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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공부가 사랑을 만든다면
제6화

숨겨진 진실의 균열

순간적인 바람이 교실 창문을 흔들자, 수현은 그곳에 얼어붙은 듯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바람 소리가 자꾸 귀에 맴돌아 수학 문제에서 집중을 뺏겼다. 책상 위에 펼쳐진 수학 모의고사는 쏟아질 듯한 비구름 아래, 낙수로 점철된 수수께끼들처럼 보였다.

"이런 날씨에 공부라니, 인정하기 어렵네."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수현은 고개를 돌렸다. 연주였다. 그녀의 미소는 교실 바깥 회색 하늘과 대조적으로 따뜻했다. 그녀는 그의 한편으로 다가와 앉아, 거품 앞치마에 덧댄 붓자국을 무심코 손으로 만졌다.

"수현, 조금 쉬는 건 어때? 기분 전환이 필요한 것 같아."

수현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 속은, 각각의 숫자가 새로운 문제를 예고하는 듯 뒤죽박죽이었다. 그는 그 순간, 그녀의 손끝에서 갑작스레 다가온 수많은 감정에 멍해졌다. 연주의 말은 타당했다, 그가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바로 '여유'였다.

"알겠어. 사실 너랑 같이 있을 땐, 머릿속이 맑아지는 것 같아."

연주는 그 말을 듣고 발갛게 웃었다. 그녀의 시선은 천천히 실내의 나무 벽을 따라 굽이쳤다. "우리, 잠깐 교실 밖으로 나가서 산책할까?"

연주와 수현은 교실을 나섰다. 그들의 발걸음에 따라 복도의 바닥은 가벼운 탭을 낳았다. 그들의 길은 이내 교문을 지나 작은 공원을 향했다. 공원의 길다란 산책길 끝엔 얇은 나뭇가지에 방울방울 매달린 듯한 바람소리가 풍경을 장식하고 있었다.

"비오는 날인데도 여전히 예뻐 보이는 건, 이런 것도 예술의 일부일까?"

연주는 길을 걸으며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이를 바라보았다. 옆길의 벤치에 잠시 앉은 그녀의 눈이 내려다 보는 모습에, 수현의 마음은 잠시 그녀의 눈동자 속 헤엄을 쳤다. 그녀와 함께 있는 이 순간들이 마치 완전한 그림처럼 느껴졌다.

"연주, 너와 걷는 시간만큼이나 이 꿈이 나를 불안하게 해."

그녀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우리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일이라면, 어느 꿈도 잡을 수 있어."

그러나 그때, 수현의 가슴속은 거대한 무언가와 부딪히는 괴로움에 잠겼다. 그 순간, 그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화면 속에는 민재의 이름이 떠 있었다. 무슨 일일까하는 불안함이 소용돌이치듯 그의 머릿속을 점령했다.

"긴급한 일이야, 민재한테 전화해봐."

그의 지시에 따라 수현은 전화를 받았다. 민재의 목소리는 숨가쁘게 쏟아졌다. "수현, 큰일이야. 방금 학교에서 회의가 있었는데, 전시회 일정이 바뀌었어. 그리고 한 가지 더... 연주 같은 사람은 참가 못 한대."

수현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그의 마음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이건 순전히 그녀에게 미술 전시회에서 손을 떼라는 말이었다. 불공평한 상황이 그들 앞에 놓인 아침처럼 드리워졌다.

"왜 그런 건데?" 수현의 말투는 곧게 팽팽히 당겨진 활줄 같았다.

"그걸 말하기엔 복잡해. 나중에 자세하게 말할게. 하지만 지금 당장 해야 할 건,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생각하는 거야."

전화를 마치며 수현은 연주를 마주 보았다. 그녀의 놀라움은 반항기 어린 맑은 눈에 차 있었다. 무언의 이해가 둘 사이를 지나갔다.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를 고민하며, 그들의 의지는 더욱 강하게 엮어질 것이다.

단순히 표정으로서가 아닌, 더욱 중요한 무언가를 다가서게 하는 이 느낌에 수현은 조용히 가라앉았다. 그 순간,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함께했던 순간들이, 마치 가려진 시간이 곧 깨어나는 것처럼 기대되는 새로운 기회를 약속하는 느낌이 들었다.

기회는 그저 길을 만들 뿐이었다. 어떤 방향이든, 그 길 위에서 갈등의 씨앗은 다시 자라나기 마련이었다. 이제 그들은 함께 떠날 준비가 되어야만 했다. 수현의 목소리로 다시 한번 그 희망의 씨앗은 눈을 떴다.

다음 길이 어떤 시작을 의미하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확신했다.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 갈등의 한가운데서, 그의 마음은 새로운 이야기의 초석을 다져가고 있었다.

공원의 초입에서 비로소 새로운 결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걸 체념하지 않고 맞서야 할 시간이었다. 그들이 어떤 도약을 준비 중이었는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그러나 그들은 그 길에서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수많은 가능성이 함께 회오리치는 곳으로.

📚 공부가 사랑을 만든다면
1화   날개의 시작 2화   출발점에 선 두 사람 3화   폭풍을 예고하는 새로운 발견 4화   새로운 교차로에서의 선택 5화   숨겨진 갈림길의 선택 6화   숨겨진 진실의 균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