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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1화
내 인생의 마지막 요리
제11화

붉게 물든 경계

바람에 실린 차가운 냄새가 유진의 콧구멍을 먼지 같은 찌꺼기로 막았다. 그녀는 팔을 훑으며 몸을 감싸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디선가 알 수 없는 소음이 그녀의 귀를 간질였다. 귓가에 가득한 묘한 비트가 심장을 두드렸다가 스러져갔다.

"이제 인정하는 거야?" 마틴이 그 뒤에서 다가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눈은 여전히 거칠게 빛났고, 그 안에 유진을 향한 걱정이 어른거렸다.

"어쩌면..." 유진은 그에게 눈길만으로 충분히 응답했다. 그들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마틴이 천천히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속삭였다.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한 일이야. 이제 남은 건 그 요리를 완성하는 것일 뿐."

그 순간, 누군가의 발길이 다가오는 소리가 뚜렷해졌다. 한 발자국씩 가까워지자 심장의 고동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유진!" 사라의 목소리가 공간을 가로질렀다. 그 안에는 긴박하지만 미묘한 안도감이 섞여있었다. 그녀는 유진과 마틴을 잇는 경계면에 도달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뭐 좀 찾아냈어." 그들이 기다리던 정보였다. 사라는 무언가를 쥔 손을 유진에게 내밀었다.

"여기엔 뭐가 있는 거야?" 유진이 사라가 전해준 메모를 받아들면서 물었다.

"맞물린 것들이야. 잊혀진 과거와 떠올라야 할 현재들. 그리고 우리가 찾고 있던 그 조각." 사라가 차분하게 설명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유진은 천천히 메모를 펼쳐 들여다봤다. 공기에 섞인 새로운 향기가 그녀의 기억을 자극했다. 그 순간, 한 번도 맛보지 않은 요리가 뇌리를 스쳤다. 그녀의 마음에 묵직하게 내려앉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무의식 중에 유진의 눈앞에 저 멀리 서서히 구체가 되어가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것은 마치 종말의 경계에 놓인 듯한 익숙한 장소였다.

그녀는 시선을 들어샘솟던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말했다. "그건 왜 우리 앞으로 다가오는 거지?"

사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야 우리는 다시 서 있는 거야. 그리고 우리가 풀어야 할 건 여전히 남아있어."

"무슨 뜻이지?" 마틴이 그녀에게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사방에서 몰려오는 압박감이 담겨 있었다.

"지난 추억의 흔적이 이끌어 줄 거야. 우린 그것을 놓칠 수 없어. 바로 지금 잡아야 해." 사라가 굳어진 결의로 천천히 말했다.

그들의 대화는 더 깊어졌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하게 자리잡았다. 동시에, 그들 주위의 긴장감이 더욱 짙어지며 방 안을 감쌌다.

다시 고개를 든 유진은 마틴과 사라를 차례로 바라보았다. 이제 마침내 그녀는 두 사람과 함께 새로운 결단을 내려야 함을 알고 있었다. 과거는 이미 다가섰고, 이제 그 경계를 넘는 일만이 남았다.

"그래, 이젠 남은 것들을 찾으러 가야 해." 유진의 목소리에 담긴 결의가 아주 분명하게 울렸다.

바로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나지막한 소름끼치는 소리가 번져오며 그들 사이를 스쳐갔다. 그들은 멈춰선 자리에서 발을 딛고 이어질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새어들기 전에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밖으로 나선 그들 앞에 더 큰 그림자가 드리웠다. 물든 하늘 아래 그들을 덮친 낯선 그림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이질적인 감각 속에서 서 있었다. 미처 풀지 못한 수수께끼가 그들의 눈앞에서 서서히 펼쳐질 때까지.

그 순간, 마틴의 손이 넓지 않은 유진의 손을 쥐었다. 그런 가운데, 유진의 가슴 속에선 계속해서 두근거리는 감정이 꿈틀대었다.

그들은 함께,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옮겼다. 마지막 손길을 잡는 그 순간까지, 모든 것이 정확한 시간 속에서 제자리를 찾아가고자 했던 것처럼.

결국, 그 마지막 힘은 상상할 수 없는 문을 열고 있었다. 그들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몰랐으나, 그 확실한 한 가지가 그들에게 목적지를 숨기고 있었다.

아직 그들의 이야기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궁극의 진실은 이로부터 시작될 것이었다.

어떤 현명한 결단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 내 인생의 마지막 요리
1화   맛의 미궁 2화   정적의 속삭임 3화   어둠 속의 향연 4화   밤의 미식 5화   비밀의 조합 6화   뚜렷한 그림자 7화   마지막 메뉴 8화   기억을 부르는 향 9화   마지막 손길 10화   세 가지 맛의 조화 11화   붉게 물든 경계 12화   잃어버린 조각 13화   어둠 속의 불청객 14화   무엇이 더 있을까 15화   마지막 조각을 위한 손 16화   슬픔의 미각 17화   불현듯 드리운 진실의 그림자 18화   잠식된 기억의 향연 19화   감춰진 유령의 만찬 20화   어둠 속의 만찬 21화   숲에서 마주한 진실의 조각 22화   감춰진 기억의 적막 23화   어둠 속의 기억 조각 24화   정적의 중심에서 25화   기억의 잔해 위에서 26화   잊혀진 향기의 미로 27화   잃어버린 시간의 서막 28화   마지막 한 입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