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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옆에는 여러 신하들이 서 있어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들이 얼마나 날 경계하고 있는지 맨 눈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문득 머릿속에서 원작 상의 황제가 하세아를 향해 얼마나 차갑게 굴었는지 떠올랐다. 그야말로 냉혹한 인물이었고, 그러기에 예측 불허인 그의 행동이 현재 상황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지 몰랐다. 그가 미소를 짓더니 연이어 말했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시지 않겠습니까, 한세아?"
막연한 두려움과 당혹감이 교차하며, 눈 깜짝할 새에 상황을 판단했다. 이런 제의를 뿌리치는 것은 어리석을 테니까. "영광입니다, 폐하. 함께 하겠어요." 나는 겸손한 듯, 그러나 의외의 여유를 잃지 않고 수락했다.
우리는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으로 향했다. 황제와 나란히 걷기엔 어색함이 있었지만, 천천히 그의 걸음을 맞췄다. 나는 틈틈이 그의 옆모습을 훔쳐보았다. 황제의 눈동자는 흔들림 없는 결의가 서려 있었고, 전혀 이질적이지 않게 느껴졌다.
식당에 도착하자 황제는 나에게 자리를 권했다. 우리는 마주 앉아 눈을 마주쳤다.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 자리가 부담스럽지 않으신지요, 세아 공녀? 지금이 시작일 뿐입니다."
본능적으로 경계심이 불타올랐다. 마치 이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준비된 듯한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 "폐하와 함께한 오늘은 뜻밖의 경험이에요." 나도 이 게임에 준비되어 있다는 걸 보여주듯 부드럽게 받아쳤다.
"그러니 앞으로도 많은 것을 기대하셔야 할 겁니다." 그의 목소리는 흥미롭다는 듯한 흔적이 보였다. 그의 말투가 여유롭게 느껴졌지만, 그 안에 숨은 의도를 놓칠 수 없었다.
식사가 진행되면서도 우리는 서로를 탐색하듯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하잘 것 없는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그의 의중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과연 이 남자의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맴돌아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황제는 어떤 결정을 내린 걸까? 그의 행동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와 함께 있는 동안,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고 싶었다. 왜냐하면 누가 알겠는가,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