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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아포칼립스 편의점
제25화

우리를 향한 그림자의 속삭임

찰칵. 열쇠가 돌아가며 커다란 철문이 열리고, 이준호는 가슴이 크게 뛰며 몸을 앞세워 서둘러 들어섰다. 어디선가 흐릿한 향기가 코끝에 어렴풋이 스쳐 지나가고, 그의 귓 속 깊은 곳에 낮은 으르렁거림이 뱀장어처럼 스며들었다.

"조심해. 이곳은 함정이 많을 수도 있어." 김하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낮게 경고를 전했다. 그 눈빛은 마치 바늘처럼 날카롭게 그의 결심을 단단하게 다잡았다.

박철수는 그늘진 곳에 손을 흔들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서다 막혀진 벽에 손수를 올렸다.

"이 방향이 맞나 보군. 이전과 다르게 이쪽으로 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

그의 톤은 이번엔 이전보다 한층 더 진지했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일어선 고요 속에서 마치 돌풍 같은 속삭임이 천천히 그들의 주위를 감쌌다.

이선희의 손은 긴장으로 젖어들고, 그녀의 눈은 한 점을 응시하는 듯 구름 속의 실루엣을 따라 움직였다. 그녀의 마음 속의 혼란은 그대로 전해졌다. "저 벽 뒤에... 뭔가 중요해 보이는 게 있을 거야."

그 탄식은 그들의 월광 아래 그려진 그림자처럼 더욱 강조되었다. 그들은 몇 걸음을 더 나아가며 복잡한 공기 속으로 들어섰다. 예상치 못한 기운이 그들을 얼어붙게 했다.

"멈출 수 없어," 이준호는 홀로 마음 속의 고통을 억누르며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서 결단을 내렸다.

그때, 갑자기 문이 반쯤 열리며 소란스러운 소리가 그들의 등 뒤에서 울려퍼졌다. 그 소리는 마치 사라진 과거의 낙서를 끌어내려는 듯했고, 짙은 안개가 이들을 매섭게 에워쌌다.

"이건... 저 구석에서 무슨 일이지?" 박철수는 현기증을 일으키며 몸을 돌렸다. 그 순간, 그들의 뒤를 향해 비죽이 다가온 그림자가 흔든 모험가들의 귓가를 조용히 두드렸다.

"누가 있어?"

이준호의 목소리는 어떤 절박감과 함께 작고도 커다란, 차가운 무언가를 가리켰다. 그들의 긴장감은 튀어나온 불빛 속에서 점점 커지고 있었다.

"준호! 서둘러!"

김하나는 뒤를 돌아보며 불안한 목소리로 급히 그를 재촉했다. 그의 발걸음은 어느새 앞으로 내딛었고, 온 세계가 비명을 지르듯 부서지며 그를 채찍질하고 있었다.

갑자기, 강한 빛이 그들의 주위를 샅샅이 비추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 동안 그들을 끌어당겼던 미로의 비밀, 진실의 조각들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준호는 느꼈다. 무엇이 이들을 재촉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오랫동안 감춰져 있던, 무언가 기다리고 있는 위협이 다가오고 있음을.

그 순간, 문득 이선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뱉었다. "준호, 이건 우리가 찾던 것과 관련이 있을 거야."

그런데 그보다 더 큰 질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의도치 않은 함정 속에 갇힌 이들이 또다시 찾아낸 실마리가 앞에 놓여 있었던가?

"그래. 그럼 저 길의 끝에는..."

이 문턱에서, 미래를 향해 아직 풀어야 할 무수한 수수께끼들이 그들의 발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 그림자 속, 새로운 의미를 잉태한 이들의 운명은 또다시 불확실의 길로 향했다.

이들을 끝도 없는 미로의 늪 속으로 밀어 넣는 이 그림자는, 마지막까지 이준호의 머릿속을 채웠던 그 질문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었다. 무엇으로 인해 이들은 계속해서 경계를 넘어가야만 하는 걸까?

그러던 그 순간, 깊은 어둠 속에서 감춰져 있던 새로운 실마리가 갑자기 그들을 불러들이며 해결되지 않은 전쟁의 전주곡을 시작으로 고취했다.

그리고 그 실마리를 짚어내는 순간, 잔혹한 진실은 이들을 다시금 새로운 전장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 아포칼립스 편의점
1화   무너진 도시, 깨어난 본능 2화   집결과 혼돈 3화   폐허 속의 약속 4화   다시 만난 죽음의 그림자 5화   방패와 검의 경계 6화   어둠 속의 배신 7화   악몽의 잔상 8화   일단락된 기억의 파동 9화   어둠 속의 긴장감 10화   죽음의 향연 11화   끝없는 추격 12화   잠들지 않은 긴박함 13화   고통의 땅 14화   사라진 기억의 편린 15화   진실에 닿는 손끝 16화   불시착한 혼란 17화   고요의 그림자 18화   망각의 속삭임 19화   숨겨진 통로 20화   그림자의 비밀 21화   새벽의 진실 22화   잔혹한 진실의 피어오름 23화   그림자 속에 감춰진 기억 24화   문 속의 속삭임 25화   우리를 향한 그림자의 속삭임 26화   화염 속 무도의 막이 오르다 27화   환영의 심연 28화   심연의 귀환 29화   심연의 경계 30화   마지막 중재와 선택의 갈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