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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드론의 빛이 내 눈동자를 태우며, 골목 끝에서 솟아오른 익숙한 실루엣이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손가락 끝에서 스파크가 튀며, 공기 중의 연소 냄새가 코를 찔렀다—리나의 패드가, 그녀의 것이 맞는지 확인할 수 없는 그 기계가, 우리를 가둔 듯한 장벽을 세웠다. 제이의 손이 내 팔을 잡아끌었지만, 그 힘에 섞인 떨림이 내 피부를 통해 스며들었고, 발밑의 젖은 아스팔트가 미끄러지며 균형을 빼앗겼다. 이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지기 직전의 그 경계선에서, 숨소리가 유일한 증거처럼 울렸다.
그림자 속에서 리나가 한 걸음 다가오며, 그녀의 패드가 희미한 빛을 뿌렸다. "에리카, 이 추격은 네 과거의 일부야. 유령이 말하지 않았어? 그 데이터가 프로젝트의 심장인 줄."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의 장난기 어린 톤이 사라지고, 코드와 숫자가 섞인 날카로운 칼날처럼 쏟아졌다—기발한 아이디어가 무기로 변한 듯, 단어가 빠르고 정확하게 공기를 가르고 있었다. 제이가 장치를 들어 올리며 앞으로 나섰다. "리나, 그만해. 이건 네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야." 그의 말투는 차갑고 단호했지만, 어깨의 미세한 경련이 그 안의 갈등을 드러냈다—목소리가 살짝 갈라지며, 숨결이 공기를 흔들었다.
마르코의 실루엣이 리나 옆에 합류하며, 무기의 금속 소리가 바닥을 울렸다. "개입? 유령, 네가 도망친 그날부터 모든 게 엉킨 거야. 에리카, 네가 그 열쇠를 쥐고 있단 걸, 이제 끝내자." 그의 어조는 감정 없는, 최소한의 단어로 구성된 듯했지만, 코트 자락이 스치는 바람이 그의 긴장된 기운을 전해왔다—오래된 상처가 숨겨진 듯, 목소리가 공기를 얼렸다. 나는 제이의 등을 밀며 속삭였다. "제이, 이게 다 뭐야? 리나가 왜 네 편에 서 있었어? 네 과거가 나를 끌어들이는 이유를 말해."
"에리카, 이건..." 제이의 대답이 끊기며, 그의 손가락이 장치를 더 세게 쥐었다. 관자놀이에 핏줄이 솟아오르며, 그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미라지가 벽 뒤에서 패드를 조작하며 중얼거렸다. "신호가 미치도록 복잡해. 리나의 주파수가 유령의 과거랑 겹쳐. 이 패턴, 계획이었어? 왜 숨겼어?" 그녀의 말은 짧고 기술적으로, 숫자와 코드가 섞인 문장처럼 쏟아지며, 숨결에 스며든 불신이 단어를 더 무겁게 만들었다.
우리는 골목을 벗어, 근처의 폐허된 건물로 달려들었다. 문을 밀며 안으로 숨어들자, 안쪽의 축축한 공기가 폐를 채웠고, 바닥에 쌓인 파편들이 발소리를 삼키는 듯한 소리를 냈다. 먼지와 녹슨 금속의 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차가운 벽이 등을 통해 진동을 전했다. 이곳에서, 제이의 호흡이 내 귓가에 가까워지며 공간을 압박했다.
제이가 벽에 기대 호흡을 가다듬었고,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리나와 마르코, 그들은 프로젝트 네온의 초기 멤버야. 기억 조작을 넘어, 서브넷을 통해 도시를 통제하려 했어. 나는 그 안에 있었지만, 네가 실험의 중심이었단 걸 알게 된 후..." 그의 목소리가 낮아지며, 손이 내 팔을 스쳤다—그 온기가 피부를 데우지만, 동시에 낯선 차가움을 전했다. 나는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중심? 그럼 네가 나를 이용한 거야? 이 데이터가 내 기억을 담고 있단 말이야?"
