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2화. 어둠 속의 댄스

이 에피소드는 오디오북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클럽 'Nocturne'의 흥겨운 소리는 내 하루를 정리하고 있었다. 피아노의 음들이 줄지어 이곳의 공기를 채웠고, 그 사이로 끼어드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배경을 장식했다. 그런데 그 순간, 누군가가 뒤에서 나를 부르고 있었다. 소희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샴페인 거품처럼 내 머릿속에서 터졌다.

"민재! 여긴 음악이 진짜네, 예전보다 더 좋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내 옆에 다가왔다. 그 미소는 순간적인 따뜻함을 전해주었다.

나는 그녀를 향해 웃어보였다. "너희가 곁에 있어서 그런지도 몰라. 소희, 조금 이야기할 수 있을까?"

우리 둘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용한 구석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조명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눈앞에 두터운 베일이 내려앉게 됐다. 이윽고 소희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내 팔을 붙잡았다.

"여긴 무서워,"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나는 손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살짝 감싸 쥐어 안정을 주었다.

"눈이 적응될 때까지 기다리자. 나처럼," 나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녀가 나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몇 초 후, 조명이 다시 켜졌다. 밝고 선명하게.

"이제 뭐야? 여긴 정말 만화 속 같은 일이 일어나네." 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내 손에서 손을 풀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와 함께 길을 나서기로 했다.

클럽의 바깥으로 나설 때, 갑자기 뒤에서 현우와 유나의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의 얼굴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멀쩡하게 걸어가던 나는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유나,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현우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가 기타 가방을 내려놓으며 울먹거림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유나는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 "그냥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어. 음악만으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나는 그들이 무슨 일로 다투는지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내 주변에 늘어놓은 말들은 무거운 울림을 남겼다. 천천히 앞으로 한 발 내딛으며 그들에게 사려깊은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인지 말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내 목소리는 둘 사이의 긴장을 낮추려는 의도였다.

유나가 나를 일별하며 말했다, "그냥... 좀 혼란이 와서. 너희도 꿈을 향해 달려가긴 하지만, 정말 꿈을 이루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었어."

그때, 주변 사람들이 우리의 대화를 듣고 싶지 않다는 듯 멀리 떨어져 피했다. 이 어색한 침묵이 모든 것을 가려주길 바랐다.

나는 잠시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 꿈을 믿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야. 그렇지만 그 믿음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아니겠어?"

유나는 침묵했다. 소희는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거리며 옆에 섰다. 이 순간, 우리 넷은 마치 서로를 보호하려는 듯 자연스러움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문 너머의 그림자가 잔잔한 조명을 가로지르며 다가왔다. 그건 다시, 마리였다. 그녀의 등장은 항상 강한 기운을 몰고 오는 듯했다.

"아직 여기에 있었구나." 마리는 곁에서 대화를 듣고 있었던 듯 다가와 말을 건넸다. "꿈에 대한 논쟁이라니, 드림 송도 없이 참 감성적이네."

현우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의 표정은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난 뭐, 그 드림 송이라는 것도 믿는 척했지. 그냥 재미삼아." 그녀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내 방식대로 꿈을 이뤄보고 싶은 걸."

예전보다 그녀의 눈빛이 달랐다. 마리의 말은 혼란을 자아냈지만, 그 혼란은 꼭 부정적인 것만큼은 아닌 기색이었다. 내겐 그녀가 말하는 '자신의 방식'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수수께끼였다.

소희는 잠시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응시했다. "우리 방식도 틀리지 않아, 맞지 않나?"

마리는 코웃음을 치며 한 걸음 걸어 나왔다. "좋아해, 그런 자신감. 하지만 난 나만의 길을 가겠어."

그녀는 그 말을 마치고는 핀잔주듯 상냥하게 미소를 짓고 다른 방향으로 사라졌다. 그녀가 떠난 자리에 묘한 공기가 남아 있었다.

마리의 음성이 사라짐과 동시에 주변의 소음들이 다시금 음율을 찾았다. 그 순간 목을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들며,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느림은 단기간에 결심하기엔 너무 많은 여운을 남겨주었다.

그리고 그 순간, 웬 손짓이 보였다. 나는 앞을 바라보며 그 손짓이 무엇인지 이해하려 했다. 그러나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눈치채기 전까지는 그녀와의 차원 교감이 분명히 존재했다.

'이 밤의 끝에 어떤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두움 속에서 우리 사이에 떠오른 질문. 그것이 오늘 내게 남긴 가장 큰 고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