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유류품 봉투에는 지갑, 낡은 손목시계, 그리고 편지 한 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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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아는 편지를 펼쳤다. 아버지의 필체였다. 반듯하지 않고 떨리는 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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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야. 이걸 읽고 있다면 내가 갔다는 뜻이겠지. 화 많이 났지? 당연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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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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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는 맞아. 변명 안 해. 근데 그 돈으로 뭘 했는지는 알아줬으면 해. 봉투 안에 통장 사본 있어. 확인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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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는 봉투를 뒤졌다. 통장 사본이 있었다. 입금 내역이 가득했다. 수취인 이름이 전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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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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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기 친 사람들한테 돌려줬어. 다 못 갚았지만. 거기 있는 이름들이 내가 갚은 사람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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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는 입금 날짜를 봤다. 칠 년에 걸쳐 있었다. 연아가 아버지를 지운 그 칠 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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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말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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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자격이 없었으니까. 그냥 알아줬으면 했어. 미안하다, 연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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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는 편지를 접었다. 접고, 또 접었다. 칠 년 동안 지워뒀던 감정이 한꺼번에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