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목차
1화
마지막 곡
제1화

소리 없는 서곡

깊은 어둠 속에서 황금빛 음표 하나가 마치 은하의 별처럼 눈부시게 떠올랐다. 그것은 공중에 유영하듯 춤을 추며, 은밀하게 속삭였다. "찾아서 가져가라." 그러나 그 목소리는 아무에게도 닿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 순간, 그 음표를 찾아 나서는 자들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르하르토, 그 남자는 절벽 위에 우뚝 선 채, 주위의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는 음악가였지만,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음악가였다. 오묘한 침묵 속에 서류처럼 흩어지는 바람의 감촉만이 그와 함께했다. 그의 마음 속에서는 끊임없이 음악이 흘러넘쳤지만, 그것은 그만의 것이었다. 그의 발끝에 걸린 절벽 아래로 시선을 던지며, 그는 처음으로 그의 고향을 떠날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르하르토, 무슨 생각에 잠겨있나요?" 어느새 그의 곁에 다가온 여성의 목소리가 그를 현실로 돌려놓았다. 그녀는 하얀 드레스를 휘날리며 다가와 그의 옆에 섰다.

"안젤리카." 르하르토는 그녀의 눈을 맞추며 말했다. "저 아래 숲 속에서 맥박 치고 있는 멜로디가 들리길 바라고 있었어요."

안젤리카는 머리를 기울이며 웃음을 지었다. "들은 건가요? 아니면 느낀 건가요?"

“느꼈어요,” 그는 말하며 손끝으로 응축된 공기를 쓰다듬었다. 그곳에 눈에 보이지 않는 음표들이 맴돌고 있었다.

"그렇다면 저도 함께 느껴볼까요?"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끌어당겼다. "우리 아래에 있는 것들을 찾아보자고요."

두 사람은 숲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뭇가지들이 서로 부딪쳐 내는 소리는 르하르토에게 마치 연인의 속삭임처럼 들렸다. 그들은 그 소리를 따라갔다. 길고도 잠잠한 순간들이 흐르고, 그 속에서 새로운 소리가 우주를 채웠다. 청아한 멜로디가 끊임없이 그들을 향해 휘감아 왔다.

갑자기 르하르토가 멈춰 섰다. 주먹에 힘을 주며 그는 궁금함에 찬 눈빛으로 안젤리카를 바라보았다. "들어봐요. 저기에 무언가 있어요."

안젤리카는 숨을 참으며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나무 너머로 희미하게 깜빡이는 반딧불 같은 작은 빛들이 서서히 모여들고 있었다. 그 중심부에는 이전에도 본 적 없는 빛이 있었다. 그것은 멀리서도 선명하게 그들의 시선을 끌었다.

"저게… 전설의 음표가 아닐까요?" 그녀의 입가에 호기심이 퍼졌다.

르하르토는 조심스럽게 그 빛에 손을 뻗었다. 굵고 거친 나무 껍질의 감촉이 그의 손끝을 스친다. 허공에서 체감되는 불안한 낌새가 그를 곤두서게 했다.

"잠깐… 이게 무슨…!" 안젤리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땅이 크게 울렸다. 큰 굉음과 함께 그들의 발 아래의 땅이 일렁이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르하르토는 순간적으로 그의 손을 안젤리카에게 뻗었다. 두 사람은 그 충격에 서로를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갈라진 땅 모퉁이에서 기묘하고 암울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르하르토! 이건… 자연의 기운이 아니에요!" 안젤리카는 호흡이 빠르게 반복되며 그를 경고했다.

르하르토는 차갑게 솟아오르는 불안감을 떨치며 결단을 내렸다. 그 무엇도 그들을 막을 수 없다는 의지가 그의 눈동자에서 빛났다. 그 순간, 주변은 다시 고요 속으로 잠겼다. 그러나 그 고요는 더 깊은 혼란의 전조였다.

---

놀랍게도 그들이 선 땅에서 처음 보았던 것과는 다른, 은은하게 주홍빛을 띠는 음표가 나타났다. 전설의 음표는 아니라도 그것의 단초인 듯했다. 어느 새로운 곡의 부름인지 알 길은 없었지만, 그것은 분명 르하르토와 안젤리카에게 새로운 길을 안내하려는 의지가 느껴졌다.

그 순간, 뒤에서 스윽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림자가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주위 나뭇잎들을 전율시키며, 한 인물이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지의 인물이었다. 그의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까맣게 타들어 가는 눈에 강렬한 빛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그 긴 침묵을 깨며 그가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그렇게 손에 넣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길은 쉽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듣고 싶어하는 소리는 그 끝에 있지 않아."

르하르토는 혼란 속에서 그의 말을 곱씹었다. 전설의 음표는 정말 이 눈앞에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갈림길이 그를 기다리는 것일까. 그 모든 의문들이 그와 안젤리카를 둘러싸며 답을 찾고 있었다.

그 미지의 인물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더 깊은 숲 속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갑자기 사라졌다. 하지만 그의 말은 여전히 공기 속에 무겁게 머물러 있었다.

안젤리카는 그의 팔을 잡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계속 그를 따라갈까요?"

르하르토는 그녀의 질문에 쉽게 답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결심은 단 하나였다. 소리 없는 음악가로서의 운명을 걸고서라도, 그는 그 길을 걸으며 음표의 비밀을 밝혀내야 했다.

떠오른 해는 그들을 새로운 하루로 안내했고, 그들은 주홍빛 음표를 표지로 삼아 이방인의 발자취를 좇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찾기를 원하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 그들의 곁에서 달그락이는 이 모든 것들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이제 그들의 여정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숨겨진 음표의 끝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아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 마지막 곡
1화   소리 없는 서곡 2화   불협화음의 서막 3화   어둠 속에서 빛나는 작은 불꽃 4화   음악의 심연으로 드리운 그림자 5화   어둠 속의 반짝이는 멜로디 6화   불규칙한 비트 속의 음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