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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킬러의 메시지
제10화

심야의 교차로

차가운 어둠 속에서 김도현은 깊은 숨을 삼켰다. 순간적인 불안감이 아닌, 온몸에 전율함을 느끼게 하는 진동이었다. 그의 시선은 고요한 도로 끝을 응시하며, 추운 바람이 그의 마음속에는 얼어붙은 바다처럼 파고들어 왔다. 그곳 어디서든 무언가, 혹은 누군가가 언젠가 나타날 것이라는 직감이 그를 막아섰다.

길을 따라 저 멀리서 한 줄기 불빛이 불쑥 쏟아지며 음산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도현은 그 빛을 등지고 걸어가는 그림자를 보며 발걸음을 멈췄다. 그 누구도, 심지어 그림자마저도 이 겨울밤의 풍경을 깨지 못할 것만 같았다.

바람이 한껏 스며든 목도리를 다시 조정하며 도현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는 발소리를 들었다. 뒷덜미에서 간헐적으로 각성이 인지됐고, 그 감각은 그의 몸의 한구석 어딘가에 잠재되고 있었다. 익숙한 교차점에서, 이전에 범죄 조직과의 인연이 매듭지어진 그곳에서 뭔가가 다시 돌이췄다는 징조였다.

"김도현 씨."

낯익은, 그러나 조금은 삑사리 치는 목소리에서 그를 부르는 발소리가 멈췄다. 어둠 속에서 나오는 소리에 갑작스럽게 그의 몸이 굳어졌고, 그가 늘 연구했던 단단한 마스크 보다는 그의 입술이 벌어졌다.

"오늘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나?"

김도현은 싸늘한 손끝을 머리에서 강제적으로 도리켜 그 목소리를 향했다. 그의 눈동자가 빛나는 눈의 소유자와 마주칠 때 심장은 한 점 빛 수거하지 못하고 고동쳤다.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으나, 그의 마음 속에서는 다른 길목에서 볼 것을 요구하는 경보음이 울렸고, 그가 선 자리에 이미 벌어진 균열의 시작임을 명확히 인식했다.

한참을 눈치를 보던 도현은, 일종의 그가 바라고 바라던 설정을 받는 것 같은 묘한 감정에 휩싸이며 심호흡을 했다. 그는 아득한 거리에서 다양한 소리의 무의미함이 반향하며, 다시 그 안으로 스며들어오는 것은 붙잡지 않은 채였다.

길게 끌었던 침묵을 깨고 드디어 그 자신의 목소리로 응답했다. "이 모든 게 끝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아. 내가 아니라면 누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의 소리가 떨어졌을 때, 정적은 주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의 상습적인 믿음을 실체화시켰다.

돌아온 대답이 없었다. 오히려 중첩된 분위기는 불길하게 돌변했고, 도현의 초점이 더 깊은 의문으로 빠져들었다. 예리한 눈으로 그를 따라다니던 시선은 그의 말을 기다렸다. 그는 빠르게 파악되지 않는 그들의 내부적 결의를 예상하며 마음의 실마리가 풀려나이지지 않을 것임을 감지했다.

도현의 귀에 멀리서 다시 보이지 않는 발걸음 소리가 피어오르며 다가왔다. 어느 한순간,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퍼즐 조각들은 불확실한 조화에 의해 깊이 묻히고 만다.

그는 또다시 그 유령 같은 관체가 미소를 머금고 있는 듯한 그림자를 보았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순간으로부터 그의 결단력은 의도치 않게 그를 번졌고,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테두리의 그림자 위를 그의 의식이 다시 한 번 가로질렀다.

마침내 그의 머릿속에서는 인위적인 실루엣이 움직였고, 그것은 더욱 은밀하고 사로잡히는 시작점을 예고했다. 어느새 그림자의 흐름은 그의 손 끝에서 빠져나갔고, 단지 그 고요한 밤의 중심으로 서둘러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그의 주머니 속에서 감춘 작은 종이가 느릿하게 그의 손바닥으로 떨어졌다. 도현은 이를 펼치며 낯설지만 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을 발견했다. 얼음이 껴 있는 것 같은 그 머리색을 재빠르게 알게 됐고, 하나하나의 단어는 그의 눈 속에 또다른 참을성 없는 불을 붙였다.

