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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시간의 조각들
제6화

시간의 증오와 허상

순간적으로, 고요한 밤을 찢는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 퍼졌다. 나는 눈이 번쩍 뜨이며 가슴을 쥐어 뜯었다. 주변은 어둠에 잠겨 있었지만, 귀를 찌르는 소리는 마치 모든 색채의 흉터를 남기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누군가의 통증이었고, 곧 알 수 없는 방향에서 내 이름이 속삭여졌다. "예린, 너도 들었지...?" 미하엘의 냉철한 목소리가 빗소리처럼 귓가를 스쳤다.

"저건..." 말을 멈춘 나는 공기 속에서 풀지 못한 질문이 솟구쳤다. "방금 그 소리가 무엇이었을까요?"

미하엘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건 심상치 않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본 적 없는 것들이 깨어나고 있어."

그의 말이 끝나는 순간, 입술이 떨리며 눈먼 공기가 귓속을 두드렸다. 레오의 실루엣이 그 드높은 어둠의 속삭임 안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만 둬." 쓸쓸한 경고처럼 울린 그의 목소리. 그는 이미 내 의도를 읽고 있는 듯했다. "이 모든 싫증 따위, 바로잡아 봐야지.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나는 그의 차가운 눈빛에 맞섰다. 매섭고 예리한 그의 눈에는 분노와 증오가 타올랐다. 손에 느껴지는 가벼운 전율에 의지하며, 나는 그에게 한 발 다가섰다. "너무 늦은 건가. 이제서야 너 자신을 보는 것 같군."

그의 시선은 잠시 누그러졌고, 그 틈을 비집고 미하엘이 나섰다. "레오, 아직 선택의 여지가 있다."

레오는 콧방귀를 뀌며 등을 돌렸다. "이제 이 결투는 피할 수 없어. 준비해, 예린. 그리고 준비된 자는 그대 네 운명을 최고로 만들겠지."

그의 마지막 말은 전 단어 하나가 칼날처럼 내 정신을 베어갔다. 그 순간 내 세상이 이룬 균형이 폭락했고, 나는 휘청여졌다. 미하엘은 내 어깨를 붙잡아 나를 다시 세워주며 속삭였다.

"우린 이겨내야 해."

나는 이성적으로 그에 동의하면서도 이미 피어오르는 불안에 몸을 떨었다. 때마침, 바람이 휘감겨 돌아왔고, 시간은 다시 한번 우리를 휩쓸었다. 주위에서 균열이 파도처럼 일렁이며 빛과 어둠이 반복해서 몸을 유영했다.

"길을 찾아라, 예린. 이 흐름 속에 이미 권능이 깃들여져 있겠지." 미하엘의 목소리였다. 그의 말 속에서 희망이 깃들었지만, 나는 앞선 긴장감으로 인해 발걸음조차 무거워졌다.

그 순간, 균열 너머에서 은빛 불빛 내음을 남기며 낯선 이가 다가왔다. 그 인물의 등장에 공기가 한순간 얼어붙었다. 그 누구도 그가 이곳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제 맞닥뜨릴 때가 왔군." 그의 음성이 여유롭게 뱉어졌다. 익숙한 미소와 함께 낱말 하나하나가 현실을 되돌아볼 틈을 주지 않았다. "너희가 꼼짝할 수 없는 지점까지 올 줄이야."

휘몰아치는 바람 사이로 그의 모습이 선명히 드러나며, 그가 직접 배신을 예고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단순한 시작이었다." 그의 말마다 균열이 더욱 넓어지고 있었다. 전해지는 무거운 압박감이 점점 더 나를 집어 삼키고 있었다.

모든 감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나는 스스로의 힘으로 갈등의 중심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도 확실했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추고 세상의 중심이 도달한 순간에서 한 발짝 더 이끌리던 내 주변에서...

예상치 못한 조각들이 맞물리며 거대한 진실이 그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 시간의 조각들
1화   시간의 벽돌 2화   시간의 균열 3화   균열의 대가 4화   시간의 도박 5화   시간의 어긋난 페이지 6화   시간의 증오와 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