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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아포칼립스 편의점
제23화

그림자 속에 감춰진 기억

잔뜩 찢어진 바람막이를 통과한 한 줄기 빛이 마치 방아쇠 당기듯 이들의 이성을 깨웠다. 이준호는 본능적으로 주먹을 쥔다. 바닥에 흩어진 자재들이 그의 발에 얽혀 잠시 중심을 잃는다. "어서! 일어서는 거야." 김하나의 외침이 그를 향해 급박하게 날아왔다. 그녀의 목소리는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촉을 세운다. 이준호는 이를 악물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거친 감촉이 살아있다는 걸 재확인시켜주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시선을 맞추며 음소거된 여백 속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저기 앞에 뭐가 있는 것 같아." 박철수가 말을 꺼낸다. 그의 눈에는 경계심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마치 지겨운 후유증처럼 공간을 누비던 기계적인 소리가 그들의 귀밑살을 간질였다.

"절로는 가지 않을 거야." 이준호의 목소리에 강한 결의가 묻어난다. 그러나 깊은 곳에서 어떤 피로가 그들의 무게를 짓누르고 있었다. 김하나는 그를 응시하며 담담하게 중얼거렸다. "우린 여기 지레질까지 온 거야. 더는 멈출 수 없어."

박철수는 몸을 한껏 낮추고 앞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살폈다. "다른 길이 있는 건가?" 그의 물음은 그저 이들이 퍼즐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와줄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이준호는 응답 대신 나지막하게 벽을 두들겼다. 그러자 묵직한 울림이 공간 속으로 퍼져나갔다.

그때였다, 이선희의 손끝에 찬 공기가 스치며 불길한 이질감을 심었다. "이 적막에서 내가 원하는 건 진실의 시원." 그녀는 벽에 귀를 기울이며 고요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조용한 순간 속에서 무심한 초대가 그들 앞에 열렸다.

갑작스럽게 벽의 한 조각이 무너져 내렸다. 그 틈 사이로 묻힌 진실의 흔적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서자, 과거의 잔해가 그들을 시험하듯 드러나는 듯했다.

"이걸 보게!" 박철수가 외쳤다. 흥미와 두려움이 뒤섞인 눈빛으로 그의 입에서 말들이 튀어나왔다. 작은 조각들 사이로 빛나는 빛줄기가 이어지며, 저 너머로의 길을 인도하려는 듯 했다.

주변의 어둠은 불안함을 감추고 그들의 등 뒤에서 달려들었다. 그 순간, 이준호의 옆에서 스스로 균형을 잃고 비틀린 김하나가 그의 어깨에 손을 뻗었다. "무엇이든 필요해. 그게 설사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것이라도."

그들 앞에 놓인 것은 또다른 복잡한 미로였다. 하나하나의 눈은 서로에게 가는 길을 연명하듯 묵묵히 응시하고 있었다. 박철수의 입술이 발간 어둠 속에서 움직였다.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어. 여기서 모든 걸 끝내는 것일지도."

이 순간, 이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던 여러 감정들이 꿈틀댔다. 그곳에 서있는 것은 그저 파이프와 철근으로 덮여있는 잔재물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누군가가 숨겨왔던, 어쩌면 잊혀진 자신들의 반란이었다.

그럴 때마다, 박철수는 주저 없이 돌을 딛고 그들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결심을 다져간다. 그는 이곳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느껴진다고 했다. 확신할 수 없는 무언가가 그의 가슴을 조이는 동안, 그를 밖으로 끌고 나올 수 없자 그들은 더욱 굳게 붙들렸다.

김하나가 그의 팔을 붙잡아 들어 올린다. "신속히 해야 해. 그러고 나서 문을 틀어막는 거야."

그녀의 눈은 예전에 느껴본 적 없는 어떤 불빛을 발하며 새롭게 발견된 통로를 서둘러 나아갔다. 이준호가 그녀를 따라붙으며 다시 길을 찾겠다며 그들 모두의 다짐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 찰나, 주변에서 갑작스럽게 불길한 쇳소리가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던 그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의식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숨이 턱 막힐 듯한 긴장감이 그들 사이의 공기를 가르며 삭힌다.

"뭘 봤다는 건가?" 이선희가 조그맣게 물었다. 손끝에서 내려앉는 그 불안감은 긴장된 정점을 찍고 있었다.

깊은 긴장 속에서 시간이 줄어드는 딱딱한 흙내음이 몰아쳤다. 그들은 숨 멎은 침울한 환경 속에서, 마음 속에 눌러 담아두었던 미지의 목표를 향해 점점 더 가까워진다.

댓글 내내 힘겹게 이어진 긴장감이 깨졌다. 그 순간에 이들의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날 방법은 한 가지였다. 손가락 끝에서 스며든 냉랭한 습기가 세밀하고도 본질적인 두려움을 부추기며 피할 곳 없는 위험의 섬광을 뿌려댔다.

