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이 내 피부를 태우는 열기에 공기가 순식간에 일그러지며, 탑의 천장이 무너질 듯 진동했다.
광장의 중앙에서, 불꽃이 내 주위를 맴돌며 붉은 빛을 뿌렸고, 그 열기가 바닥의 돌을 검게 그을렸다. 나뭇잎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며 숨을 가빠오게 했고, 바람이 창문을 통해 스며들어 피부를 서늘하게 에는 동시에 뜨거운 파동이 균형을 흔들었다. 나는 손을 뻗어 그 힘을 붙잡아봤지만, 가슴의 고동이 팔을 휘감아 손가락이 저절로 떨렸다. 민우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그의 지팡이가 공기를 가르며 푸른 빛을 뿜어냈고, 그 진동이 바닥을 울리며 나를 뒤로 밀어냈다. "수린, 그걸 참아. 이 폭주가 퍼지면, 다 같이 삼켜질 거야." 그의 말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지팡이를 쥔 손가락이 하얗게 변하는 게 보였다.
지혜가 내 어깨를 스치며 다가왔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며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었고, 손끝의 부드러운 압력이 팔을 누르듯 느껴졌다. "수린아, 제발... 나랑 같이 해보자. 이게 내 실수였지만, 포기하지 마."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는 듯 약했지만, 그 속에 섞인 숨결의 뜨거움이 후회의 깊이를 드러냈다. 카엘은 책을 들고 벽에 기대 서서 웃음을 지었다. 페이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정적을 깨며, 그는 느릿하게 중얼거렸다. "오호, 이 폭주가 시작인가? 수린, 네 불꽃이 그림자를 부르는 법을 알게 된 거야. 지혜, 네가 그 연결을 만들었으니, 재미있는 반전이네." 그의 말투는 장난기 가득한 유혹처럼 흘렀고, 책의 잉크 냄새가 공기에 스며들어 코를 자극했다. 유리아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코웃음 쳤다. "또 시작이네? 카엘, 네가 이걸 부추긴 거 아냐? 수린, 당장 그걸 꺼버려. 이 불꽃 때문에 다 타 죽을 판이야!" 그녀의 금발이 빛에 번쩍이며, 지팡이 끝의 열기가 바닥을 데우는 소리가 귀를 울렸다.
"내 힘을 꺼라고? 이게 나를 지키는 유일한 거잖아!" 내 목소리가 공기를 가르고 나왔다. 심장이 제멋대로 뛰며,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는 불꽃이 시야를 붉게 물들였다. 그 열기가 얼굴을 그슬리는 동시에, 창밖의 나뭇잎 소리가 점점 커지며 불길한 리듬을 만들었다. 민우가 지팡이를 높이 들며 끼어들었다. "수린, 네가 강하다는 건 알아. 하지만 이 폭주가 그림자를 더 불러들일 테니까, 제어해." 그의 어조는 조언처럼 들렸지만, 관자놀이에 솟은 핏줄이 그의 긴장을 보여주었다.
그림자가 광장을 스치듯 다가오자, 장면이 탑의 계단으로 전환됐다. 나무 계단이 삐걱거리며 우리 무게를 지탱했고, 먼지와 오래된 석재의 냄새가 코를 채웠다. 우리는 후퇴하며 계단을 내려갔지만, 바닥의 미끄러운 촉감이 다리를 흔들었다. 지혜가 내 뒤를 따르며 속삭였다. "수린아, 내가 그 봉인을 건드린 건 정말 몰랐어. 하지만 네가 그 힘을 받아들인 순간, 이 모든 게... 연결됐어." 그녀의 손이 내 등을 스치며 따뜻한 기운을 전했지만, 그 압력이 오히려 가슴을 조여왔다. 카엘은 책을 펼치며 한 걸음 물러났다. "연결? 재미있는 표현이야, 지혜. 기록에 따르면, 봉인의 조각은 서로를 끌어당기지. 수린, 네 불꽃이 그 시작일지도 모르고, 누군가 이걸 이용하려는 계획이 숨어 있을 텐데." 그의 웃음소리가 낮게 울리며, 페이지 스치는 소리가 계단의 정적을 깨었다. 유리아가 계단을 내려오며 지팡이를 흔들었다. "계획? 웃기지 말고, 카엘. 너처럼 비밀을 주워담는 놈이 제일 수상해. 수린, 그 불꽃을 버려. 이걸로 다 같이 끌려갈 테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거칠고 직설적이었고, 지팡이 빛이 계단의 그림자를 춤추게 했다.
