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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불청객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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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았다. 빛이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눈을 뜨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황제와의 저녁 시간이었다. 꿈같이 흩어진 기억 속에서도 그의 눈빛은 날카롭지 않았고, 오히려 따뜻했었다. 나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곧 현실의 무게가 밀려들었다. 늑대의 탈을 벗어난 양처럼 방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짐짓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준비를 마쳤다. 오늘은 어떤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까?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탁자 위에 놓인 낯선 봉투가 눈에 띄었다. 봉투를 열어보니 정갈한 필체로 적힌 초대장이 있었다.

"세아 공녀, 아침 식사에 초대합니다. 자리에서 뵙길 기대하겠습니다. 황제."

또다시 초대장이었다. 황제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초대를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곧바로 준비를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들어서니 황제가 이미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의 옆 자리는 비어 있었다. 나는 황제의 옆자리에 앉으며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좋은 아침입니다, 폐하."

그가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공녀. 오늘은 해가 참 좋군요."

식사는 비교적 조용히 진행되었다. 가벼운 대화로 아침을 여는 느낌이었다. 그의 말투에서 어제와 달리 다소 차분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러나 바로 그때, 식당 문이 열리면서 한 사람이 들어왔다.

"폐하!"

낯선 남자가 황급히 걸어 들어왔다. 신하도 아니고 근위병도 아닌, 다른 누군가였다. 그러다 문득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소설 속에서 황제를 위협하던 적대자의 수하 중 하나였다.

황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곁에 있을 때와 다른, 위엄 있는 목소리로 그를 맞았다. "너는 어찌 이곳에 있는가?"

"폐하께 긴급한 소식을 전하러 온 것입니다."

여기서 사건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직감했다. 등 뒤의 땀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며, 난 상황의 전개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황제는 가볍게 손짓을 하여 그를 자리에 앉혔다. 남자는 서슴없이 입을 열었다. "적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황궁 내 어떤 이들이 그들과 내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는 경계심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듯 따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황제의 얼굴이 일순 긴장감으로 굳었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폐하,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내통자를 찾아내고 적의 동향을 파악해야 합니다."

황제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고, 이내 결단을 내렸다. "그렇게 처리하자. 즉시 그 일을 추진하도록 하라."

황제의 곁에 이런 불청객이 있다는 사실에 나는 내 향후 행보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은 안전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더욱 많은 정보를 얻어야 했다.

황제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말했다. "공녀께서도 이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봐 주십시오. 언제 어디서든 지원이 필요하면 말씀해주세요."

나는 보이지 않는 긴장 속에서 미소를 지었다. "물론입니다, 폐하.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나서겠습니다."

이제 마음의 결속을 다져야 했다. 내가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황제의 신뢰를 얻어야 했다. 그리고 그를 지키는 것이 곧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될 수 있었다.

상황은 예기치 않게 급작스럽게 변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아무것도 예상할 수 없어,' 나는 생각했다.

아침 식사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 나는 황제가 이 대혼란 속에서도 왜 한세아, 즉 나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는지 점차 더 많은 의문이 생겨났다. 나의 존재가 그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가는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지금은 오히려 황제와의 교감을 더 이루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하루하루 내가 알지 못하던 세계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