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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투함의 무광택한 외피에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내리꽂혔다. 귀를 찢는 듯한 소음이 울리며 조명이 순간 깜박였다. 나는 잠시 머리를 움켜잡았다가 다시 들었지만, 그 소리는 이미 우주를 휘감고 있었다.
"이젠 선택할 때야." 루시안이 싸늘하게 말했다. 그 말 속에 담긴 무게감은 이안의 가슴을 짓누르는 듯했다. 그러나 그가 말문을 열기 전에, 미라가 나섰다.
"싸 배열을 시도해야 해. 여기서 나가야만 해." 그녀는 움직이며 신속히 계획을 수행하려 했다. 마치 신중함을 잊은 듯한 결정에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맞아. 하지만 루시안, 당신이 듣고 있는 게 내 말인지 모를 일이야." 카이는 딸국질 같은 말투로 차가운 기계를 짓눌렀다. 그의 손가락 끝이 하얗게 변해가고 있었다.
"난 네 말에 무게를 두지 않는 게 아니야." 루시안이 날카롭게 대답했다. 그의 얼굴에는 보는 이로 하여금 두려움을 자아내는 엄청난 추격의 기운이 있었다.
시계추 같은 모든 것이 느린 시간 안에 들어섰다. 그러나 황급이 다들 자신의 자리로 달려가며 준비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혼란 속에서 작은 희미한 빛을 따라가는 것뿐이었다.
갑작스러운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허공에 매달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눈앞의 현실이 실타래처럼 얽혀버렸다. 주위는 엄습해오는 검은 파동 속에서 파르르 떨리듯 흔들렸다. 그와 동시에 선실의 벽이 휘어지고 있었다.
"왜 그리 급한 거야, 루시안?" 이안은 서늘한 눈빛을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강렬한 중력처럼 잠든 채 수면 위에 얼어붙은 시선을 겨누었다.
"이 여행은 우리 각자를 위한 게 아니야." 루시안의 응답은 끈질기게 이어졌다. "우주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것, 그것이 우리 미래를 보장해줘."
"하지만, 그게 우리 자신을 파괴하는 방법이라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이안의 주장에 깊은 감정이 숨쉬었다. 그의 눈은 별들 속으로 사라질 듯, 지친 듯 반짝였다.
순식간에 사라질지도 모르는 이 장면 속에서, 에너지가 미묘하게 움직였다. 미라는 곧장 말없이 손짓으로 새로운 배치를 지시했다. 그녀의 행동은 수많은 시간을 거슬러온 감각과 경험의 산물이었다.
"움직여라!"
그녀의 음성에 뒤에서 몰려든 전함의 기세가 부딪히며, 마침내 험난한 접촉이 시작되었다. 웅장한 카오스, 그리고 부서진 결속의 흔적들이 연방처럼 늘어섰다. 이안은 직관적으로 앞으로 내달렸다. 그의 몸은 루시안의 대치에 대비하며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했다.
"어서, 지금이야!" 그녀의 심장이 터질 듯이 외쳤다.
기대감과 공포가 교차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나는 진흙탕 속 혼란 사이로 이어붙인 실험적 구역으로 살며시 다가섰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감겨있는 순간의 파장을 걷어차지 못했다.
마침내, 결정적 순간을 앞둔 채로, 우리 모두는 서로의 선택이 어떠한 폭발을 불러일으킬지 알지 못했다. 그가 손을 뻗어 장치를 쥐었을 때, 이안의 내면이 흙탕물 같이 어수선했다. 무엇을 눌러야 할까? 선택된 운명의 결속은?
최후의 경계가 얇아지는 그 순간, 갑작스레 전함 중 하나가 조금씩 다가오며 우리의 시야를 서서히 좁혀왔다. 모든 것이 휘어지고 지평선이 기울었다. 방금 이 순간, 한때의 우주가 무한속도에 달려가며 세상의 그 모퉁이로 뻗어나가고 있었으니. 하지만 이 이야기는 결코 여기서 끝나지 않으리라.
저 끝에 자리한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끝에서 기다리는 진실의 모습을 우린 어떻게 마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