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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다시 만난 죽음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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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출입구의 깨진 유리 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져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긴장은 숨막히는 침묵 속에서 피어났다. 발끝으로 바닥을 짚으며 이준호는 태연하게 주변을 탐색했다. 온몸의 신경이 손끝에서 번져 나오듯 솟구쳐 올랐다.

그의 시선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정우에게로 향했다. "누구도 믿지 말라고 했지, 그런데 너는?" 그의 목소리는 저음으로 차가웠다. 불신의 기운이 사방에 가득했다.

정우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서로를 이해하고, 필요한 걸 공유해야 해. 살면서 배워왔다고." 그의 얼굴엔 가벼운 미소가 떠올랐다.

하지만 이준호는 그 말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왜 너 혼자 남았어? 설명해 줘."

정우의 눈동자가 어딘가로 향했다. 그의 어깨가 살짝 떨렸다. "모두 흩어졌어. 각자 생존본능에 따라. 이곳도 장담할 수 없고."

그들이 말하는 동안, 뒤편에서 김하나가 조용히 접근해왔다. 그녀는 숨결이 차갑게 고여 있는 공간을 지나며, 그들의 긴밀한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몇 안 되는 시간이야." 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뚜렷했다. "움직여야 해. 나가서 뭐가 있는지 확인하자."

철수는 그녀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에 걸린 랜턴을 준비했다. 빛줄기가 어둠을 헤치며 장비가 빛났다. "안 그래도 긴장을 풀어야 할 때가 됐지."

준호는 허리를 펴고 깊숙이 숨을 들이마셨다. 마치 속도를 향한 결단을 내리듯, 그의 움직임은 강렬했다. 결정했다는 듯한 눈빛을 서로에게 던졌다.

"만약에 문제가 생기면?" 김하나가 묻자, 철수는 쾌활한 웃음으로 대답했다. "문제야 뭐, 여기서 새 봄맞이 축제라도 열 테니. 다들 초대받았어."

갑자기 울린 큰 굉음이 멀리서 들려왔다. 모두가 그 소리로부터 도망치려는 같은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선희는 재빨리 창을 통해 외부 상황을 살폈다. "어디서 오는 것 같지 않아. 이 방향이 아니야."

밖에서는 점차 어두워지는 하늘이 그들의 의식을 덮고 있었다. 준호는 이곳에서의 피난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나가자. 내일이 없을 수도 있어."

정우는 그제야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된 대로 나가자." 그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무거운 책임감이 묻어 있었다.

그들이 조용히 발을 내딛었을 때, 주위에 가득한 공기는 극도로 차가웠다. 마치 세상 전체가 그들에게 닥쳐오는 위험을 경고하는 듯했다.

그리고 그 순간, 밖에서 심장을 얼어붙게 하는 비명이 들려왔다. 모두의 머릿속에서 서로 다른 두려움이 부딪쳤다. 철은 창밖을 향해 묻는 듯이 손짓했고, 김하나는 이를 악물고 발걸음을 늦췄다.

"누군가... 아니, 뭔가 근처에 와 있다." 이준호가 혀를 치듯 말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자신이 놓치고 있는 무엇인가 느죵 있는 것처럼 느꼈다.

밖에서 눈이 멀어지는 듯한 어둠 속으로, 정우는 완전히 사라진 듯 보였다. 그 대신, 준호는 다가오는 어떤 실루엣을 봤다. 그 형체 속에서 뭐가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정우, 이제 어떻게 할 건데?" 이선희는 뜨겁게 울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때 철수의 몸이 딱딱하게 얼어붙으며 기만적인 웃음을 지웠다.

한 발 내딛기엔 너무 늦고, 머뭇거리기엔 너무 불안한 십면에 휘감긴다. 그러나 그 순간, 그들은 마음을 다잡으며 쓸쓸한 빈 터널 속으로 들어왔다.

간단히 결판나지 않으리란 걸 잘 알고 있었다. 쉬운 길은 누구에게도 없었기에 서로에게 나누는 시선이 깊어졌다.

"넌 여기 있어." 이준호는 김하나에게 무게감 있는 제안을 던졌다. 김하나는 잠시 멈칫하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들이 선택한 길도 마냥 평탄치는 않았다. 주변 어디에선가 소름 끼치는 한 기척이 그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두 번째 선택으로 재빠르게 돌아가야 할 순간이었다.

정우 또한 벼랑 끝에서 중심을 잡듯 발걸음을 수습하고 있었다. 모두가 서로가 또다시 개별적으로 이어진 운명을 향해 내달릴 때였다.

모험의 피날레는 이들이 서로의 등을 돌리든 마주하든, 매순간 더 큰 갈림길 속에 있었다.

결국, 이순간 더 큰 결단이 요구될 것이었다. 그런 참이다. 오늘 하루에도 숨 돌릴 오류조차 없었음을, 이들은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다지 친절하지도 않은 이 야만의 생존게임 속에서 이제 막 숨을 들이마시는 듯했다.

허나 그 눈앞의 침몰과도 같은 마침표 속에서, 이준호는 다시 – 불타는 외투로 그의 가족을 막아줄 무언가가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을 것이다.

불협화음을 내던 수많은 감정이 하나로 두두려지듯 적막이 그들을 휩싸고 있었다.

모두가 자신들 스스로를 찾아가는 길 속에서 그들은 서로 다른 행운을 느꼈다.

그 변화를 맞이하여 새로운 협상전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뒷받쳐주는 하나의 서서히 밝혀지는 사실이 있었다.

"여기서 우리가 원하는 목표는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니야." 피보다 진한 약속으로 내리기는 했지만, 세계는 아직도 혼돈이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그 순간,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새로운 날이 밝아오는 듯한 신호가 방울처럼 톡 하며 그들 모두를 주위로 당겨놓고 있었다.

두려움은 결과적으로 그들을 생존의 진실로 이끌어가고 있었다.

"감춰둔 무언가가 나타난 걸지도 모르지.” 긴 침묵 끝에 김하나가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하나의 파편 같은 희미한 기억과도 같은 말이었다.

그들이 참고 있던 감정이 한걸음, 또 한걸음 더 나아가며 서로의 떨리는 손을 잡은 결과였다.

깊어지는 구속 속에서, 그들의 발걸음이 가닥 기대에 걸쳐 격렬하게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야기는 아직 절대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였다. 마지막까지도 그 누구도 과부하를 일시적으로 견디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거기서 무언가 깨어나는 존재가 그들의 눈 앞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긴 그 거대한 형태는 아직도 피할 수 없는 결말의 반전을 알리고 있었다.

뭐더라도 저 먼 곳 어딘가에서, 혼돈의 머리가 되는 그 무엇이 가까워오고 있다.

그리고...

모든 게 뒤엉킨 듯한 그림자들이 그들에게 뻗어 오려는 순간, 이 이야기는 새로운 높이로 비약하려 하고 있었다. 이들이 마주할 다음 사실이 과연 무엇일지 아무도 모르지만...

미처 도착하지 않은 그 느낌은 살아가는 미래의 충격을 뚜렷하게 암시했다.

다음 화를 기다리던 이들의 물음은 그 본능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무엇을 믿고 또 무엇에 대비해야 했을지를 여전히 모르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