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목차
17화
희망의 스무 고개
제17화

풍운을 뚫는 청춘

짙은 회색 구름이 트랙 위를 짓누르는 가운데, 민수의 숨소리는 빗방울에 뒤섞여 규칙적으로 흘러나왔다. 숨 막힐듯한 차가운 공기가 가슴 속에 숨어 있던 두려움을 끌어내고 있었다. 핸들을 움켜쥔 손에서는 땀이 맺혔고, 심장은 뇌관이라도 된 듯 팔딱거렸다. 둔탁한 목소리, 그늘 속에서 들려오는 울림이 민수의 모든 신경을 곤두세웠다.

"여기서 멈추면 안 돼, 민수야!"

규리의 목소리가 소리의 벽을 깨고 전해졌다. 마치 그의 손끝에 불꽃이 튀기듯한 자극이었다. 그녀는 민수에게 그가 아직 싸워야 할 힘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었다. 민수는 그녀의 목소리에 의존하여 달리고 있었다. 그녀의 말은 그가 이뤄야 할 꿈을 깨어나게 하고 있었다.

폭우가 신경을 마비시키기 직전에, 그는 발받침대를 단단히 밟아 변속기를 조작했다. 한계의 경계를 넘어야만 했다. 머리 위에서는 비가 떨어지고, 그의 등은 무겁게 냉각되고 있었다. 휠체어의 바퀴가 물길을 따라 빗물을 내뿜으며, 그를 앞으로 밀어냈다.

갑작스러운 터널로의 진입, 시야가 어두워지는 순간 한강이 그의 심장 속을 급류처럼 휩쓸었다. 민수는 귓가에 울리는 한재현의 까칠한 부름을 애써 무시하며, 다시금 자신의 길로 눈을 돌렸다. 지금은 단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너, 민수야? 그냥 물러나지 않겠어."

한재현이 옆에서 물 흐르듯 조롱했다. 그 순간, 민수의 시야에 선명히 한 가지 장면이 떠올랐다. 아직 빛이 잠들지 않은 무대, 무대 위를 활보하는 그의 모습.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놓치면 안 될 중요한 순간들이 있음을 그는 절감했다.

트랙 끝에서는 지연이 부지런히 손을 흔들며 민수를 응원하고 있었다.

"민수! 놓치지 마! 네가 해낼 수 있다는 걸 난 믿어!"

지연의 목소리는 신선한 공기처럼, 그가 잊고 있던 가능성을 일깨워 주었다. 그녀의 격려는 그가 이 순간을 잃지 않도록 붙들어 주고 있었다.

그의 주위로 빗줄기가 빙빙 돌았다. 이 내리치는 비가 그를 한 단계 더 높이 올리기 위한 시험대였음을 깨달았다. 어두운 구름 속에서 밝게 빛나는 무언가가 그의 눈앞에 떠올랐다. 바로, 그의 미래가 펼쳐질 그곳이었다. 희미하던 소리가 점점 더 명확해졌다. 그것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을 알리는 고동이었다.

그리고, 그의 시야에 또 하나의 그림자가 들어왔다. 예상하지 못했던 존재,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새로운 변수였다. 그것은 무리를 지어 다가오는 경쟁자가 아닌, 그의 과거를 지배했던 흔적처럼 보였다.

다시 트랙으로 집중을 돌린 순간, 한쪽 발판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삐걱였다. 민수의 몸이 순간 흔들렸다. 한순간이나마 속도를 늦출 여유가 없었다. 민수는 더욱 굳건히 발돋움했으나, 그 순간 모든 것이 스쳐 지나갈 만큼 빠르게 회오리쳤다.

그의 오른쪽 서클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다가왔고, 순간적으로 민수의 옆구리를 밀고 지나갔다. 의도가 뻔히 보였다. 그 모든 상황 속에서 민수는 절대 포기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의 눈은 발을 뻗고 있는 길 그 너머, 아직 밝혀지지 않은 해답을 찾고 있었다.

트랙 양옆에서 먼지는 소금처럼 날렸고, 소리가 민수의 뇌리 속을 찌르듯 다가왔다. 그 속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다시금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애초에, 넌 언제 한계란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잖아?"

