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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금지된 불꽃
제4화

불꽃의 속삭임

총소리가 복도를 가르고, 벽에 패인 작은 구멍이 먼지를 뿌리며 공기를 채웠다. 그 진동이 이수현의 이빨을 갈리는 듯 울리며, 그녀의 발이 본능적으로 미끄러졌다.

복도의 형광등이 깜빡이는 빛 아래, 김태오의 몸이 그녀 앞을 가로막은 채 굳어 있었다. 그의 재킷이 찢어진 소매에서 피 한 방울이 떨어지며 바닥의 먼지를 적셨고, 공기 중에 금속과 피의 냄새가 스며들었다. 이수현의 손이 난간을 붙잡았지만, 그 차가운 금속이 피부에 스며드는 감촉이 오히려 그녀의 다리를 떨리게 만들었다. 그림자 속에서 나타난 인물이 재빨리 후퇴하며, 그의 발소리가 계단을 울리듯 메아리쳤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 태오." 그의 목소리가 멀어지며, 웃음기 섞인 위협이 남았다.

김태오가 이수현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피부를 세게 누르며, 뜨거운 체온이 전해졌지만 그 안에는 미세한 떨림이 숨어 있었다. "빨리, 여기서 나가자." 그의 말투는 여전히 우아했지만, 각 단어가 숨 가쁜 호흡에 끊기며 긴장된 기운을 드러냈다. 이수현은 저항 없이 그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발밑의 콘크리트가 차갑게 문지르며, 그녀의 신발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거리의 차가운 바람이 문을 열자마자 밀려들어, 코를 찌르는 가을 잎 냄새와 함께 그녀의 뺨을 스쳤다.

그들은 건물을 빠져나와 인파가 드문 뒷골목으로 숨어들었다. neon 사인이 번쩍이는 불빛이 그들의 그림자를 길바닥에 던지며, 이수현의 시야를 어지럽혔다. 그녀가 벽에 기대 숨을 골랐고, 손바닥이 거친 벽돌에 스며들며 따끔거렸다. "그 인물이 누구였어? 윤지훈의 복제라도 된 것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날카로웠고, 말 끝마다 뾰족한 의심이 스며들었다. 김태오는 그녀의 눈을 피하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상처를 누르기 시작했다. 피가 천에 스며들며, 그 붉은 자국이 그의 손가락을 따라 흘렀다.

"그건... 설명하기 힘들어." 김태오의 대답은 짧고, 우아한 억양이 평소와 다르게 무거웠다. 그는 벽에 기대며,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엔진 소리를 듣는 듯했다. 이수현은 그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그의 턱선이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고, 그 아래에서 미세한 땀방울이 빛났다. "힘들다니? 너는 항상 그런 식이야. 숨기고, 피하고." 그녀의 어깨가 올라가며, 손이 주먹을 쥐었다. 주먹 안에서 손톱이 피부를 파고드는 고통이 가슴을 조였다.

"내가 그 불꽃을 피운 건 아니야." 김태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가 낮아지며, 연기처럼 공기에 퍼졌다. "하지만 그날 밤, 나는 지훈과 함께 있었어. 그 계획의 일부였지만, 강제된 거였지." 그는 손수건을 구기며 바닥에 떨어뜨렸고, 그 소리가 작은 메아리처럼 울렸다. 이수현의 심장이 빨라지며,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휘몰아치는 기분이었다. "강제? 그럼 누가? 왜 나한테 말 안 해?" 그녀의 질문이 쏟아지듯 나왔고, 각 단어가 그녀의 호흡에 섞여 날카롭게 날아갔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오며, 그의 체온이 공기를 데웠다. "말할 수 없었어. 그 불꽃 뒤에 숨겨진 자들이 아직 움직이고 있으니까." 김태오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았지만, 그녀는 피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손길이 피부에 스며드는 따뜻함이 이상한 안도를 불러일으켰다. "지훈은 살아 있어. 그 메시지도 그쪽에서 온 거야. 하지만 그 인물은... 그의 형제일 수도 있어." 그의 말에 이수현의 눈이 커졌다. 그녀의 머리가 빙빙 돌았고, 입안에 쓴 맛이 맴돌았다.

