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넘어로 푸른 빛이 깃들어 있었다. 그 빛에 물든 카페 내부는 이런저런 사람들로 붐볐지만, 나의 시선은 특정 인물들에게로만 고정되어 있었다. 그들은 각기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었지만, 그들 간의 무언의 긴장감은 컵 속의 커피처럼 진하게 감돌고 있었다.
처음 눈에 띈 것은 검은 후드 티셔츠로 머리를 감싼 남자였다. 창가 옆 테이블에 앉아 있었고,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운 블루였다. 나는 그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지철, 이 도시의 은밀한 사냥꾼이었다.
"입맛에 맞나요?"
카운터 너머에서 바리스타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와 닮은 눈빛이었지만, 그의 입가에 머무른 미소는 전혀 다른 warmth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유리창 반대편에서 등장을 알리는 방울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들어온 사람은 붉은 스카프로 얼굴의 반을 감싼 여자였다. 그녀의 움직임은 강한 자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아마 누구나 그녀가 위험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녀는 경찰 명단에서 '레스티'라는 별칭으로 기록된 인물이었다.
지철과 레스티, 그들은 서로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심리전이라는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있었다. 아마 둘 다 상대방의 기술을 파악하기 위해 이곳에 나타난 것이리라. 내가 아는 바로는 그들이 직접 대면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그들의 경계심은 이미 군더더기 없었다.
그들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깨는 건 지철의 날카로운 웃음이었다.
"이런 데서 만날 줄이야, 레스티."
그의 목소리가 이어폰 속 플래그마스토리처럼 매끈하게 흘러나왔다. 다른 손님들은 그저 커피잔에 집중했지만, 나는 이 작은 대화 속에 드러난 강렬한 전류를 와 닿을 수 있었다. 레스티의 눈은 태연하게 반응했지만, 그녀의 목소리에 실린 비꼬는 듯한 의문이 섞여 있었다.
"여기서 만난 게 의외인가 봐? 내가 어디에 있을지 궁금했나?"
내게는 그 장면이 차가운 바람 속에 두 고양이가 서로를 빙 둘러보는 모습처럼 느껴졌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기류가 그곳에서 팔랑거렸다.
그러나 그때, 예기치 않은 도발이 터졌다. 카페 맞은 편에서 적막을 꿰뚫는 날카로운 비명이 떨어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 방향을 주시했다. 테이블 옆에 어린 소녀가 조각 케이크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것은 일순간 그들의 대결 모드에 작은 금을 내려다 심는 것과 같았다.
"계속 여기 있을 건가?"라는 레스티의 다급함 속에 잔잔한 의심이 섞여 있었다.
지철은 걸치고 있던 후드를 더 깊이 눌렀다.
"그렇지. 아직 끝나지 않았거든."
하지만 그러던 찰나, 카페 문이 다시 열리고 새로운 그림자가 들어왔다. 이번엔 색다른 분위기가 감돌았다. 오랫동안 보아온 듯하지만 왠지 모르게 현장에 잘 어울리지 않는 그 사람은 왼손에 들어올린 태블릿으로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그것이 발신기라도 되는 양, 모든 이들의 시선을 독점했다.
"여기 있었군요."
차분하지만 알 수 없는 모호함이 감도는 목소리. 그는 이것이 그저 우연이 아님을 알고 있는 듯 싶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상황이 한순간의 촉발로 뒤집힐 수 있음을 경고하는 듯 했다. 그가 들고 있는 태블릿은 필시 그 이상의 것을 숨기고 있을 터.
그들의 눈빛이 교차하면서 나는 예감했다. 이 만남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위기는 코 앞으로 몰려왔고, 그들의 복잡한 심경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누가 진정한 적인지, 누가 아군인지도 모른 채로 이 카페 문 밖의 세상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답은 아마 다음 장에서 밝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