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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금지된 사랑, 복수의 그늘
제23화

은폐된 잔영, 피의 서약

빗줄기가 공장 지붕을 두드리며 금속을 울릴 때, 소희의 손이 민재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녀의 손가락 관절이 하얗게 부서질 듯 경직됐고, 담배 연기가 코를 찌르며 눈물이 핑 돌았다.

"다혜가 배신자라고? 그럼 네가 왜 여기서 웃고 있어? 그 파일, 네가 조작한 거 다 알아."

소희의 목소리가 낮게 깔리며, 그녀의 무릎이 콘크리트 바닥에 닿는 소리가 작은 진동으로 퍼졌다. 민재는 웃음을 머금은 채 그녀의 손목을 가볍게 밀쳤다. 그의 손가락이 소희의 피부에 닿는 순간, 차가운 금속 냄새가 공기를 가득 메웠다.

"웃지? 소희, 너는 아직도 모르나 보네. 그날 밤, 네 아버지가 지민의 회사를 무너뜨리려 했던 진짜 이유가 뭔지."

민재가 휴대폰 화면을 돌려 비췄다. 화면 속 문서 제목이 '최종 증언'으로 번쩍였고, 소희의 심장이 제멋대로 뛰며 숨이 막혔다. 지민이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고, 그의 체온이 등에 스며들며 소름이 돋았다.

지민의 목소리가 낮고 단단했다. "민재, 그만해. 그건 소희가 알면 안 되는 부분이야."

"지금 와서 숨기면 뭐 해? 이미 다혜가 입을 열었잖아." 민재가 어깨를 으쓱하며 한 걸음 물러섰다. 그의 발소리가 바닥을 긁으며 울렸다.

소희는 몸을 돌려 지민을 마주했다. 그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고, 관자놀이 핏줄이 꿈틀거렸다. 그녀의 손이 그의 셔츠 깃을 붙잡았다. 천이 뜨겁게 달아올랐고, 빗소리가 창문을 두드리는 리듬과 맞물려 방 안 공기가 무거워졌다.

"지민, 솔직히 말해. 네가 내 가족을 노린 게 복수가 아니라… 다른 이유였어?"

지민의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가 닫혔다. 그의 손이 소희의 뺨을 스치며 미세한 떨림을 전했다.

"너를 지키기 위해서였어. 하지만 그게… 네 아버지가 내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모든 게 꼬였어."

대화가 멈추는 순간, 문이 삐걱이며 열리며 다혜가 들어섰다. 그녀의 손에 쥔 우산이 바닥에 떨어지며 물이 튀었다. 다혜의 눈이 소희를 피하지 못하고 흔들렸다.

"소희야, 지민이 말한 대로야. 네 아버지가… 우리 가족까지 끌어들였어. 그날 밤, 내가 목격한 건 지민이 아니라 네 아버지의 명령이었어."

소희의 발이 저절로 뒤로 물러났다. 그녀의 등에 지민의 가슴이 닿았고, 두 사람의 호흡이 뒤섞이며 뜨거운 공기가 피부를 간질였다. 다혜가 소파에 주저앉으며 손을 떨었다.

"하지만 민재가 그걸 이용해 우리 모두를 갈라놓으려 했어. 지민의 복수는 처음부터 너를 위한 거였는데… 내가 너무 늦게 말했어."

민재가 웃음을 터뜨리며 휴대폰을 다시 들어 올렸다. 화면 속 새로운 파일이 열리며 사진 한 장이 떠올랐다. 소희의 아버지와 민재가 악수하는 장면이었다. 사진 속 빛이 방 안을 붉게 물들였다.

"이제 알겠어? 소희. 네가 생각한 배신은 시작에 불과해. 진짜 끝은… 네가 직접 선택해야 해."

소희의 손이 지민의 손을 붙잡았다. 그의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했고, 그 온기가 그녀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그녀는 민재를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선택? 네가 지금까지 한 짓을 용서할 거라고 생각해? 다혜, 너도 지민도… 결국 나를 도구로 썼잖아."

지민이 그녀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그의 숨결이 목덜미에 닿으며 소희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아니야. 나는… 너를 잃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복수를 멈추려 했는데, 민재가 계속 부추겼어."

민재가 담배를 입에 물며 불을 붙였다. 연기가 천천히 피어오르며 공장을 가득 채웠다.

"지민, 이제 와서 순정파인 척하지 마. 소희, 이 사진이 끝이 아니야. 네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증언이 있어. 그걸 보면 네가 왜 이 모든 일의 중심인지 알게 될 거야."

다혜가 갑자기 일어나 민재의 팔을 붙잡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민재, 그만. 소희가 더 이상 상처받게 하지 마. 이미 충분히…"

"충분히? 다혜, 네가 처음부터 내 편이었으면서 이제 와서?" 민재가 그녀를 밀치며 웃었다.

소희는 그 순간 지민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갈색 눈동자가 그녀를 삼킬 듯 깊었고, 손가락이 그녀의 허리를 더 세게 감쌌다.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민, 진실을 말해. 네가 나를 사랑한 게 복수 때문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

지민의 입술이 소희의 이마에 닿았다. 따뜻한 숨결이 스며들며 그녀의 심장이 요동쳤다.

"증명하고 싶어. 하지만 지금은… 민재가 가진 그 마지막 파일을 봐야 해."

민재가 화면을 돌려 소희에게 내밀었다. 파일 제목이 '소희의 아버지, 최후의 증언'이었다.

"열어봐. 네가 이걸 보고 나면, 우리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알게 될 거야. 그리고… 선택해야 해. 사랑할 건지, 아니면 끝낼 건지."

소희의 손이 화면에 닿는 순간, 공장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울렸다. 문이 벌컥 열리며 낯선 남자가 들어섰다. 그의 손에 들린 서류 가방이 바닥에 떨어지며 서류가 흩어졌다.

"민재, 약속은 여기까지야. 이제 소희 씨에게 진짜 진실을 알려줄 때가 됐군."

민재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소희는 지민의 팔을 붙잡으며 몸을 돌렸다. 새로운 남자의 눈이 그녀를 향해 번뜩였다.

"소희 씨, 저는 당신 아버지의 변호사였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이 모든 복수의 진짜 대상이라는 걸 이제부터 알려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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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 금지된 사랑, 복수의 그늘
1화   금지된 욕망의 첫 키스 2화   숨겨진 전화의 그림자 3화   복수의 시작 4화   복수의 칼날, 사랑의 덫 5화   그림자 속의 속삭임 6화   배신의 속삭임 7화   배신의 연결고리 8화   그림자 속의 진실 9화   베일에 가린 배신 10화   잊힌 추억의 고리 11화   그림자의 속삭임 12화   베일에 가린 동맹 13화   숨겨진 진실의 속삭임 14화   베일에 가린 배신의 그물 15화   배신의 속삭임 16화   배신의 그늘 17화   그림자 속의 속삭임 18화   그림자 속의 배신 19화   욕망의 그늘 속 진실 20화   욕망의 그늘, 진실의 불꽃 21화   배신의 속삭임, 사랑의 덫 22화   고백의 그늘, 복수의 불꽃 23화   은폐된 잔영, 피의 서약 24화   그림자의 유산, 갈라진 맹세 25화   계약의 그림자, 욕망의 심연 26화   총구의 그림자, 갈라진 선택 27화   총성의 메아리, 삼켜진 증언 28화   피의 서약, 삼켜진 입술 29화   거짓의 칼날, 삼켜진 비밀 30화   그림자 속의 칼날, 다시 타오르는 욕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