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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우리를 이렇게까지 끌고 온 거야?”
잿빛 하늘 아래 비바람이 숲을 흔들었고, 유진의 목소리는 간신히 솟아오르는 격정에 뒤덮였다. 그녀의 물기 어린 머리카락이 얼굴에 착 달라붙어, 어둠 속에서 더욱 또렷하게 눈을 반짝이며 상대를 향했다.
“답을 찾기 전엔 결코 끝나지 않을 거야. 우리가 여기서 말하려는 건 그게 다라고.” 마틴의 목소리는 다른 건 모른다는 듯 단호했다. 그는 무언가를 결의한 듯 자신을 옥죄어오는 그늘로 조금 더 다가갔다.
사라는 유진의 팔을 쥐고 주위를 둘러봤다. 차가운 공기가 코를 찌르는 듯했고,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 탓에 혼란스러운 소리들이 그들 사이를 헤집었다. 다급히 움직이던 손 끝에서 불안감이 전해졌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우리가 무엇을 더 찾으려고 하는데?” 사라가 묻는 동안, 그녀의 시선은 불안에 싸여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어디 보자, 우리가 필요한 건 보이지 않는 조각이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풀어야 해.” 대니가 평소와 달리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의 손은 포켓에 잠시 동안 멈췄다. “그림자가 말한 게 나름 목적이 있을지도 모르지.”
그림자가 의미하는 미지의 진실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며, 유진은 다시 한번 주위를 살폈다. 그들의 발길이 이끌고 있는 곳에서, 향기와 소리가 엉키는 그 속에서 진실의 끝을 견지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피어올랐다. 그 속에서도 여전히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마치 그 언저리에 신호가 숨어 있을 거라는 점만 확정적이었다.
점점 어둠은 그들의 시야를 가로막았고 비는 다시금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틴의 눈동자가 첫 발걸음을 다시 내디딜 때였다.
“이제 정말 찾아 내야 할 때야.” 그의 단호한 목소리에 이끌려 그들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순간, 숲 속 깊은 곳에서 맞닿은 어둠 속에서조차 간신히 드러나는 낯선 존재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긴장하며 빠르게 멈춰섰다.
그들이 움켜잡은 식물은 서늘한 흔들림으로 울기 시작했다. 그 소리 뒤로 숨겨진 또 다른 질책이 가득했다. 바로 그때, 매우 익숙한 목소리가 쩌렁쨍하게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입니다.”
그 목소리는 바로 대니였다. 그의 얼굴이 붉게 물든 밤하늘 아래 드러난 것은 산울림처럼 급하게 울려 나온 한 순간의 실체였다. 하지만 이전보다 걸려온 대화의 조각과는 전혀 다른 장소에 서 있는 그 모습이 약간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 있어. 이 여정의 끝에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은 것이 숨겨져 있을 거라는 점이지.” 대니가 고갤 가로지르며 말했다.
유진은 그의 얼굴을 응시하며, 그 사이 빛을 잃어가고 있는 감정선을 잡았다. 그녀가 느끼는 모든 것은 가슴부터 손끝까지 전파되어 굳어지는 결단이었다.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순간이었고, 그녀는 그를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됐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대니?” 유진이 담담하게 물었다.
대니는 잠시 무어라 말할지 곰곰히 생각하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는 너희 모두를 시험하기 위해 그동안 앞에 나설 수 없었다. 실현될 수 없는 꿈과 그 속의 진실이 어디에 감춰져 있는지를… 실마리를 던질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었어.”
“역시 그랬군…” 마틴이 속삭였다.
사라는 긴장한 채로 뒤돌아선 그 순간, 다시 물어보듯 다시 확인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해?”
대니는 긴 순간 동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야 길이 보인다. 시간의 조각들이 혼란스럽게 엉켜 있었던 것 같지만, 우리에게는 결국 완전히 다른 시작이, 새로움을 내포한 길이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지.”
그 말을 듣고, 유진은 사라의 손을 잡으며 길을 나아갈 준비를 했다. 그들이 오늘 겪고 있는 모든 갈등이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목전에 다다른 진실에 대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할 시간이 왔다.
비바람이 멎고 땅은 다시 고요해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발소리는 그들의 결단을 반영하듯 크게 울려 퍼졌다.
“마침내 마지막 조각이 무엇인지 알게 되겠군.” 유진이 속삭였다.
그리고 그때, 숲의 저편에서 어떤 존재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직 그 누구도 알지 못한 채로. 그들의 긴 여정 속에서 떠오르는 더 많은 수수께끼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느닷없이 그들 앞에 나타나려 했다. 이 순간, 앞으로도 눈앞에 펼쳐질 이야기의 이면이 그보다 더 엄청난 진실을 품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일렁였다.
새로운 갈림길 입구에 도달해서야 그들은 알게 되었다. 그들의 앞에 놓인 것이 과연 무엇인지, 그 어떤 진실이 그들을 마주할 지 알 수 없다는 점을. 마치 그저 무언가를 가르쳐줘야 할 것처럼.
다시금 마음에 꽉 찬 긴장을 꺼내며, 그들은 다시 한 번 발걸음을 모았다. 그들이 도달하게 될 지도 모르는 끝을 기대하며.앞서 무엇이 더 있을까 알아가야 한다는 걸 깨닫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을 다시 이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