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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2화
희망의 스무 고개
제2화

희망의 길목

섬뜩한 충격이 스칠 듯 민수의 머리카락을 휘감았다. 그가 다리를 건너던 순간, 강철로 된 버스의 차체가 멀리서 울컥하는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새벽의 공기는 그 차갑고도 스산한 떨림을 그대로 전했다.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민수의 안쪽 살까지 파고들었다. 그 순간, 민수는 곁에 서 있던 태호의 흠칫하는 손끝을 놓칠 뻔 했다.

"민수야, 발소리가 너무 빠르잖아. 좀 더 천천히 움직이는 게 어때?"

태호가 말을 건네다가도 그의 시선이 멀리서 나타나는 검은 실루엣에 잠시 멈췄다. 민수의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며 그의 귀를 진동시켰다. 그러나 자신의 결심을 굽힐 수 없었다.

"꿈을 이루려면 이런 속도감도 익숙해져야 해. 그렇지 않으면 언제 다시 도전할 거지?" 민수가 태호에게 농담 섞인 말투로 되려 맞받아쳤다. 그의 가슴이 점점 고동쳤다.

길가의 조명이 깜빡이며 꺼짐과 동시에, 뒤이어 다가오는 엔진 소리가 어느새 가까이에서 포효했다. 그의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흩날리고, 차가운 땀방울이 이마를 타고 흘렀다. 민수는 그와 함께 달려온 이들이 펼쳐 보일 새로운 세계를 눈앞에 그리며 설렘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 그 순간, 젊은 소년들의 훈련 장면을 목격한 또 다른 인물이 길가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색 가죽 재킷을 걸친 중년 남성이었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민수의 모든 움직임을 꿰뚫듯 빛났다. 그를 따라온 발걸음은 끈적거리는 진흙처럼 뒤따랐다.

"넌 여전히 포기할 줄 모르는구나." 그의 입가에 미묘한 웃음이 스쳤다. 민수는 그를 알아보았다. 아버지였다. 더욱 무거워진 어깨로 민수는 그와 마주 섰다.

"아버지." 민수의 목소리는 얇은 얼음층 위를 건너는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여전히 이 훈련을 계속할 생각이냐?" 아버지의 목소리는 즉답을 요구하는 기요틴처럼 내려쳤다. 민수가 그동안 지지 않았던 신념이 그 순간 조롱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렇습니다. 꿈은 포기하면 안 되잖아요." 민수는 녹이 스는 섬광 속에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검은 눈동자가 잠시 움직였다. 얼굴의 주름이 움찔하고, 입술이 미묘하게 떨렸다. 잠시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나서야 아버지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돌처럼 굳어있었다.

"만약 네가 그게 진정한 꿈이라면, 나를 실망시키지는 말아라.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순간적으로 아버지의 목소리는 그로테스크한 절규와도 같았다. 민수는 마음속의 작은 긴장을 느끼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들의 대화가 끝나자, 민수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다리를 드리운 구름이느리게 떼를 이루어 움직였다. 그 위에서 그는 알 수 없는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그의 두 친구가 나타났다. 지연과 지원이었다. 그들은 민수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그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여기서 뭐하고 있어, 민수?" 지연의 해맑은 목소리가 따뜻한 햇살처럼 벨벳처럼 부드러운 거리에서 울려퍼졌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민수의 가슴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

"응, 그냥 생각 좀 하고 있었어." 민수는 방긋 웃으며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우리 모두 갑자기 먼 곳에서 온 것 같네." 지원이 그 말을 건네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손은 여전히 민수를 향해 자연스럽게 뻗어나갔다. "곧이면 더 큰 시합들이 다가오잖아. 민수는 반드시 준비가 되었을 거야."

"준비라고 하기엔... 아직 많이 멀었지." 민수는 참여시키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그들에게도 희망을 담은 그림자일 터였다.

갑자기, 그들이 서 있던 거리 한쪽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그쪽을 돌아보았다. 한 무리의 소년들과 그들 사이에, 한 남자가 급히 그들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민수야, 저 사람이 누구야?" 지연은 입을 다물고 눈을 좁혔다. 긴장감이 순간적으로 그들 사이를 감쌌다. 민수는 그 인물이 누구인지 애써 생각했다.

"규리!" 그는 불안한 음성으로 외쳤다. 민수의 마음이 빠르게 뛰며 그의 이름을 절박하게 외쳤다. 그러나 규리는 이미 그들 앞에 서 있었다.

"오랜만에 봐서 반갑네. 아마 내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여기 있어." 규리는 가벼운 어조로 민수를 맞이했다. 그의 눈에서는 여전히 그들이 기억하는 희망이 보였다. 그리고 곧이어, 그의 말 속에는 새로운 도전을 알리는 계획이 펄럭였다.

"경주가 곧 열린다고 들었어. 물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말이야." 규리가 의미심장한 눈으로 민수를 보았다. 민수의 몸이 순간적으로 떨림을 느꼈다. 세상이 또다시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누구도 그것을 막을 수 없었으며, 누구도 그것에 의해 방해받지 않을 것이었다. 민수는 결단의 순간을 예감하며 자신의 미래로 걸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 드리운 어두운 실루엣이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민수의 결정은 새로운, 그리고 알 수 없는 위협 앞에 놓여 있었다. 잠시 방심하면 평생 후회할 일이 될 터였다.

📚 희망의 스무 고개
1화   챔피언의 불길한 그림자 2화   희망의 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