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성이 묻어나는 차가운 숨소리가 진우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는 자신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이 자리에 서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숨막히게 닫힌 공간, 진우는 길게 내쉬고 있었다, 머릿속에 회오리를 내리는 생각들이 그를 삼키고 있었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계속할 것만 같아?" 미래의 목소리가 어둠을 가로질러 다가왔다. 그녀의 청록색 눈은 그의 질려버린 깊은 시선을 마주했다.
진우는 흠칫하며 그녀의 문의를 받아들였다. "과거를 고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거지?" 그의 숨결이 떨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그간의 모든 무거운 마음이 담겨 있는 듯했다.
철컹거리는 소리가 어둠 속에 혼연일체가 되어 퍼져 나갔다. 미래는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재하를 불렀다. "어떻게 할 거야? 그들이 곧 올 거야."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니까 생각은 빨리 끝내야겠지." 재하가 무심히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훨씬 심각했다.
재하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그 속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그래, 우리는 이미 많이 왔어.' 진우는 그 말을 스쳐 지나가듯 되뇌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모든 것이 그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진우는 손을 무겁게 들어 올렸다, 그의 손끝에는 이제 결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함께 한다고 믿어도 될까, 진우?" 미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의 손은 진우에게 내밀어져 있었다, 거부할 수 없이 따뜻한 채로.
그 순간, 숨 막힐 듯한 어둠 속에서 돌연 무언가가 나타났다. 발밑의 성질 나쁜 바닥이 진우에게 강력한 경고음을 발하며 울렸다.
"그 어떤 방향이라도 고뇌는 있을 거야." 재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렸다, 마치 공간을 넘나드는 듯. 그의 눈은 다시금 결정적 순간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우의 심장은 그의 방향을 찾으려 안간힘을 다했으나, 그는 여전히 감도는 불길함 속에서 방향을 느껴야 했다.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던 순간, 미래가 말했다.
"우린 우리 각자의 역할을 다 해야만 해.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고 믿었어."
진우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모든 것이 흐트러져 버렸다. 그가 지금 내지르면 닿을 거리에 있는 모든 것이, 이젠 그의 손가락 안에서 멀어질 것 같았다.
순간적으로 그는 강하게 정신을 붙들며 과거의 모든 기억이 지나가는 것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눈을 떴을 때, 그가 무엇을 봤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새로운 결단을 내리고 있었다. 그의 결단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고 날카로웠다. 아마도,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그때 무언가 무거운 것이 그의 시야 너머로 흔들리며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시간이 갈수록 그 실체는 주인을 향해 다가오듯 거대해지고 있었다.
진우는 그것을 보며 길을 찾으려 애썼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려 했으나, 목소리는 그 사이에 강력하게 갈라져 나오는 긴박함 속에 잠겼다.
"우리의 선택은 언제나 올바른 것이었길 바랄 뿐이야." 재하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의 눈에는 아직도 많은 것이 남겨진 채였다.
미래는 강하게 그를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이젠 움직여야 해. 움직일 시간도 거의 없으니까."
그 순간, 모든 것들이 다시 한 번, 신비하게 오를 듯한 긴 소리와 함께 진우의 시야를 감돌며 진우를 압도했다. 이 모든 것은 아직도 미궁 속에 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의 발이 닿을 곳이 어디인지 여전히 갸웃거릴 수 없었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이미 그가 걸어갈 길은 매 순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가 그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무엇이 그를 맞이할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거대한 운명처럼 걸쳐 있었다. 언제나처럼,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서로의 등을 맞댄 순간, 모든 갈등의 해소는 바로 그들의 손끝에 가지를 뻗고 있었다. 어둠을 삼킬만한 거대한 폭풍이 그저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 전방에서 다시 들려오는 메아리가 그들의 귀로 채워졌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진우는 잠시 멈추며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손은 마치 새로운 길을 안내하듯 빛나고 있었다.
진우는 이제 선택할 시간이었다. 그의 발걸음은 아직도 여전히 주저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지금은 전진해야 할 순간이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