"윤지훈의 형제? 그럼 민준처럼?" 이수현이 중얼거렸다. 그녀의 발이 바닥을 문지르며, 진흙 냄새가 신발에서 피어올랐다. 김태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더 깊이 연결된 놈이야. 그 불꽃이 일어난 이유를 아는 자." 대화가 이어지며, 골목의 소음이 배경으로 스며들었다. 멀리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지만, 그건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세상처럼 느껴졌다.

"내 친구를 잃은 건 네 탓이야." 이수현의 목소리가 커지며, 그녀의 손이 그의 가슴을 밀었다. 재킷의 단추가 그녀의 손가락을 눌렀고, 그 아래에서 고동치는 심장박동이 전해졌다. 김태오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그는 한 걸음 물러났다. "나도 잃었어. 지훈은 내 형제나 다름없었으니까." 그의 대답은 부드러웠지만, 각 단어에 스며든 아픔이 공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이수현은 그를 노려보았고, 그녀의 뺨이 열기로 달아올랐다.

그들은 골목을 벗어나 작은 카페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 커피의 구수한 향기와 따뜻한 공기가 그들을 감쌌다. 카페 안의 소음—의자와 테이블이 부딪치는 소리, 머그컵이 당기는 소리—이 그들의 긴장된 숨결을 가려주었다. 이수현은 창가 자리에 앉았고, 그녀의 손이 테이블을 더듬었다. 차가운 나무 표면이 피부를 식혀주었지만, 마음속 불꽃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제 말해. 그 불꽃의 진실을." 그녀의 말은 명령처럼 날카로웠다.

김태오가 맞은편에 앉으며, 웨이터에게 커피를 주문했다. "블랙으로." 그의 말투는 여전했지만, 손가락이 테이블을 두드리는 리듬이 불규칙했다. "그날, 지훈과 나는 회사의 비밀 프로젝트에 끼어들었어. 누군가의 배신으로 불꽃이 일었지. 하지만 배신자는... 내 옛 동료야."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증기의 따뜻함이 그의 얼굴을 스쳤다. 이수현은 그의 말을 따라가며, 그녀의 손이 컵을 쥐었다. 뜨거운 열기가 손바닥을 데우며, 가슴의 통증을 잠시 잊게 했다.

"동료? 그럼 박정희도 관련이 있어?" 이수현의 질문이 날아갔고, 그녀의 눈빛이 그의 얼굴을 꿰뚫었다. 김태오는 미소 지었지만, 그건 억지였다. "아니, 정희는 아니야. 그녀는 순수해. 하지만 그 동료가 정희를 이용했을 수도 있어." 그의 고백에 이수현의 몸이 경직되었다. 그녀의 친구, 박정희가 관련될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가슴이 조여들었다. "이용? 그럼 이제 정희도 위험해?" 그녀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카페의 다른 손님들이 시선을 돌렸다.

"아마도." 김태오가 속삭였다. 그의 손이 그녀의 손 위에 겹쳤고, 그 무게가 그녀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우리는 먼저 움직여야 해. 그 메시지의 주인을 찾아." 대화가 이어지며, 카페의 음악 소리가 배경으로 흐려졌다. 이수현은 그의 말을 받아들이며, 창밖의 거리를 보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빗소리가 유리를 두드리며 메아리쳤다.

바로 그때, 이수현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화면에 뜬 번호가 낯익었다—박정희의 번호. 그녀가 재빨리 받아들었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현아, 나 위험해. 그 불꽃의 그림자가..." 정희의 말끝이 끊기며, 연결이 끊어졌다. 이수현의 손이 떨리며, 핸드폰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소리가 카페를 울리며, 그녀의 가슴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김태오가 그녀를 일으켰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 가자." 그의 말에 이수현은 문을 향해 달려갔다. 빗방울이 그들의 몸을 적시며, 거리의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하지만 그들의 발걸음이 멈췄다—골목 끝에서 또 하나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 형체가 다가오며, 손에 든 물건이 번쩍였다. "너희는 여기서 끝이야."

그리고 그 순간, 새로운 위협이 그들을 덮쳤다.

📚 금지된 불꽃
1화   운명의 불꽃, 첫 번째 불씨 2화   불꽃의 그림자, 은폐된 속삭임 3화   베일에 가린 불꽃 4화   불꽃의 속삭임 5화   불꽃의 속삭임: 그림자의 속임수 6화   배신의 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