였다. “이 순간이 지나면 이제는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 해. 시간이 많지 않아.”
그놈의 현우다운 말투. 결코 복잡한 문장 없이 핵심만 콕 찌른다. 그의 눈은 여전히 웃음을 띠고 있지만 그 뒤에 감춰진 긴장감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유나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중간쯤 지나간 머리를 손가락으로 만지며 말했다.
“우린 아직 우리가 어딜 향해 가는지 제대로 모르는 거 같은데.”
민재는 순간 목소리가 걸려서 잠시 멈췄다. “하지만 그게 항상 중요한 건 아니지. 그저 우리답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어.”
고요한 어둠 속에서 피아노 건반 위에 손을 올린 민재의 손끝에서 음악이 살포시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 단순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이 클럽 공간을 가득 채우며 졸아났고, 소희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녀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하게 울려퍼졌고, 각각의 단어들이 공기 중에서 긴장을 품었다.
유명 콘서트장의 메아리처럼 길게 이어지는 음이 그들의 세계를 찢고 새로이 형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이 믿고 있던 것들이 실재가 되어 물감을 거슬러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긴장감은 여전히 짙은 안개 속에 길을 잃지 않았고, 그 삼킬 수 없는 암흑 속에서까지 레온은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미묘한 미소가 그 어느 때보다 불길하게 보였습니다. 그는 피부 아래로 긴장감이 잠재되어 있는 듯한 감정을 숨기고 있었다.
“민재, 도대체 어떻게 이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지,” 그의 고민스러운 목소리에 민재는 피아노 키에서 손을 떼며 답했다.
“네 생각과 같아. 우리가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몰랐어. 그런데도, 그게 전부인가 싶기도 해.”
이야기가 달렸다. 그리고 그 순간, 긴장감에 젖은 공기가 바람 소리에 떠밀려가듯 문틈 사이로 스며들었다. 지금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채였다. 그러나 그들의 시선은 여전히 꿈틀거리며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무대 위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앰플리가 빛나며 터져 나왔다. 그 소음 가운데, 낯선 목소리가 클럽 현실을 가로질러 울려 퍼졌다.
“저기, 내가 누군지는 상관없겠지,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뭘 가져왔느냐는 거야.”
모두가 그 순간 멈춰서 한발 뒤로 물러나 이야기를 지켜봤다. 그들의 시선은 무대를 향해 퍼져나갔고, 그것이 생명의 메아리에 의해 차곡차곡 의원하며 절대적으로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이제 그들이 믿었던 그 확신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거대한 의문이 부엉이다. 이들은 정말로 준비되었는가. 그들의 음악이 위험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다시금 그들의 어디에도 마음을 놓지 않았다.
“출발할 수 있을 거야,” 그걸 당장 믿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같은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리고 그 속에 얽힌 그들 서로의 운명이 마치 운명처럼, 클럽 속 깊은 밤 속에서 불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