갑작스레 김하나가 좌우를 가로막으며 한 발을 내딛었다. "조심해. 그저 멈춰서 기다릴 수는 없어." 그녀의 날카로운 음성이 밀린 그들의 정서 상태를 조율하기 시작했다.

어둠의 손길이 그들의 목덜미를 훑고 지나갔고, 그들은 한데 몰려 섰다. 아무도 그들 자신의 아픔을 소화할 겨를조차 없이, 채두었던 빛은 한켠으로 더 깊은 그림자를 끌고 왔다.

그리고 그 순간, 벽의 한구석에서 마주한 낯선 피조물이 나타났다. 그것은 오랫동안 숨겨졌던 기억을 비추어 주는 듯 했다. 고요한 순간 속에서 다가오는 소리가 이들을 불러들이며, 그들의 심장을 또다시 빠르게 뛰게 만들었다.

"이건 도대체..." 박철수가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그 순간 그들은 다 함께 그 비밀의 무언 사이로 걸음을 옮겼다.

그 속에서 그들의 심장은 마치 왜곡된 되짚기를 거쳐 이미 보았던 환영을 떠올렸다. 그들이 찾지 않았던 무언가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그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많은 나열된 퍼즐 조각들 사이, 그들은 새로운 여정에 부름을 받았다.

이내 드러난 시야 속에서, 그들의 발에 얹혀진 경계를 넘을 대는 그들 스스로의 희망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한 위협의 서론이자, 진정한 여정의 발판에 불과했다.

그들이 그 긴 역사적 흐름의 물줄기를 따라가며, 시선 속에 담아두지 않았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검은 질주가 그들 곁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드디어, 그들이 마침내 직면할 진실의 복잡한 파편들이 하나의 낡은 세상 속에서 그들 앞에 서 있었다.

그들은 이 작은 어둠의 틈 사이에서 열리는 문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멀리서, 성가시게 울려대던 어느 기계음이 진실을 카피해 가며 그들 앞에 새로운 연못을 퍼뜨리고 있었다. 그 순간까지 이들은 용감하게 나아가야만 했다.

그러나 그들이 결코 무시하기엔 너무도 희망적이었던, 두 번째 그림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고양된 마음 속에서, 이 모든 끝없는 이야기는 여전히 그들을 기대고 있었다.

공허 속으로 손을 뻗으며, 그들은 다시금 현실에 매달리려 했다.

아직은 알 수 없는 또다른 시작에 그것을 옮기는 일이었다. 그들이 그 과정을 지나치려 할 때, 여전히 뒤엉킨 조각들이 또다른 성가신 표상처럼 그들 앞에 계속 선명히 자리잡고 있었다.

이들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할 숙제처럼 얽혀 있었다. 언제고 끝날 줄 모르는 여행의 끝에 닿았을 때 이들이 맞이할 것들은 새로운 비밀의 심연을 파헤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진정한 목표였다. 미래의 불길한 진실을 열어젖히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에, 그들은 피할 수 없는 어떤 운명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들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모든 길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었다.

다시금, 이들이 향해야 할 새로운 길의 시작이었다. 그들의 머릿속은 이미 네 방향으로 분주히 떠돌고 있었다.

더 이상 그들을 가로막을 수 없는 건 불안한 그림자였다.

이제 어둠 속에 펼쳐질 그 이야기의 또다른 장은 기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페이지는 해질녘 그림자 속으로 그들의 발끝을 안내했다.

과연 무엇이 있을 것인가.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그들의 새로운 비밀 탐험이 시작되었다.

그들은 무엇을 마주하게 될 것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들은 그래도 나아가야 했다.

그들의 발걸음은 또다른 길과의 조우를 위해 준비되었다.

세상의 끝을 향해 발자국을 남기며, 더 나은 내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아포칼립스 편의점
1화   무너진 도시, 깨어난 본능 2화   집결과 혼돈 3화   폐허 속의 약속 4화   다시 만난 죽음의 그림자 5화   방패와 검의 경계 6화   어둠 속의 배신 7화   악몽의 잔상 8화   일단락된 기억의 파동 9화   어둠 속의 긴장감 10화   죽음의 향연 11화   끝없는 추격 12화   잠들지 않은 긴박함 13화   고통의 땅 14화   사라진 기억의 편린 15화   진실에 닿는 손끝 16화   불시착한 혼란 17화   고요의 그림자 18화   망각의 속삭임 19화   숨겨진 통로 20화   그림자의 비밀 21화   새벽의 진실 22화   잔혹한 진실의 피어오름 23화   그림자 속에 감춰진 기억 24화   문 속의 속삭임 25화   우리를 향한 그림자의 속삭임 26화   화염 속 무도의 막이 오르다 27화   환영의 심연 28화   심연의 귀환 29화   심연의 경계 30화   마지막 중재와 선택의 갈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