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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3화
영혼의 여정
제3화

거짓과 진실의 이중주

폭풍우처럼 울려 퍼지는 날카로운 소리였다. 하윤의 귀를 잡아채는 비명은 진실을 예고하는 듯했다. 그는 무릎을 숙이며 떠도는 안개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 안쪽에 숨겨진, 그의 과거가 내뱉는 무자비한 한 조각을 직시하려는 준비를 해야 했다.

"그대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성전의 종소리처럼 울리는 목소리였다. 하윤은 그 소리가 어디서 오는지 찾기 위해, 그 말을 따라 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장엄한 풍경이었다.

"하윤, 이쪽이야." 따뜻한 빛처럼 그의 등을 밀어주는 미소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또렷하게 그를 향해 손을 뻗어 있었다. 하윤은 그녀의 손을 붙잡고 싶었지만, 뭔가에 망설였다.

안개가 조금씩 흩어지면서, 그는 한때 눈을 감고 철저히 외면하고 싶었던 그 순간을 기억했다. 어릴 적 그 긴장감과 공포를 되새기며 숨죽인 기억, 새벽녘의 거울 너머로 다가오는 낯선 그림자였다. 그때의 불안은 이제 그를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듯 했다.

"그와 맞서야 할 시간이 온 거 같다. 피할 수는 없어." 션이 그의 곁에 서서 고개를 끄덕였다. 함께하는 그 순간, 하윤은 혼자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션의 존재는 묵직한 안정감을 주었다.

하지만 은밀하게 다가오는 한기가 느껴졌다. 아까부터 낯선 그림자가 그를 쫓고 있었다. 그는 그 저주 같은 시선을 피해 눈을 감지 않기 위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걸친 낡은 기억들을 하나씩 끌어올렸다.

"하윤, 해가 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 미소는 어느새 다시 그의 앞에 서서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따뜻했지만, 그 너머의 결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했다.

그 순간, 하윤은 시간을 되돌려 놓고 싶다는 감정을 억누르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왜 이곳에 있게 되었는지 몰랐던 것을 후회했다. 그러나 미소의 말처럼, 피할 수 없는 진실과 직면하기로 결심했다.

앞으로 다가오는 그림자를 보며, 리안도 나타났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이었지만 말보다 직관적이었다.

"지금이 기회다. 모든 것이 명확해지면 너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리안은 조용한 목소리로 하윤에게 경고했다. 그의 눈은 마치 저 멀리에서 그를 지켜보고 있는 포근한 어머니의 것 같았다.

하윤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달래며 지나간 시간을 되짚어보았다. 그는 이곳에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저 이해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오직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

그때 느닷없이 안개 속에서 또 다른 모습이 드러났다. 그것은 충분히 익숙하면서도 섬뜩했다. 그 얼굴은 여러 번 마주쳤던, 그의 가장 가까운 이들 중 하나가 아니면 안 되는, 헤아릴 수 없었던 얼굴이었다.

"나를 잊은 것 같지는 않다." 그 목소리는 전과 다르지 않았다. 따뜻하지만 날카롭고, 친근하지만 지속적으로 무겁고 불길한 힘을 실어주었다. 하윤은 그 순간, 자신의 숨이 막혀드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

"넌 항상 나에게 질문을 내던졌던 겸손한 얼굴로 나타나곤 했지." 하윤은 속삭이듯 답했다. 마치 진실이 그의 무의식 깊은 곳에 있다가 마침내 표면으로 떠오른 듯했다.

그의 눈 앞에 서 있던 건 자신이 잊을 수 없는, 과거의 또 다른 자신이었다. 그 자신이 그토록 잊고 싶었던 과오를 날카롭게 되짚고 있었던 것이다. 하윤은 그들이 이끄는 진실을 묵묵히 따라가기로 결심하며, 그 이미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스치면 불안하게 흔들리던 기억들이 이제는 한층 더 강한 모습으로 그의 마음을 휘감았다. 그는 다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고, 그 자신이 찾아야 할 진실과 마주 서게 되었다.

그때, 갑작스레 그가 서 있었던 땅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살을 에는 차가운 바람과 함께 곁에 있던 션과 미소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눈앞의 풍경이 뒤틀리는 걸 깨달았을 때, 그동안 마주했던 모든 것이 단순한 조각임을 알게 되었다.

"하윤, 너에게 선택의 시간이 왔어."

다시금 듣게 된 그 목소리는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그는 깊은 심연 속으로 떨어지며 자신을 붙들고 있는 진실의 이중주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서 발견할 한 조각의 해답을 향해 필사적으로 발끝을 흔들었다.

마침내 그의 몸이 완전히 암흑 속으로 잠기며 또 다른 가능성을 마주하게 될 것임을 예감을 남기고, 그곳에서 그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었다. 이제 정말로 그가 무엇을 찾아야 할지, 그리고 무엇이 그의 운명을 지배하게 될지를 알아야 했다.

그러나 그 암흑 속에도 새로운 흥분과 두려움이 공존하였다. 그는 이전과 다른 차원의 연대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새로운 날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했다.

📚 영혼의 여정
1화   유토피아의 그림자 2화   거짓의 회랑 3화   거짓과 진실의 이중주 4화   기억의 틈새에서 5화   기억의 조각을 넘어서 6화   고통과 진실의 무게 7화   기억 저편의 그림자 8화   탐험 속의 위기와 직면 9화   희망과 혼돈의 경계 10화   시간의 너머에서 11화   고대의 망령 12화   뒤집힌 운명의 서막 13화   빛의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