그건 태호였다. 그의 목소리가 그의 심장 한 구석을 찌르듯, 민수의 정신을 일깨웠다. 그러자 모든 것이 다시 한번 또렷해졌다. 그가 다시금 달릴 수 있는 힘을 북돋아준 것은 바로 친구들, 동료들, 그들 덕분이었다.

민수는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확실히 인식하며, 더는 주저하지 않았다. 이 순간엔 그 어느 때보다도 깨어있음을 깨달았다. 그 순간, 그의 내면에서 교차하는 긴장과 두려움의 경계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싸늘한 한 기운이 그의 뒤에 다가왔다. 민수는 상대의 목소리가 귓속에 귓바퀴를 찢고 넘어가는 순간, 뒤로 돌아섰다. 익숙한 얼굴 너머, 낯선 실루엣의 그림자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민수, 보았어. 네가 돌파할 수 있는 벽을."

이 한 마디로 인해 민수의 세계가 잠시 멈춘 듯했다. 그것은 그가 잊고 있었던, 또 다른 존재감이었다. 잊고 있던 기억 속에서 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불현듯 나타난 그림자가 그의 운명 변화의 기폭제로 자리잡으려 하고 있었다.

그림자를 만질 수 없었지만 그의 귀에 다가오는 속삭임은 확실히 있었다. 민수는 그 소리를 한 번 더 들을 수 있었다. 바로 그의 심장을 뜨겁게 만드는 소리였다. 그의 손에서 힘이 풀리고, 다시 열기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드디어 드러날 순간이었다. 민수의 모든 감각이 곧 다가올 어떤 것을 암시하는 듯 피어올랐다.

민수의 인생의 굽이굽이 속, 또 하나의 눈부신 변화가 바람에 실려오고 있었다. 지금 그가 바라보는 미래가 그의 시야 가까이 쉽게 도달할지는 불분명했지만, 그는 여전히 그 불투명한 미래를 향해 한 발자국 더 내딛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눈앞에 두말할 것 없는 새로운 풍경이 서서히 드러나려 하고 있었다. 민수는 그저 미소를 띄운 채, 그 길로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순간, 그의 시야를 가로막는 또 다른 안개가 몰려왔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또 한 번의 폭풍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생각지도 못 했단다.

---

마지막 순간, 불타오르는 민수의 심장이 임박한 조우를 예고하는 사이렌처럼 울렸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검붉은 하늘 아래로, 그는 그토록 기다리던 사명을 향해 눈을 부릅떠야만 했다.

그 순간, 그가 마주해야 할 또 다른 싸움은 언제나 그와 함께 할 것이었다. 그의 도전이 아직 시작에 불과했음을 깨달으며, 민수는 깊이 숨을 쉬고 손을 핸들에 올렸다. 그에 대한 답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희망의 조각은 이제 여기서 조각조각을 모아야만 할 때였다.

무엇 때문에 이 길을 걸어왔는지, 민수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는 아슬아슬한 투쟁 속에서, 누구보다도 더 자유로워지기 위한 날개짓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영혼 깊숙이 짙은 그림자가 드리운 곳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빛이 그의 기회를 밝히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결코 지지 않으리라. 민수는 그 어떤 찰나에도 굴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에게 준 이번 기회가 곧 지나가리라 생각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

지금 그는 어둠 속에서 흔들리는 빛줄기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그는 단지 새로운 에너지를 준비할 뿐이었다.

민수야, 이 녀석을 한번 용기를 내어 끌어안아보자. 힘내.

📚 희망의 스무 고개
1화   챔피언의 불길한 그림자 2화   희망의 길목 3화   반전의 발걸음 4화   바람 속의 음모 5화   시련의 날개짓 6화   변화의 서막 7화   겹쳐진 그림자 8화   전환점의 부름 9화   불안의 속삭임 10화   갈라진 내면 11화   운명의 비탈길 12화   상처를 두른 무대 13화   끝과 시작 사이 14화   어둠 속의 초대 15화   운명의 덫 16화   폭풍 속의 변곡점 17화   풍운을 뚫는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