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 경매사 윤서하의 일은 단순하다. 죽은 이의 물건을 받아 값을 매기고 원하는 사람에게 넘긴다. 물건마다 사연이 있지만 그게 그녀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창고에서 전원 코드도 없는 1960년대식 진공관 라디오에서 소리가 났다. 직직거리는 잡음 사이로 나이 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건 팔지 마세요. 제 딸이 안에 있어요." 그날 이후 라디오는 매일 밤 소리를 냈고, 목소리는 점점 더 구체적인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유품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그녀의 직업이었다. 이번엔 유품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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