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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주어진 운명 속에서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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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레온의 거친 목소리가 귓전을 찢었다.

우리는 그 즉시 멈춰섰다. 코끝을 스치는 차디찬 안개가 새롭게 펼쳐진 길목을 감싸고 있었다. 오로지 눈앞에 드리워진 불빛만이 우리를 일렬로 인도하고 있었다. 그곳은 더 이상 단순한 동굴이 아니었다. 새로운 영역, 그 미로의 중심지로 이어지는 문턱이었다.

"자, 우리 한번 더 해보자고." 카일의 단단한 목소리가 울렸다. 마치 자신의 긴장을 이기려는 듯, 그는 주먹을 비벼댔다. 차가운 손바닥을 쥐어짜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신시아는 조용히 머리를 끄덕였다. 손끝에서 검은빛이 번쩍이며 주위를 비추자 시작된 이환경은 전율의 연속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그 어두움 속으로 더욱 깊이 침잠하고 있었다.

선두에 나선 레온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단단한 시선은 앞을 향해 고정되었고, 그 자신감은 단호히 발걸음을 내딛게 만들었다. 그의 푸른 눈동자에 담긴 각오가 주위를 밝히듯 투영되고 있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야겠어." 아리아가 낮게 속삭였다. 그녀는 함께 움직이며 나타난 무수한 벽화와 파편을 세심히 살폈다. 갑자기 뭔가를 이해한 듯 두 눈이 반짝였다. "봐, 이건 마법진의 설계도야. 이걸 가지고 무언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녀의 목소리는 깊은 왜곡 안에서 메아리를 쳤다. 신시아는 고개를 들어 벽을 응시했다. "중세 마법의 흔적으로 보이는데... 이것저것 시간을 거치는 동안 잊혀지지 않은 것들이군."

그 순간, 돌연한 진동이 주위를 휘감았다. 벽이 서서히 틈을 벌리며 소름 끼치는 음향을 내뿜었다. 우리 발 밑의 대리석도 떨려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움직이니 뭔가 반응을 시작했어." 레온의 중얼거림이 불안 속에서 새어나왔다. 그러나 그의 결의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분명 그는 그 속에서 역설적인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멈출 수 없어. 이 길로 이어진다는 건 무엇보다도 중요해." 신시아가 예리한 목소리로 칼날같이 대꾸했다. "우린 그저 겁낼 필요 없어요."

그녀의 결단력에 이끌리듯, 우리는 틈새로 진입했다. 그 곳에는 복잡하게 얽힌 마법의 기운이 꿈틀대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생명체가 다시 살아난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때, 불현듯 천장 위에서 커다란 암석이 떨어졌다. 무의미하게 부르르거리며 앞으로 나가던 발걸음이 얼어붙었다. 아리아는 금속성이 엉겨 있는 피리 소리를 내며 비상을 켰다.

"위험하다!" 그녀의 목소리가 조언처럼 내리꽂혔다.

카일은 자신을 채찍질하듯 일그러진 손을 휘저으며 이끌었다. "이 지옥 같은 덴 아예 없었어도 좋았을 텐데."

이내 떠오르는 불길한 예감은 피할 수 없는 결정적 상황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뭔가 몹시 불길한 것이 곧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음울한 기운이 공기 중에 스며들었다. 마치 둔탁한 심연 속에 갇혀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때 새로운 석상이 어둠 속에서 비웃기라도 하듯 우리를 맞이했다.

"보세요, 이건 또 뭐지?"

레온이 방향을 잡고 몸을 돌렸다. 그는 함께 움직임을 제의하며 나머지 뒤편을 가리켰다. 미묘하게 울리는 소음은 아직도 역동적이었다.

"이건... 생명을 잃어버린 자들의 유령 소리가 아닐까?" 신시아의 입술이 떨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생생하게 현실을 일깨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더운 기운이 느꼈다. 아지랑이처럼 펼쳐지는 안개 사이, 우리를 기다린 것은 고대 마법사의 형상이었다. 그의 눈빛은 전혀 자동적이지 않고, 우리를 삼킬듯한 도전적인 의미로 가득 차 있었다.

"누구냐? 왜 여기 온 거지?" 거친 목소리가 벽에서 흘러나왔다. 이는 도저히 살아있는 것의 것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 잃어버린 자들의 외침 같았다. 그 소리는 나의 심장을 두드리며 무서운 압박을 일으켰다.

"여긴 당신 같은 사람에게 다시 속지 않을 거야." 레온도 긴장한 눈치 없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에 근력이 가득 차 있었다.

"어둠은 결코 너희를 버리지 않을 테니, 아까와 다르게 신중히." 그 이상의 말을 멈춘 고대 마법사가 뒤돌았다. 그의 몸이 서서히 사라진다는 것이 불길했다. 그것은 우리가 앞으로 맞이할 인연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내 벽이 무너지며 그곳에서 나왔더라면 향췄을 폭풍도 닥쳤을 것이다. 오히려 실체 없는 혼란이 더 맹렬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그 속에 갇힌 작은 무리였을 뿐이었다. 바람이 그대로 우리의 뒤에서 불어오고 있었다.

그 순간, 피리 소리가 우리를 다시 끌어올렸다. 마치 세상을 향해 외치는 경고의 소리처럼.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자비로운 손길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어둠에 휩싸인 이위기에 레온은 이 세계의 법칙을 다시 깨닫고 있었다.

"도망쳤냐?" 모든 것을 에버노슬의 지혜로 이해한 것 같은 신시아가 물었다.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아."

그녀의 목소리엔 두려움이 깃들여 있었다. 고요하게 양발을 움직이며 귓속마저도 두근거리게 했다. 우리 앞에 서서히 비명을 지르고 있는 피리 소리는 늘어졌다가, 또 다른 도전을 맞이할 준비를 받고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멈추기보다는 더 나아가게 되었다.

"저 안에 들어가야 해." 레온이 손가락으로 이끈 통로 속으로 다함께 빠져나갔다. "뒤로 돌아갈 순 없어. 이미 게임은 시작됐으니까."

분주히 우물쭈물하지 않았던 그 색깔은 오로지 무게와 동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우리가 바라는 상대자의 목적이 정교하게 맞추어진 섀도의 면 속에서 번득였다.

이제 내가 이끄는 대로 마지막 도전에 걸린 것이다. 불구덩이에 발을 들이민 채 다가오는 그림자들 속에서 살아남은 격정이 있었다. 끝을 모르고 향하는 탐험의 끝은 아직 모호하게 남아 있었다.

마주치는 수많은 새로운 길, 그리고 눈앞의 위협은 거대한 묘한 걸음마저도 준비된 담력 속에서 나타났다. 정적을 깨는 소리 앞에 섰다.

"이곳에서 시작할 준비해!"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을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우리는 뻗어갔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이야말로 모두가 깨달아야 할 새로운 가능성이었으리라.

우리는 알 수 없는 운명 속에서 그 전쟁을 함께 헤쳐 나갈 것이다. 단 하나의 목소리에 응답한 마지막 순간의 끝이 그렇게 비틀려 끊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