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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아포칼립스 편의점
제27화

환영의 심연

김하나의 심장은 열기에 달궈진 만큼이나 격렬하게 고동쳤다. 공기는 뜨거웠고, 과거의 흔적이 지워진 지 오래된 자리에 생겨난 불안이 그녀의 피부에 박히고 있었다. 이준호는 손끝의 경직을 풀며 조심스레 주변의 그림자를 살폈다. 그의 눈에는 반짝이는 땀방울이 매달려 있었고, 저 위 협곡처럼 드러난 짐승의 숨소리가 깊이를 더해 귀를 찢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여길 나가야 해," 김하나는 들숨보다 긴 말을 내뱉었다. 불길의 음영 속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하게 울렸다. 그것은 마치 신문지에 불이 붙듯 성급해 보였다.

이준호는 한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불현듯 까칠한 오싹함이 그의 척추를 타고 내려왔다. 불에 벗겨진 벽면이 그들의 진행을 막고 있을 때, 박철수의 목소리가 귓바퀴를 덮었다.

"이 근처에 출구가 있다는 뜻인가?" 그의 말에는 확신보다 더 큰 의심이 자리잡았다. 은연중에 진입할 곳에 대한 갈증이 사무치는 것 같았다.

천장은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벽돌 조각이 날려가며 박철수의 머리맡에 그로테스크한 패턴을 그렸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앞을 가르켰다. "여기에 뭔가 있긴 한데, 찾을 수가 없잖아."

김하나는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좁은 공간을 헤매던 손끝을 거두었다. 그녀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결코 멈출 수는 없었다.

"저 옆에 뭔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어," 이선희가 이해할 수 없는 신음처럼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바닥서린 물방울처럼 작은 메아리를 만들고 있었다.

어둠이 더욱 짙어진 순간, 그들의 눈 앞에서 갑자기 문이 열렸다. 밀려드는 시원한 공기가 휘몰아치자 그들의 긴장이 순간적으로 완화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곧장 손에서 빠져나간 모래처럼 사라졌다.

"이 길인가." 김하나는 얼마 남지 않은 사설처럼 간결하게 말했다. 그녀는 수많은 생각의 바탕을 무시하듯 좁은 통로로 발을 내디뎠다.

이준호가 그녀의 뒤를 따르자, 벽면으로부터 들려오는 휘감기는 파동이 그를 다시 현실 세계로 돌려놓았다. 그것과 동시에, 그의 심장은 마치 금방이라도 뿜어낼 듯한 열기를 가졌다.

끝없을 것 같은 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들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미끄러지는 바위처럼 점점 그 끝을 향해 다가서고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머리 위엔 돌풍처럼 다가오는 위협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저 막연한 상상만으로도 희미해질 수 없는, 열기에 휩싸인 금속의 목소리가 되어 그들을 조롱하듯이었다.

"멈출 수 없어. 더는... 절대." 김하나의 목소리는 마침내 긴장된 공간 속에서 다시 온기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이준호는 어둠의 중심에서 그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느닷없이, 굉음이 그들을 덮쳤다. 그것은 마치 눈 앞의 화면이 갑자기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되는 순간처럼 선명했다. 그들의 귀가 그 소리를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은 긴 터널 속을 지나가는 것처럼 느릿했다.

"저기! 봐!" 박철수는 변명의 여지 없이 외쳤고,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그 말은 마치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무언가가 터져 나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순간, 김하나의 눈이 옆을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한 점을 향해 머물렀다. 그것은 이들의 전부가 몰두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었다. 그곳에서 그녀는 무엇인가를 확실히 보았다.

그것은 진실을 파헤치려 하는 새로운 실마리였다. 하지만 그 끝은 오직 그들이 미친 듯이 달려가고, 그 속에서 갈구해야만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목표였다.

어느새 소리 없는 암흑의 외침이 그들을 방해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마저, 마치 가시 돋친 줄기에 걸린 모든 것처럼, 이들의 몸은 꿰뚫리는 듯했다.

그럴수록 김하나는 오히려 완강한 믿음을 가졌다. "진실은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이야."

단지 그 앞을 내달리던 그 순간, 무언가가 몸속에 파고 든듯한 소리를 토해내며 마침내 깨어나리라는 확신이 그들의 마음속에 둥지를 틀었다.

그들은 마침내 길을 잃어버릴지라도, 그저 거친 바닥을 울리는 발걸음 소리만이 그들에게 남아 있었다. 그 그림자의 끝에서 다시 서야 할 이유가 다만 단 한 가지였다.

그리고 그 기회가 바로 그들 앞에 놓여 있었다. 어떤 식으로든 그들은 모든 준비를 갖추었고, 그 속에서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머리에 깊게 새겨지는 무언가가 다시 진리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 들어오는 새로움, 그것의 공간은 곧 그들이 불태워야 할 긴 길이었고, 또다시 그곳으로 안내할 것이다.

그리고 더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서, 그들 스스로 각자의 길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일단이 시작되는 순간, 이들은 각자의 심오한 현실을 향해 발걸음을 다시 디뎠다.

