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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2화
사라진 기억의 해안
제12화

바닷속의 유령

애초부터 바람은 그 누구의 편도 아니었다. 오히려 파장을 일으키며 풍령처럼 두 사람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해안 근처에선 거센 물살이 흘러넘쳤고, 그들은 코끝에 낯익은 꽃 향기와도 같은 무언가를 맡았다. 그 속에서 소연은 눈을 크게 뜨며 소름 끼치는 감각에 사로잡혔다.

“들어보세요, 무언가 속삭이고 있어요.” 그녀는 민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늘어선 파도가 압도해오는 듯한 존재감이 그녀의 귀를 후볐다. 듣고도 믿기 힘든 치밀한 울림이 멀리서 다가오는 것이다.

민재는 소연의 옆에 서서 눈을 가늘게 뜨며 바람의 속삭임을 포착하려 애썼다. 그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건... 이상해. 저 먼 곳에 뭔가 더 있어.” 그의 목소리에서 맥박이 느껴졌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본능적 직감을 건드렸다.

그들은 곧 이어 나오는 목소리의 근원을 찾으려 하며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 순간 그림자 같은 실루엣이 바닷물 안에서 미끄러지듯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해일처럼 밤의 장막에 그들로부터 다가오는 듯 했다.

“조심해! 그쪽에 있어!” 소연이 우려와 기대 사이에서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외쳤다. 그녀의 심장이 손끝에서 뛰는 듯 했다.

민재도 곧바로 긴장감에 휩싸여 손을 벌렸다. 바람에 실려온 얼굴은 예기치 않은 충격 그 자체였다. 낯익은 얼굴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그가 알던 그것과 전혀 달랐다. 너무나 차갑고 단단해서 모든 것이 감춰진 것처럼 보였다.

“여기가 어디냐고 묻지는 않겠어. 그저...” 그 인물이 무겁고 더듬잖은 목소리로 말을 걸고 있었다. “우리는 반드시 서로 만나야 했어. 지금부터 우리가 할 일은 그에 달려 있지.”

소연은 자동차 속에서 풀린 안전벨트처럼 느껴졌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매달리듯 그의 입을 지켜보았다. “누군지... 묻고 싶지도 않아요.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답을 줄 수 있나요?”

그 순간 민재의 시선 중간에 섰던 그림자는 저 거친 바다 위로 피어나듯이 다가왔다. 그의 음성은 그들의 마음속에 몹시도 깊은 지저귀는 새처럼 파고들었다.

"답은 너희 안에 있다.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오직 너희 손목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얼마나 강한 탐사자가 될지는 모른다." 그의 말은 바다처럼 깊고 흐름은 쉴 새 없이 흘러넘쳤다.

그때, 갑작스런 파도가 그들 앞으로 몰려오며 그들의 발밑을 쓸어냈다. 그들은 저 멀리 불빛이 발광하는 것을 멀리서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안에는 또다른 무언가가 숨겨져 있었다.

"우린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죠?" 소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불길한 기운을 느껴 물었다.

"다시는 너희가 헤매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그가 다가가며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준비하듯 속삭였다. 그와 더불어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이 마구 뒤흔들렸다.

그 순간, 저 멀리에서 불빛이 매섭게 깜박이는 것이 보였다. 너무 가까워서, 너무 먼 그곳에서 새로운 도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음을 예고했다.

민재와 소연이 부표처럼 마주본 취약한 파장 속에서는 감춰진 실마리가 흘러넘쳤다. 무엇보다도 그들 속에 흐려진 많은 것이 있었다.

바람은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을 흔들어 놓았다. 가려운 것처럼 손끝에 닿은 바람 속에서 그들이 풀어야 할, 그들이 풀어내야 할 퍼즐은 더욱 복잡해졌다.

그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그 파도 같은 진실이 그 파문 안에 숨겨져 있는 동안, 주위를 맴돌던 그 그림자와도 같은 존재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 순간, 더 큰 사건은 앞으로 다가오는 물결 속으로 암시하면서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 후 바람은 다시 한번 그들의 날카로운 감각을 자극했다.

그렇게 떠올랐던 그 충격적인 장면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결국 그들의 발걸음은 앞으로 또 다른 참혹한 진실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앞에 놓인 길이 더 이상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깊이 마음 속 깊이 새기며 첫걸음을 내디뎠다. 예상치 못한 새로운 충격의 불길 속으로 말이다.

그것은 미처 밝히지 못한 마침내 더 큰 이야기를 불러올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들 속에서 울리는 심장의 박동은 바닷물과 함께 빠르게 흘러내렸다. 산들바람이 그들의 결핍된 감정을 감출 방법을 모른 채로 전했다.

이제 그들이 마주해야 할 모든 것이 그 앞에 놓여 있었다. 남은 건 그저 자기 자신과의 화해뿐이었다. 그리고 그 화해의 여정이 새롭게 엉키기 시작하며 시작점에 다가가는 순간이었다.

그 길의 끝에서 그들은 예견치 못한 충격적인 끄덕임에 대비하며 단단히 준비해나가고 있었다.

그러한 존재는 더욱 닥쳐오는 위협적인 길에서 그들을 환영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 그들은 그 빙글빙글한 바람의 한 가운데에서 다가오는 그림자를 피하며 한 발자국씩 다가가려고 한다.

📚 사라진 기억의 해안
1화   모래 속에 묻힌 비밀 2화   그림자의 정체 3화   해변의 심연 4화   모래 위의 불안 5화   그림자의 속삭임 6화   어둠의 바다를 가로지르는 조각들 7화   안내자의 초대 8화   비밀의 파편 9화   비바람 속의 유언 10화   기억의 망령 속으로 11화   검은 바다가 감춘 비밀 12화   바닷속의 유령 13화   파도 속의 속삭임 14화   파도에 잠긴 비밀 15화   흑막의 등장 16화   파도의 그림자 17화   검은 수면의 균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