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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의뢰번호 2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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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의뢰번호 23번
대신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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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은의 부업은 고백 대행이었다. 직접 말하기 부끄러운 사람을 대신해 편지나 문자로 감정을 전하는 일. 건당 오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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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번호 이십삼 번이 들어온 건 수요일이었다. 의뢰 양식을 열었다. 고백 대상 이름란에 최준혁이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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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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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혁. 하은이 이 년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같은 회사 다른 팀. 한 번도 말을 걸어본 적 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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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받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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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정보를 봤다. 스물아홉 살 여성.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메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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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을 못 하는 편이에요. 고백은 더 못 해요. 근데 이 감정을 그냥 묻고 싶지 않아서요. 잘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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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 년 동안 묻고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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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은 의뢰를 수락해야 할지 오래 고민했다. 거절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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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락 버튼을 눌렀다. 이유는 스스로도 몰랐다. 어쩌면 알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 사람이 어떤 말에 마음을 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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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쓴 고백으로 네가 설레면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