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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12화: 비밀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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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의 음악이 귓가에서 메아리치며, 주머니 속 USB의 차가운 금속이 손바닥을 찌르듯 아팠다. 그 순간, 펜트하우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를 현실로 끌어당겼다. 오준혁의 그림자가 문틈으로 스며들며, 공기마저 얼어붙는 듯했다.

거실의 낮은 조명이 그의 얼굴을 비추자, 그의 눈빛이 USB를 향해 날카롭게 쏘아졌다.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며 소파 깊숙이 파고들었다. 심장이 콩닥거리며 목젖을 울렸고, 손끝에 맺힌 땀이 USB를 미끄럽게 만들었다. "강아린, 그게 뭐야? 왜 클럽에 갔었어?" 그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평소의 차가운 뉘앙스가 더 짙게 배어 있었다.

나는 숨을 고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테이블의 나무 질감이 손바닥에 스며들며, 창밖의 도시 불빛이 눈을 찌르듯 아프게 빛났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산책 나갔다 온 거예요." 내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하려 애썼지만, 그의 시선이 내 주머니를 향해 고정되자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는 천천히 다가오며, 그의 발소리가 카펫을 짓누르는 소리가 고요한 공간을 가득 채웠다.

그의 손이 내 어깨를 스치자, 차가운 촉감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갔다. "거짓말. 네 표정에 다 쓰여 있어." 그는 USB를 빼앗듯 주머니에서 꺼내 들며, 그의 손가락이 금속을 쥐는 힘이 세게 느껴졌다. "이건 김태훈이 준 거지? 왜 그놈과 만난 거야?" 그의 말투는 거칠었지만, 목소리 끝에 스며든 불안이 그의 관자놀이를 꿈틀거리게 했다.

나는 후퇴하며 소파 등받이를 붙잡았다. "그가... 연락해서요. 당신의 비밀에 대해 말하길래..." 내 입에서 말이 흘러나오자,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는 USB를 컴퓨터에 꽂으며, 화면의 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었다. "이걸 봐? 네가 알 필요 없는 일인데." 그의 손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메아리쳤고, 방 안의 냄새—오랜 가죽과 그의 체취—가 더 짙어졌다.

화면에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과거의 오준혁이 등장했다, 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김태훈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회사의 계약서가 번쩍이는 화면 속에서, 배신의 단어가 흘러나왔다. "우리는 그 사업으로 돈을 벌었지만, 피를 흘린 사람도 있었어." 영상의 음성이 낮게 울리며, 오준혁의 몸이 굳어졌다. "이건... 그만 봐." 그는 컴퓨터를 끄며, 그의 손가락이 마우스를 부서질 듯 쥐었다.

나는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가슴이 조여드는 통증을 느꼈다. 영상에서 보인 오준혁의 그림자가, 내 내면의 상처와 겹쳤다. "당신이... 누군가를 해친 적이 있었어요?" 내 질문이 공기를 가르고 나가자, 그는 소파로 주저앉았다.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고, 창밖의 차가운 바람이 유리창을 스치며 소리를 냈다.

"강아린, 그건 과거야. 네가 알면 위험해질 뿐이야." 그의 목소리가 낮아지며,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이 흔들리자, 내 심장이 더 세게 뛰었다. "김태훈이 왜 이걸 너한테 줬는지 알아? 나를 공격하려는 거지. 너를 이용해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의 체온이 가까워지자 공기가 뜨거워지는 듯했다.

그의 손이 내 팔을 잡았지만, 나는 몸을 빼며 문 쪽으로 갔다. "이제 알았어요. 당신의 비밀이... 나랑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단 말이에요." 내 말에 그는 멈췄다, 그의 입술이 단단히 다물리며 턱선이 드러났다. "관련? 그럴 리 없어. 하지만 네가 이걸 들추면, 모든 게 무너질 수 있어." 그의 말은 위협적이었지만, 그 안의 절박함이 그의 목소리를 떨게 했다.

전화벨 소리가 방을 가르고, 그의 주머니에서 울렸다. 그는 전화를 보며 얼굴을 굳혔다. "지금은... 대답할 수 없어." 그는 문을 향해 가며, "강아린, 이 일에 더 끼어들지 마. 제발." 그의 발소리가 멀어지며, 나는 혼자 남았다. USB가 테이블 위에 놓인 채, 그 무게가 더 커졌다.

새로운 전화가 내 휴대폰을 울렸다. 화면에 뜬 번호는 익숙했다—이정훈의 것. "강아린 씨, 그 USB... 버리세요. 제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아요." 그의 목소리가 떨리며, 전에 없던 불안이 스며들었다. "왜죠? 당신이 김태훈과... 함께한 거예요?" 내 물음에 그는 침묵하다가, "모든 게 계획이었어요. 오준혁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 말에,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전화를 끊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정훈의 배신이 머릿속을 채우며, 더 큰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오준혁의 비밀이, 내 인생을 삼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