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점점 짙어진다. 새하얀 달빛이 희미하게 퍼진 가운데, 눈앞의 문양이 꿈틀거리며 날뛰기 시작했다. 그 순간, 바람은 마치 날붙이에 부딪히는 듯 날카롭게 울렸다. 몸 곳곳에서 오싹한 전기가 느껴졌다. 무언가 우리를 꿰뚫는 듯한 기운에 시선이 불안하게 몰렸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이제 먼 길은 없어." 레온이 연신 숨을 몰아쉬면서 턱을 끌어올렸다. 그의 손끝엔 이곳의 경계를 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간절함이 스며들어 있었다. 부담스러운 고요가 여기저기 점을 찍고 있었다.
신시아는 떨려오는 두 손을 붙잡았다. 심장이 숨기지 않을 속도로 두근거리며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을 삼키려 애쓰고 있었다. 그녀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결국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네. 하지만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어." 그녀의 눈에 담긴 빛은 각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누구도 이 세계를 지키려는 그녀의 진심을 부정할 수 없었다.
순간,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고, 흩날리는 그림자들 속에서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리아의 표정이 묘한 긴장 속에서 심오함으로 물들었다.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 문양... 뭔가 결말로 인도하고 있어. 아직 우리가 알지 못했던 끝자락의 진실이 들리려고 해." 그녀의 목소리가 더욱 깊어진다. 그것은 마치 사소한 땜새들을 서둘러 뿌리채 일괄하는 예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그렇게 모두의 시선이 빛의 주위를 돌며, 점점 산산이 부서져가는 실타래의 끝을 향하고 있었다. 마치 무엇인가가 그 끝에서 폭발할 준비를 한 것처럼 불안감이 강한 오라를 내뿜고 있었다.
"힘 있게 다가가자!" 나는 모두에게 외쳤다. 내목소리는 네 가지의 색이 얽힌 실을 잡아당기려는 것처럼 고집스레 마음속에 새겨져 있었다.
우리가 다가갈수록, 실타래의 중심은 더 이상 우리를 막지 않고 서서히 풀려갔다. 그러나 풀려난 실은 갑자기 방향을 틀어 불길하게 굽이치고 있었다. 그 걸음에 발맞추어 우리의 머릿속을 울리는 쥐어짜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촉망했던 무언가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레온, 신비의 목소리를 들었어?" 카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눈이 살짝 떨리며 그 과정 속에 비밀스러운 무언가를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불길한 징조가 작용하며 혼란을 일으켰다. 실타래가 터지며 사방으로 찢겨나가더니, 그 중심을 감싼 빛이 눈을 뜨면 볼 수 없는 광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조심해!" 내가 외치며 레온을 끌어당겼다. 그와 동시에 기묘하게 비틀었던 빛의 실이 우리에게로 덮쳐왔다. 그의 눈이 찡그려지며 날카로운 빛 속을 헤쳐갔다. 그 순간의 충격파가 온몸을 강타했다. 우리는 서로 맞물린 채 그 무언가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정신없이 발버둥쳤다.
"이게 전부 아냐! 아직 확인해야 할 게 산더미처럼 남아 있어!" 아리아가 자포자기한 채 호소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가볍게 잠긴 목소리와 같은 정지된 같은 시간 속을 뿌리치려는 몸부림과 닿아 있었다.
빛은 갑자기 흩어지고, 숨 쉴 틈 없는 소란스러운 한나절의 틈으로 우리를 내던지듯 그토록 긴밀히 응축된 진실을 던지고 있었다. 정체를 짐작할 수 없는 화음과 의문의 반짝임 속에서 모두가 한곳에 집중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너무나도 익숙한 실루엣이 등장했다. 우리가 이전에 마주한 적 없는 아우라였다. 그리고, 그의 눈에 담긴 무언가가 심오한 비틀림으로 남겨져 있었다. 그리스도 같은 그 말 없는 공간이 우리를 아래로 향하고 있었다.
"자신 있는 실타래였다 바로 지금의 너희를 만들어냈지..." 그의 음성은 차갑게 깡스레 전해졌고, 감정의 물결은 쉽게 와해될 듯했다. 그의 손은 여전히 신비로운 길 끝에 떨어지는 빛길을 조준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짙어진 어둠 속에서 기어드는 따뜻한 햇살에 벽에 반사된 그의 눈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려고 했고, 그 모습을 숨기지 않은 채 무음 속의 소용돌이로 휘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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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다툼의 시간이 찾아왔다. 우리가 다다랐던 모든 순간과 걸어갔던 길들이 모두 하나로 뭉쳐져 불안하게 스며드는 범위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그 이유도 전체도, 아직 무엇도 알지 못한 채로. 그러나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알 수 없는 결정적인 그 순간이 지금 다가오고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결정해야 하느냐, 그리고 그 결정이 우리를 어디로 인도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채로 그 순간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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