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피소드는 오디오북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선율은 어두운 구석에서 나왔다. 마치 고대의 비밀을 벗겨내듯, 클럽 'Nocturne'의 바닥에서 나는 음이여서, 헤드셋 속의 작은 떨림조차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 떨림 끝에서 나는 조심스럽게 악보를 펼쳤다. 분명 이 곡이 우리의 꿈을 한층 더 끌어올릴 발판이 되리라 믿었다.
현우는 기타 잡은 손끝에서 약간의 전율을 느끼는 듯 고개를 돌렸다. 전면을 바라보았다가 선율의 떨림 속으로 다시 빠져들었다. "이 느낌, 알잖아?" 그는 속삭였다. 가늘고 낮은 그 목소리는 우리 모두의 귀를 기울이게 했다.
소희는 입술을 앙다물고 연습장을 응시했다. 그녀의 눈길이 마치 거울 앞의 자아를 보는 듯 깊게 박혀 있었다. "민재," 그녀의 목소리에 단단함이 함께했다. "이 곡,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
그녀의 물음에 망설이다가, 나는 피아노 건반을 살짝 눌렀다. 마치 알아채지 못한 오래된 기밀을 녹여내고 있는 듯했다. 감춰진 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
"무대를 장악해야 해," 현우가 말했다. 고개를 들어 우리를 쳐다보는 모습은 한 편의 영화의 단골 영웅 같았다. "문제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라는 거지."
마리는 앞자리에서 손을 포개며 앉아 있었고, 감춰진 웃음기 속에서 그녀만의 여유를 자아냈다. "함께 노래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어. 우리 보컬은 역시 유나야."
그 순간, 유나가 무대 전면으로 걸어왔다. 그녀의 모습은 순간적으로 전신에 불을 질렀다. 존재감, 그것이 진정한 힘이었다.
"언제든 시작할 수 있어." 유나의 발음은 섬세하게 깎여진 진주의 광택처럼 부드럽게 흘러나왔다. 목소리 자체로 천상의 울림을 낳고 있었다.
그러나 곡의 시작과 동시에, 무대 위의 조명이 강렬한 노란빛으로 번졌다. 그 빛은 마치 사방팔방 걷잡을 수 없는 퍼져나가는 늘어린 빛와도 같았다. 우리의 주위에 감돌던 긴장감이 미세한 파동처럼 사라져갔다.
그 순간, 유나의 목소리가 낮은 떨림과 함께 이어졌다. 모든 것이 새로운 감상으로 이어졌고, 그 안의 잔잔한 격렬함은 만질 수도, 불완전한 움직임으로밖에 느낄 수 없었다. 나는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러던 중, 클럽 'Nocturne'의 뒷문으로 낯선 발소리가 들려왔다. 순간적으로 모든 이들이 주시했고, 그걸 느낀 유나의 목소리는 잠시 정지했다. 이토록 불편한 순간은 처음이었다. 어쩌면 다시는 닥쳐오지 않을 이들의 도전처럼.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사람, 그들이며-"
그 순간 그녀의 말은 끊기고 말았다. 전면의 무대 조명이 순간적으로 깜빡였다. 마치 그 빛의 잔향이 숨을 쉬듯이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가 그녀의 곁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다만 그 이는 우리와 대면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는 걸 아주 설득력 있게 증명하고 있었다. 그 동시성은 우리를 명확하게 의식하게 만들었다. 당신의 진실 앞에 서게 될 것이라고, 그 종지부에서.
돌연 회전문이 닫히며, 강렬한 주의를 요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왕관의 정점에서 우릴 시험하듯 상황이 엉켜 있었지만, 무언가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무대 위의 그 남자가 속삭였다. "너희가 정말 준비되었나 보자." 그의 음성은 차가운 경고성을 띄고, 기묘하게도 익숙한 그림자를 떨쳐냈다. 환상과 현실 사이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었다.
갑자기 모든 것이 정착되기 전에, 또 한 번의 진동이 바닥을 흔들며 우릴 상기시키려 했지만, 그 드문 순간의 강한 변호가 더 이상 그럴 수 없음을 상기케 했다. 상황은 누군가를 의식하게 하는 긴장 속으로 밀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날지, 아니면 그저 새로이 그려지는 그림을 보여줄 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저쪽 어딘가에서 다시금 무대가 열리기 전까지, 이야기는 멎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여전히 그걸 준비해야 했다.
대체 이 모든 것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제 앞으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어떻게 예측될 것인지, 그것만은 감출 수 없게 되었다.
어둠 속의 무대가 전면에 나타나는 순간, 그것과 맞서야 할 시간이 왔다. 그리고 그 끝이 우리를 어디로 인도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또한 그 순간, 우리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마지막 퍼즐 조각을 차지하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겪고 있는 현실의 끝자락에서, 이제 우리 앞에 죽은 듯 조용해진 불협화음을 품은 새로운 기다림의 시간이 닥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