"이용한 게 아니야." 제이의 대답이 부드럽게 흘러나왔지만, 그의 눈빛이 피하는 듯 흔들리며, 턱선이 굳어졌다. "나는 네를 보호하려 했어. 프로젝트가 무너지면서, 리나와 마르코가 나를 배신자로 만들었지. 그들은 서브넷을 장악하기 위해 네 데이터를 원해." 미라지가 패드를 내려놓고 끼어들었다. "보호? 유령, 이 신호 패턴을 봐. 네 과거가 리나의 해킹과 맞물려 있어. 왜 이제야 털어놓는 거야? 에리카, 이게 다 네 진실의 일부일 텐데." 그녀의 어조는 똑똑한 아이디어가 넘치듯 재빨랐지만, 거친 숨결이 섞여 불만을 드러냈다.
바깥에서 리나의 목소리가 울렸다. "유령, 네가 훔친 데이터가 도시를 바꿀 수 있어. 에리카, 네 기억이 그 열쇠야. 왜 그걸 지키려 해?" 그녀의 말은 빠르고, 기술 용어가 가득한 문장처럼 쏟아지며, 공기 중의 냉기를 더 날카롭게 만들었다. 마르코가 덧붙였다. "열쇠가 끝이 아니야. 유령, 네가 숨긴 게 더 있어. 프로젝트의 주인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어가 하나하나 베듯 날카로웠다.
문이 삐걱거리며 흔들리는 소리가 들리자, 우리는 재빨치게 후퇴했다. 건물 안쪽으로 이동하며, 어두운 복도를 따라 달렸다. 발밑의 부서진 유리 조각들이 미끄러지며 소리를 내고, 그 진동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제이의 손이 내 손을 잡아당겼고, 그 마찰이 따뜻한 열기를 전했지만, 그의 떨림이 더 큰 불안을 불러일으켰다.
"에리카, 이 진실을 받아들여. 네 과거가 프로젝트의 핵심이야." 제이의 속삭임이 공기를 가르며, 그의 호흡이 가빠졌다. "하지만 나는..." 그는 멈췄고, 그의 몸이 순간 굳었다. 나는 그를 밀치며 소리쳤다. "네가 뭐? 나를 속인 거야? 이 모든 게 네 계획의 일부였어?" 내 심장이 요동치며, 손끝의 땀이 흘렀다—USB의 무게가 팔을 짓누르는 듯했다.
바깥에서 드론의 기계음이 커지며, 리나의 패드가 빛을 뿌리는 소리가 복도를 채웠다. "유령, 이제 끝이야. 에리카의 기억을 되찾게 해줄게. 그게 프로젝트의 진짜 목적이니까." 리나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며, 공기 중의 연소 냄새가 더 강해졌다. 마르코가 외쳤다. "진짜 목적? 유령, 네가 그 주인과 거래한 걸 잊었나. 이제 그 비밀이 드러날 테야."
우리는 건물을 빠져나와, 거리로 쏟아졌다. 네온사인이 거리를 물들이며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고, 발소리가 우리를 쫓아오는 소리가 등을 때렸다. 제이가 앞서 가며 장치를 들고 소리쳤다. "이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 그의 목소리는 카리스마 넘쳤지만, 숨결에 피로가 스며들었다. 미라지가 우리 뒤를 지키며 패드를 확인했다. "신호가 강해지고 있어. 리나와 마르코가 합세했어. 유령, 이게 네 그림자의 끝인가?"
그림자들이 다가오며, 리나의 목소리가 울렸다. "에리카, 네 진짜 기억이 이 데이터에 있어. 유령이 숨긴 그 부분—프로젝트의 주인이 너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마르코가 무기를 조정하며 덧붙였다. "주인이 나타날 테야. 네가 그 일부였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공기 중의 긴장감이 절정에 달하며, 제이의 몸이 굳었고, 그의 손이 내 팔을 잡았지만 떨림이 더 커졌다.
그 순간, 거리 끝에서 새로운 실루엣이 나타났다—낯익은 윤곽이 네온사인 아래 드러나며, 그 목소리가 울렸다. "유령, 오랜만이야. 에리카, 네 과거를 되찾을 시간이야." 그 소리가 내 가슴을 휘감았고, 손끝이 얼어붙었다. 제이의 눈빛이 흔들리며, 그의 호흡이 끊겼다. 대체 그 목소리가 누구지? 그리고 이 그림자가 우리를 삼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