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현은 10년 전 미해결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였다.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고, 이제 자서전을 썼다. 제목은 '나는 결백하다'. 형사 한지수는 책을 사기도 싫었지만 직업이었으니 읽었다. 47페이지에서 손이 멈췄다. "그날 밤 비가 왔다." 그날은 맑은 날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공식 수사 기록에만 있었다.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정보였다. 강도현이 그것을 쓸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지수는 형광펜을 들고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건 자서전이 아니었다. 행간에 꼭꼭 눌러 쓴 자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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