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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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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잠입
복수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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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아가 처음 바이올린을 잡은 건 다섯 살이었다. 아버지가 쥐여줬다. 아버지는 당시 촉망받는 작곡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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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뒤, 아버지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사라졌다. 표절 의혹, 자금 횡령, 모두 조작이었다. 배후는 강명준이었다. 당시 신생 오케스트라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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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는 십 년을 준비했다. 기술을 갈고, 인맥을 쌓고,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오늘, 강명준의 오케스트라 오디션장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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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석 가운데 강명준이 앉아 있었다. 세아가 알고 있는 그 얼굴이었다. 조금도 늙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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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아.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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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는 활을 들었다. 손이 떨리지 않았다. 십 년 동안 이 순간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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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가 끝났다. 심사위원들이 메모를 적었다. 강명준만 아무것도 적지 않고 세아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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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이에요. 다음 주 월요일부터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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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는 고개를 숙이며 나왔다. 복도에서 숨을 내쉬었다. 이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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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로비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오케스트라 단원이었다. 세아와 비슷한 나이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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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아 씨, 맞죠. 권도현 작곡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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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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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우예요. 저도 같은 이유로 여기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