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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성의 복도를 따라 달음질쳤다. 이중된 생각과 이해되지 않는 신호들이 머리를 휘감고, 공작의 마지막 말이 마치 귓속에서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선택의 중요성..." 그는 확실히 무언갈 숨기고 있었다.
투닛같이 조여오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떨쳐내려했다. 왠지 모르게 그 죄수복 같은 느낌, 이 모든 게 내게 속박으로 느껴졌다. 압도적인 어지러움 속에서, 이번에는 황제와의 대화를 끝낼 수 없다는 불안감이 최대치로 내려왔다.
불안정했던 방목 그 자체에 와락 달려든 순간, 황제가 이미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발걸음을 돌려 나를 바라보며, 한 움큼의 빛을 뿜어내는 달빛 아래에서 가늘게 웃었다.
"세아 공녀,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하나하나 무거운 열쇠로 잠긴 망상들, 탑처럼 우뚝 서 있던 불신의 벽들이 그 미소만으로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강력했으나, 그 안에 숨은 긴장감이 흐릿하게나마 보였다.
"폐하,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명확하게 말해주세요."
그의 눈동자가 사뭇 충격적으로 반짝였고, 잠시 고요함이 우리를 둘러쌌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라에르 공작은 무엇인가를 계획 중입니다. 당신의 발치에서 움직인 이류의 졸개같은 음모를 발견했습니다. 연회장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죠. 하지만 지금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멀리서 경보음 같은 외침이 휘몰아쳤다. 본능적으로 나는 황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려 했다.
"어떤 음모... 폐하, 이게 다 무슨 소리인가요?"
황제의 입이 말라오는 기분이었다. 그가 여전히 알고 싶은 것들을 말하지 않았을 때, 내 심장이 불쾌하게 울렁거렸다. 떨리는 손을 어떻게든 안정시켜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우리는 공작과의 게임에 말려들었지만, 게임의 규칙은 우리가 정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멀리서 매섭게 울려 퍼진 경보가 점점 더 많아졌다. 그 목소리는 단순한 경고 이상의 의미를 전하는 듯했다. 불길한 기운은 성 밖의 적막을 갈라놓았고, 황제와 나는 무언가를 예감하고 있었다.
"이곳이 함정에 빠질 준비가 되었군요, 폐하. 제가 도와드릴 기회는 언제나 있습니다."
황제의 눈길이 한층 강렬해졌다. 운명 같은 무언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그의 존재가 내 싸움과 대항의 가치를 증명했다.
"세아 공녀, 우리는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준비되셨나요?"
그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그 단어들 너머로 나는 그가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느꼈지만, 막연한 기대감 아래 나를 끌어당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겠습니다, 폐하."
짜릿한 전류처럼 몸을 휘감는 긴장감과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하는 그 순간. 우리는 함께 걸음을 재촉했다. 쫓아오는 흐름 속에서 불가피한 여정이 예상치 못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혀 끝에 걸린 말들이 나를 조용히 혼란에 휩싸이게 했다.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 이곳을 벗어나도 여전히 내 앞길에는 수많은 장애물들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길고 어두운 회랑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며, 우리는 서로의 약속을 한층 더 굳건히 했다. 그러나 운명이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그 순간에 응축된 단서들은 그저 불안한 예지로 남아 있었다.
그렇기에, 이 여행이 끝이 아닐 것임을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문득, 길고 어두운 복도가 끝날 무렵, 다시금 경보가 울려 퍼졌다. 숨막히는 정적과 함께 어둠 속에서 잠복하고 있던 무언가가 우리의 곁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세아 공녀, 다음 단계가 바로 다음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황제의 마지막 말이 메아리치며, 다시 치솟는 아드레날린 속에서 그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결국 다가왔다. 과연 우리는 서로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