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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제9화: 기사의 검, 황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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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의 검끝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내 심장을 겨눴다. 빗물에 젖은 그의 금발이 횃불 빛에 번들거렸고, 젊고 올곧은 얼굴 위로는 이 모든 상황을 감당해야 하는 자의 고뇌가 깊게 새겨져 있었다. 그의 뒤에 선 진홍의 사자단 기사들은 혼란스러워 보였지만, 명령에 따라 기계처럼 우리를 포위한 채 칼을 고쳐 쥐었다. 빠져나갈 길은 없었다.

“시험…?”

내 옆에 선 이안이 나지막이 되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분노와 함께, 이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대한 당혹감이 서려 있었다. 이 길은 그의 정보망과 신념으로 선택한, 가장 안전한 퇴로였다. 하지만 그 길의 끝에서,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인물이 우리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었다.

“황태자 전하께서는 당신을 감옥에 가두고, 발레리우스의 첩자로부터 ‘보호’하려 하실 겁니다. 황궁으로 압송하여,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새장 속의 새로 만들 셈이시죠. 그것이 전하께서 당신을 지키는 방식이니까요.”

레오의 목소리는 비에 젖은 밤공기처럼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저는 그 방식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5년 전, 우리는 이미 한 번 당신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숨기고 가두는 것만이 능사라면, 제국에 희망은 없습니다.”

그의 말이 골목 안을 낮게 울렸다. 횃불이 타들어가는 소리와 빗방울이 바닥을 때리는 소리만이 그의 말에 추임새를 넣었다.

“그래서 당신을 시험하려는 겁니다, 전하. 돌아오신 당신이 과거의 연약한 황녀님이신지, 아니면 지옥에서 돌아와 제국을 집어삼킬 또 다른 재앙이신지. 당신이 정말… 우리가 충성을 바쳐 따를 만한 군주이신지, 제 눈으로, 제 검으로 확인해야겠습니다.”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이가 없어서 였다. 이 순진하고 고지식한 기사 나으리께서는 지금, 내 앞에서 군주로서의 자격을 논하고 있었다. 5년간 시궁창을 구르며 피와 배신 속에서 살아남은 내게, 고작 핏덩이 기사의 칼끝으로 자격을 증명해 보이라니.

“그 검을 거두는 게 좋을 거야, 꼬마야.”

내 목소리는 얼음 조각처럼 날카로웠다. 나는 이안의 제지를 무시하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레오의 검 끝이 내 목 바로 앞까지 다가왔지만,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네놈의 그 얄팍한 충성심 놀음에 어울려 줄 시간 따윈 없어. 길을 비켜. 죽고 싶지 않으면.”

“그럴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당신을 놓아드린다면, 저는 제 기사로서의 맹세를 저버리는 것이 됩니다.”

“맹세? 그 잘난 맹세가 5년 전, 내 어머니가 독살당했을 때 뭘 했지? 내가 강물에 던져졌을 때, 네놈들의 맹세는 어디에 있었나?”

내 말은 채찍이 되어 그의 얼굴을 후려쳤다. 레오의 눈동자가 고통스럽게 흔들렸다. 그의 턱 근육이 단단하게 꿈틀거렸다. 그는 그 모든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기에… 이번만큼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그의 검이 짧고 날카로운 기합과 함께 내 목을 향해 파고들었다. 나는 몸을 뒤로 젖히며 그의 칼날을 피함과 동시에, 허벅지에 묶여 있던 단검을 뽑아 들었다. 챙! 빗속의 고요를 깨는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우리의 칼날이 부딪혔다.

“전하!”

이안이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나와 레오는 좁은 골목 안에서 서로를 향해 맹렬하게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의 검은 정통 기사의 검술이었다. 묵직하고, 정직하며, 힘이 넘쳤다. 대리석을 부술 듯한 기세로 내리치는 그의 공격을, 나는 뱀처럼 몸을 놀려 흘려내고 짐승처럼 파고들어 급소를 노렸다. 나의 검은 살기 위해 익힌, 오직 효율과 살상만을 위한 용병의 칼이었다.

기사 대여섯 명이 우리를 둘러쌌지만, 누구도 섣불리 끼어들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관이, 한때 제국의 황녀였던 여인과 목숨을 건 칼춤을 추는 광경을 그저 망연히 지켜볼 뿐이었다.

***

레오의 검은 폭풍과도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 폭풍의 눈을 읽고 있었다. 그의 모든 공격에는 한 치의 망설임이 없었지만, 그 눈동자 깊은 곳에는 차마 상대를 베지 못하는 기사의 명예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족쇄 따위는 없었다.

나는 그의 어깨를 노리고 날아드는 검을 피하며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내 어깨가 그의 가슴팍에 강하게 부딪혔다. 그는 순간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나는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나는 그의 검을 쥔 팔 아래를 스치듯 지나가며, 그의 등 뒤에 바싹 붙었다. 차가운 단검의 칼날이 그의 목에 닿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

그의 숨소리가 귓가에 거칠게 느껴졌다. 골목 안의 모든 움직임이 멎었다. 다른 기사들이 경악하며 우리에게 다가오려 했지만, 나는 레오의 목에 칼날을 더욱 깊이 박아 넣으며 그들을 저지했다.