나는 계단을 붙잡으며 대꾸했다. "버리라고? 이 힘 없으면, 내가 어떻게 싸워? 너희가 나를 믿지 않으면 혼자라도..." 내 말이 끊기며, 불꽃이 손바닥에서 피어올랐고, 그 열기가 계단의 나무를 그슬리는 소리가 들렸다. 민우가 앞장서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믿어, 수린. 하지만 이 폭주가 끝나지 않으면, 더 큰 그림자가 올 거야." 그의 말은 단호했지만, 어깨의 팽팽함이 그의 불안을 드러냈다.
대화가 이어지며, 계단의 좁은 공간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수린아, 내가 도울게. 이게 내 잘못이지만, 포기하지 말자." 지혜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떨렸고, 그녀의 손가락이 내 팔을 스쳤다.
"도와? 웃기지 마, 지혜. 네가 그 봉인을 만지작거렸으니, 이 난리야. 수린, 네가 그 불꽃을 다루지 마!" 유리아의 비아냥거림이 공기를 베었다.
"재미있네, 이 연결. 봉인의 조각이 깨우는 소리가 점점 커지네. 지혜, 네가 키를 쥐고 있을지도 모르겠어." 카엘의 말은 느릿하게 흘렀고,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강조했다.
"키? 그게 무슨 소리야? 나도 모르는 부분이 많아." 지혜의 어깨가 살짝 움츠러들며, 그녀의 숨결이 빨라졌다.
"모른다고? 그럴 리 없지. 이 봉인이 풀린 건 우연이 아니야." 민우의 지팡이가 바닥을 스치며 소리를 냈고,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장면이 광장으로 옮겨지며, 우리는 탑의 바깥으로 나왔다. 밤하늘의 별빛이 희미하게 비추는 가운데, 차가운 바람이 피부를 스치며 풀내음을 휘저었다. 그림자가 더 선명하게 다가오자, 그 기운이 공기를 얼렸다. 나는 불꽃을 앞으로 밀어냈다. 그 열기가 광장의 돌을 붉게 물들이며, 나뭇잎이 타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이건 내 전쟁이야. 너희가 배신했든 말든." 내 외침이 공기를 가르자, 심장이 격렬하게 뛰어 다리를 떨게 했다. 민우가 지팡이를 치켜들며 나를 보호했다. "수린, 물러서라. 이 녀석이 더 강해졌어." 그의 빛이 그림자와 부딪치며 스파크가 튀는 소리가 귀를 울렸고, 어깨가 단단히 굳었다. 지혜가 다가오며 속삭였다. "수린아, 같이 싸워. 이 힘이... 우리를 구할 수 있어." 그녀의 떨림이 내 팔을 스쳤고, 목소리가 약하게 흘렀다. 카엘은 책을 들고 후퇴하며 중얼거렸다. "구한다고? 재미있네, 수린. 하지만 봉인의 또 다른 조각이 깨우는 소리가 들려. 누군가 더 개입했을지도." 유리아가 지팡이를 휘두르며 소리쳤다. "또? 이 미친 상황이 끝나지 않네! 수린, 네가 그 불꽃을 제어 못하면 다 끝장이야."
바로 그때, 그림자 속에서 더 큰 형체가 스멀대기 시작했다. 그 기운이 광장을 진동시키며, 바닥이 갈라지는 소리가 울렸다. 불꽃이 내 몸을 휘감았고, 그 안에 숨겨진 진실—아마도 봉인의 또 다른 조각—이 드러나기 직전이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