용기 있는 모든 이들 앞에서 이 발걸음은 오래도록 기억되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환영의 심연 깊숙한 곳에서 다가오는 그 모든 과정을, 누구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알아야 할 그 미래를 품기 전에, 그들은 그 날의 선택을 다시금 좇아가야 했다. 그들의 심장은 동반하는 어떤 흥분과 함께 한층 더 높은 곳에 올라설 준비를 해야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 그 모든 것이 다가올 것이다. 이들이 이룩할 미래의 경로는, 앞으로의 대단원에서 그들에게 발견될 것이다.

다만 그 순간, 이들은 마침내 넘어가야 할 또 다른 단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이 서 있는 그곳이 어디든, 그들은 결코 이 싸움을 마친 후의 세계를 포기할 수 없었다.

진실과 끝에서 만날 것이 있는 그 중심에서 무엇인가 그들을 기다릴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것이 뭔지, 그들은 아직까지도 알지 못한 채 그 끝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러나 이 순간, 그들이 직면할 또 하나의 낯선 그림자가 그들을 향해 미소 지었다. 그것이 그들을 막아서고 있었다.

이들이 그 길을 가로지르려 하던 그 작은 터널 바깥에서는 여전히 긴 여정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그들의 또 다른 약속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미지의 속삭임처럼 그들의 마음속 깊이 파고들고 있었다. 안에 잠들어 있던 절규의 빛이 어두운 그늘 아래에서 그들을 붙잡았다.

그것은 모든 것들이 끔찍이 함께 엉켜 있는 현장을 치열하게 만들어 놓았고, 그 속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곧 자신들이 소멸될 듯이 그 위로 다가오는 누군가와의 대결을 기다리게 했다.

살아 있는 꿈이라 불리울 만큼 그 희망에서부터 시작되는 여정이 이들 앞에 예상하지 못했던 늪처럼 다시 펼쳐지고 있었다.

이들이 한 번 더, 한 발짝 더 나아가야 할 이유는 여전히 분명했다. 모든 것을 다 투자해야 했지만,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해결해야 할 새로운 문제였다. 그 끝 없는 과정을 넘어, 그들이 얻고자 했던 반전을 위한 마지막 발걸음이 될 것이다.

이들은 다시 추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 곳에서, 그들이 위험에 처했던 때가 멀지 않았다. 미래의 재회를 위한 설렘과 함께 그들이 마주할 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다가오는 그 순간, 그리고 그곳에서의 고조된 긴장감은 그들이 놓친 어떤 사이벨 탐험보다도 생생하게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에게 언제나 존재했던 또 다른 세상이 그들 앞에 찾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예측했던 미래가 어떤지 알지 못할 때, 그들이 전투를 마무리 짓기 위해 그곳에서 끝까지 다가가야 할 이유는 명백했다.

그나마 그들이 알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모든 끝을 절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란 점이었다.

그들은 이 과정의 시작에서 끝까지 움직이고 있으며, 결국 이들이 한발 앞서 그 무엇을 풀어야 할 때다.

그 모든 게 그들의 손에 달린 상태에서, 이것을 포기와 함께 탓하지 않아야만 할 것이다.

마지막 순간, 그들을 향한 진실이 실체를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순간을 목표로 그들은 다시금 나아가야 했다.

그 그림자 너머, 미지의 심연 속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그들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바로 그때, 이들이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을 시점이었다. 그것만이 그들에게 남아 있었다.

그날 그들에게 주어진 처절한 무대가 무엇을 이야기하든, 이들의 길을 넘어서야 마무리 지을 수 있다.

그들을 환영하는 그 다음의 단계가 나타날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모든 것을 걸고 있어야 했다.

그것이 이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절대 가벼이 넘길 수 없는 깊이였다.

그런데도 그들은 지금 그곳에 있었다. 여기서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히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었다.

모든 이야기가 펼쳐질 그곳으로 향해 문이 열렸다.

무엇이 그 문 뒤에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그들은 알 수 없었다.

모두가 숨죽이고 있었다.

📚 아포칼립스 편의점
1화   무너진 도시, 깨어난 본능 2화   집결과 혼돈 3화   폐허 속의 약속 4화   다시 만난 죽음의 그림자 5화   방패와 검의 경계 6화   어둠 속의 배신 7화   악몽의 잔상 8화   일단락된 기억의 파동 9화   어둠 속의 긴장감 10화   죽음의 향연 11화   끝없는 추격 12화   잠들지 않은 긴박함 13화   고통의 땅 14화   사라진 기억의 편린 15화   진실에 닿는 손끝 16화   불시착한 혼란 17화   고요의 그림자 18화   망각의 속삭임 19화   숨겨진 통로 20화   그림자의 비밀 21화   새벽의 진실 22화   잔혹한 진실의 피어오름 23화   그림자 속에 감춰진 기억 24화   문 속의 속삭임 25화   우리를 향한 그림자의 속삭임 26화   화염 속 무도의 막이 오르다 27화   환영의 심연 28화   심연의 귀환 29화   심연의 경계 30화   마지막 중재와 선택의 갈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