“움직이지 마. 네들 상관의 목이 날아가고 싶지 않다면.”

레오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빗물이 그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려 턱 끝에 맺혔다. 그의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체온과 맥박이 내 손끝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의 목숨은 이제 완벽하게 내 손안에 있었다.

“어때, 기사 나으리. 내 자격, 증명됐나?”

내가 그의 귓가에 독사처럼 속삭였다. 그의 눈동자가 절망으로 흔들렸다. 그는 패배했다. 그의 명예, 그의 맹세, 그의 검 모두가 내 단검 한 자루 앞에서 무력해졌다.

“……죽이십시오.”

그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기사로서, 싸움에 패배한 자의 마지막 명예입니다.”

나는 그의 목에 댄 칼날에 아주 미세하게 힘을 주었다. 붉은 핏방울이 칼날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안조차 숨을 죽이고 내 선택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기서 그를 죽이면, 나는 황태자의 최측근 기사를 살해한 반역자가 된다. 하지만 그를 살려두면, 이 어설픈 시험은 다시 반복될지도 모른다.

나는 잠시 망설였다. 내 안의 용병 ‘그림자’는 망설임 없이 그의 숨통을 끊으라고 속삭였다. 하지만 내 안의 또 다른 무언가가, 5년간 죽은 듯이 숨어 있던 ‘카일루스’가 그의 목숨을 거두는 것을 주저했다. 그의 눈에서, 나는 과거 알렉산더 스승님의 올곧은 눈빛을 보았다. 제국이 썩어 문드러지는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신념을 지키려는 어리석고도 고귀한 빛을.

나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그의 목에서 칼을 거뒀다. 그리고는 그의 등을 강하게 밀쳐냈다. 그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꺼져. 네놈의 목숨 따위엔 관심 없어.”

나는 차갑게 말하며 단검에 묻은 피를 비에 씻어냈다. 레오는 무릎을 꿇은 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패배자의 굴욕이 아닌, 경외와도 같은 복잡한 빛이 떠올랐다.

“왜….”

“내 복수는 네놈 같은 피라미를 상대하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알렉산더 경의 제자를 내 손으로 죽이고 싶진 않군.”

내 마지막 말에, 그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는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를, 내가 무엇을 위해 돌아왔는지를 어렴풋이 이해한 듯했다. 그때, 이 모든 상황을 침묵 속에서 지켜보던 이안이 내게 다가와 나지막이 속삭였다.

“이제 가시죠. 시간이 없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마차를 향해 몸을 돌렸다. 레오는 여전히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다른 기사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그와 우리를 번갈아 볼 뿐이었다. 우리가 마차에 오르려는 순간, 등 뒤에서 레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하!”

나는 걸음을 멈췄지만, 돌아보지는 않았다.

“이것은 제 독단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말에 미간이 좁혀졌다. 독단이 아니라고? 그럼 대체 누구의 명령이란 말인가.

“황태자 전하께서… 당신이 정말로 카일루스 황녀 전하인지 확인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당신의 의지를, 당신의 검을 직접 시험해보고 싶어 하셨습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 복수심에 미쳐버린 살인귀라면 제 손으로 처단하고, 만약 당신 안에 아직 제국의 황녀로서의 자비와 길이 남아있다면… 조용히 보내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 같았다. 이것은 레오의 시험이 아니었다. 나의 오라버니, 아서 데 카이센의 시험이었다. 그는 나를 의심하면서도, 동시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그의 손바닥 위에서 벌어진 연극이었다.

“성공적으로… 시험을 통과하셨습니다, 전하. 부디….”

레오의 목소리가 처연하게 빗속으로 흩어졌다.

“부디, 제국의 빛이 되어주십시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아서 오라버니. 그 차가운 강철 가면 아래에 숨겨진 그의 진심은 대체 무엇일까. 나는 복잡한 심경을 애써 억누르며, 이안의 부축을 받아 마차 안의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

마차는 끔찍한 가죽 냄새와 함께 덜컹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쪽 성문이 가까워질수록, 밖에서 들려오는 기사들의 고함 소리와 검문하는 목소리가 심장을 옥죄었다. 나는 냄새나는 가죽 더미 아래에 이안과 몸을 맞댄 채, 숨소리조차 죽이고 있었다. 바로 머리 위에서 마부와 경비병이 나누는 대화가 들려왔다.

“수상한 자들을 찾고 있다! 마차를 샅샅이 뒤져야겠다!”

“아이고, 나으리. 보시다시피 제혁소로 가는 가죽들뿐입니다. 냄새 때문에라도 숨을 만한 곳이 못 됩니다요.”

“닥치고 문 열어!”

마차의 뒷문이 삐걱이며 열리는 소리에 온몸이 돌처럼 굳었다. 희미한 횃불 빛이 가죽 더미 틈새로 새어 들어왔다. 경비병의 욕설과 함께, 무언가 긴 쇠꼬챙이로 가죽 더미를 푹푹 쑤시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는 내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갔고, 또 하나는 이안의 허벅지 바로 옆에 박혔다. 이안은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팔이 나를 보호하듯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 그의 심장 소리가 내 등 뒤에서 세차게 울렸다.