그러나, 도현은 종이의 단어들 속에서 절반의 진실조차 잡아낼 수 없는 또다른 고난의 신호를 발견했다. 그의 발이 방향을 돌린 상태에서, 그는 그 상황이 더 이상 단순한 추측에 머무르기만 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현의 귀에 들려온 또 하나의 이름, 그리고 그 끝없는 여정이 그의 마음속에, 어쩌면 그의 심장을 끊임없이 흔들고 있었다. 신호는 여전했지만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고, 그 얄팍한 종이에 담긴 글자들의 텅 빈 무게감은 더 이상 그를 속일 수 없었다.

그는 다시금 앞을 향해 걸으며 그곳에서 그의 내면의 최후의 준비 작업이 벌어지고 있었다.

염려의 패배는 더 많은 불안을 남기는 것처럼 기대했지만, 도현은 그와는 상관없이 머리 위에 닿는 이 겨울밤의 궤도가 그를 제자리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도록 돕고 있었다.

그럴 때,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와 같은 소리가 그의 귀에 박혔다. 그것은 경로를 잠식하는 날카로운 소리였으며, 가늠할 수 없는 그의 내면의 울림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심장은 연속적인 자연의 규칙과 언젠가는 닿을 수 없던 진실을 향해 달려들었다.

도현은 그곳에서 불가사의한 운명이 그에게 손짓하는 것을 깨달으며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멀리서 그가 바라보는 첫걸음에서, 어둠은 다시금 그에게 인내를 요구했다.

결핍된 모든 것이 그리스 풍경의 새겨진 각인처럼 다시금 자리를 잡으며, 더욱 애석한 결함으로 인한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그와 맞은 전운 속에서, 오직 그의 길은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붙잡을 수 없는 그림자의 표적은 어느새 그의 심장을 조이기 시작했다.

무의미한 반복 속에 얼굴을 찡그리며, 도현은 제 발밑의 길에 새겨진 또 다른 결단을 내려놓아야 했다. 그리고 현실의 불확실성은 그를 위한 마지막 교차로를 드러내는 신호로써 그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고요한 쉼터에서 다시 길을 떠나 하나의 새로운 장면을 준비하고 있었다. 폭발적인 기대가 심화되기 전에, 그는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최후의 승리를 만드는데 무르지 않은 도전을 감수해야 했다.

이 밤, 그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고, 시간은 그를 압박하며 그의 그림자의 뒤로 피어오르고 있었다.

달빛 아래, 마침내 그들이 마주할 괴로움의 끝자락에 도달할 땐, 그 모든 간계들이 그가 서 있는 자리에서 스며들어, 그 머나먼 어둠의 출구를 가리켰다.

도현은 결국 그제서야, 그가 뒤따는 그 모든 흔적들이, 그 모든 보이지 않는 추측이 그토록 불안한 그림자와 함께 적용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고민하던 그 각인된 비밀의 그늘 속에서 결국 그를 기다리게 만든 좌절을 담은 끝자락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 순간에서 오직 단 하나의, 포기가 없는 기다림은 그의 귀에 메아리로 울려퍼질 것을 예고했다.

마침내, 그의 마지막 걸음을 내딛은 그 겨울밤, 어둠은 벽에 부딪히지 않은 채, 다시 그에게 내일의 순간을 열어 줄 수 있을 때까지 은밀하게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 킬러의 메시지
1화   첫 번째 만남 2화   두 번째 선택 3화   어둠 속의 환영 4화   폭풍의 소용돌이 5화   어둠 속의 불청객 6화   프롤로그 6화   수평선 너머의 그림자 7화   복수의 초점 8화   불안의 중첩 9화   숨겨진 그림자 10화   심야의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