“에잇, 더러워서 못 해먹겠네! 통과시켜!”

몇 번 더 쑤셔보던 경비병은 역한 냄새를 이기지 못하고 물러났다. 문이 닫히고, 마침내 마차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옥 같은 몇 분이 지나고, 마차가 도시의 소음에서 완전히 벗어나 한적한 강가에 멈춰 섰다.

“다 왔습니다.”

마부의 낮은 목소리와 함께, 우리는 기침을 콜록이며 가죽 더미에서 기어 나왔다. 축축하고 차가운 강바람이 폐부 깊숙이 들어오자 그제야 살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수고했다.”

이안이 마부에게 두둑한 금화 주머니를 건넸다. 마부는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는 서둘러 마차를 몰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약속 장소에는 마사 영감의 말대로 작은 나룻배 한 척이 정박해 있었다. 그리고 뱃머리에는 등불을 든 인영 하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저 배를 타면, 하류의 다른 도시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을 겁니다.”

이안이 나를 보며 말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오와 아서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일단은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었다. 우리는 배를 향해 걸어갔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무언가 이상했다. 뱃사공의 모습이 마사 영감이 묘사했던 ‘말수가 적고 늙수그레한 어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둠 속에서도 보이는 그의 실루엣은 꼿꼿했고, 입고 있는 옷은 평범한 뱃사공의 것이라기엔 지나치게 고급스러워 보였다.

내 안의 경고등이 요란하게 울렸다. 내 손이 반사적으로 허리춤의 단검으로 향했다. 이안 역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는지, 내 앞을 막아서며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누구시오? 마사 영감이 보낸 뱃사공은 어디 갔나?”

등불을 든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등불 빛에 드러난 그의 얼굴은 놀라울 정도로 젊고,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귀족이라 해도 믿을 만큼 우아한 미소를 입가에 걸고 있었지만, 그 눈은 칠흑 같은 어둠을 품고 있어 속을 알 수 없었다. 그는 우리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유쾌하게 입을 열었다.

“마사 영감은 아마 지금쯤 깊은 잠에 빠져 계실 겁니다.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아주 달콤한 잠 말이죠.”

그의 말에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마사 영감이 죽었다. 우리를 도와준 그 노인이. 그리고 이 남자는… 놈들의 편이다.

“네놈…!”

이안이 검을 뽑아 들려는 순간, 남자는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진정하시죠. 오늘 밤, 저는 싸우러 온 게 아니니까요.”

그의 여유로운 태도는 우리를 완벽하게 압도하고 있었다. 그는 마치 이 모든 상황이 자신의 손바닥 위에 있다는 듯이 행동했다. 그는 등불을 살짝 들어 내 얼굴을 비췄다. 그의 기묘한 자수정색 눈동자가 내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았다.

“초승달과 뱀에게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 소문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분이시군요.”

그는 나를 알고 있었다. 우리의 적, 그 ‘초승달과 뱀’에 대해서도.

남자는 이안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의 미소는 더욱 깊어졌다.

“그리고 제국의 배신자라는 오명 속에서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겨울의 늑대 새끼까지. 정말이지,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분들이신데.”

이 자는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내 정체, 이안의 비밀, 그리고 우리의 목표까지. 대체 누구지? 2황후가 보낸 자객인가? 아니면 제3의 세력인가? 혼란스러운 내 머릿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남자는 우리에게 작은 양피지 두루마리 하나를 던졌다. 이안이 반사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 안에 당신들이 찾는 ‘마담 엘라라’에게 갈 수 있는 초대장이 들어있습니다. 제 이름, 마르셀을 대면 그녀가 아주 반갑게 맞아줄 겁니다.”

마르셀. 그 이름이 뇌리에 박혔다. 그는 우리에게 적의 소굴로 들어가는 지도를 건네준 셈이었다. 이것은 명백한 함정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이기도 했다.

“대체 네놈의 정체는 뭐지? 목적이 뭐야!”

내가 으르렁거리듯 물었다. 마르셀이라 불린 남자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는 유희를 즐기는 아이처럼 가벼웠다.

“제 정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저 역시 당신들의 적과 제 적이 같다는 사실이죠. 적의 적은 친구, 아니겠습니까?”

그는 배에 올라타 삿대를 짚었다. 배가 서서히 강 중앙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수도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부디, 제 작은 선물에 담긴 ‘진실’을 감당할 준비를 하고 오시길.”

그의 마지막 말은 불길한 예언처럼 강가에 울려 퍼졌다. 그가 말한 ‘진실’이란 대체 무엇일까. 이안이 조심스럽게 양피지의 밀랍 봉인을 뜯었다. 초대장과 함께, 그 안에서 작은 물건 하나가 더 굴러떨어졌다.

그것은 낯익은 문양이 새겨진, 작은 은 단추였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독수리. 제국 황실의 문장.

하지만 그 독수리의 한쪽 머리는, 검은 뱀에게 목이 감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