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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24화
사라진 기억의 조각들
제24화

기억을 조작하는 그림자

그림자가 어렴풋이 벽 너머로 스칠 때, 소희의 귀에는 첨탑에서 울리는 풍경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마치 가까이 놓인 무언가의 경고음을 자아내는 듯했다. 그녀는 그 소리가 마음 깊은 곳에서 아련히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이상한 기분, 느껴져요." 소희는 낮게 속삭이며 주변을 더듬었다. 그녀의 눈길은 멈추지 않고 벽의 표면을 흡수하듯 훑었다. 지난 기억의 흔적들이 그녀를 지나칠 때마다, 흩어진 퍼즐 조각들이 그녀의 머리 속에서 저마다의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민재는 무심하게 그녀의 옆에 서서 살랑거리는 그림자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어느덧 자켓 주머니 속으로 파고 들었다. "여기선 무얼 봐야 할지 모르겠어. 다만 이 방 안에 뭔가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

그 순간, 어두운 실내를 가로지르는 조용한 발소리가 벽면을 스쳐 지나갔다. 소희는 신경이 예민해지며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저 소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소나기 마냥 가는 실로 이어졌다.

"분명히 이상한데." 민재가 말했다. 그는 더 깊이 그 소리를 쫓으며 방의 한없이 넓은 공간 속으로 긴장감이 깃들도록 했다.

바로 그때, 연우가 나타났다. 그녀의 손에는 오류로 가득 찬 고대의 문서가 들려 있었다. "이것을 보세요. 누군가가 일부러 정보를 숨겨왔어요. 모든 것이 가려져 있었다는 걸 알았어요."

소희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연우가 가져온 문서를 받아들였다. 그 차가운 종이의 질감이 그녀에게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여러 번 뒤틀리고 조작된 흔적이 담긴 것이었다. 그녀는 그 문서의 결말이 어떤 찢긴 조각으로 이어지는지 상상하며 눈을 찌푸렸다.

"여기 적힌 건 대체 뭐야? 우리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어." 그녀의 속삭임은 공허한 방 안에서 메아리를 만들어냈다.

한편, 빈센트가 그들 뒤에서 조용히 다가왔다. "여기서 알게 될 것이 더 많을 것 같아. 무엇인가 훨씬 커다란 계획이 있었던 거겠지."

그는 무언가를 발견한 듯 손끝으로 바닥의 패턴을 짚으며, 그 의미를 해독하려는 듯 집중했다. 소희는 그의 옆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손을 내밀었다. 문서의 작은 글자들이 덜컹이는 기계를 움직이듯 두근거림을 자아냈다.

"이게 마치 고대의 암호처럼 보이는데." 연우의 말이 그들의 주의를 끌었다.

마치 오래도록 노력했던 훈련처럼, 연우는 겉으론 침착하게 문서를 분석하며 말했다. "어쩌면 이러한 단서들이 우리가 찾고 있는 진실의 일부분일지도 모릅니다."

"맞아," 소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걸 알아내면 우리가 놓쳤던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야."

그때, 방의 또 다른 곳에서 기계음이 들려왔다. 소희는 놀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들은 그것이 다음의 단서를 감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곳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다니... 무슨 의미가 있어?" 민재가 낮게 속삭였다.

그 순간, 문이 다시 스스르 열리며, 그 속에서 기다려진 개연성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 문 뒤에는 눈에 띄지 않는 적막함이 가득 차 있었다. 소희는 그것을 바라보고는 놓쳐버렸던 감정들이 무시무시하게 엄습함을 저항할 수 없었다.

그림자는 곧 어두운 외투를 걸친 인물로 이어졌다. 그들은 그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그의 눈에 띄는 것은 찬란한 빛으로 가득 찬 과거의 잔해들이었다.

"누구죠?" 소희가 물었을 때 공기는 마치 숨죽어 있는 척하면서도 그 실마리를 풀어달라는 미세한 떨림이 감돌았다.

그 인물은 고개를 빗짓이며 그녀를 응시했다. "내 의도를 이해하지 못할지도 몰라. 그러나 너희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나는 잘 알고 있지."

소희는 그의 말을 들으며 느껴지는 감정에 종잡지 못했다. 그가 금방이라도 떠올릴 듯 강하게 때리는 생각들이 마치 주먹에 흠칫 놀란 듯 그녀의 머릿속에 박혔다.

"어떻게 아는 거죠?" 그녀는 좀처럼 놓칠 수 없는 그의 눈빛을 마주했다.

"너희가 기억에 안착하고 있는 그 모든 것은, 결국 나를 통해 드러날 거야."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빈틈없이 스며들며 그들을 잠식했다.

소희는 흐릿해진 눈길로 그를 추적하며 손끝을 꼬았다. 그녀가 겪고 있는 기억의 망령이 굽이치는 순간이었다. 곧 그들 앞에 그가 던질 또 하나의 비밀이 다가오고 있었다.

허공 속에서 일렁인 불빛이 다시 그들 앞에 드리워지고, 그것은 더 큰 모험을 암시하며 다가오는 듯했다.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 사라진 기억의 조각들
1화   어둠 속의 첫 조각 2화   밤의 속삭임 3화   밤의 미로 속으로 4화   어둠 속의 잔흔칩 5화   말 없는 미궁 속의 신호 6화   기억의 파편 7화   사라진 빛의 잔상 8화   어둠의 중심에 다가서며 9화   어둠 속의 속삭임 10화   어둠 속의 만남 11화   공포의 미로 12화   망각의 회귀 13화   속삭임의 유혹 14화   기억의 덫 15화   기억의 덫 속에서 16화   기억의 심연 17화   기억의 나락에서 18화   사라진 기억의 불씨 19화   기억 속의 낯선 연결고리 20화   어둠에 숨겨진 실마리 21화   사라진 기억의 실타래 22화   어둠 속의 이중 연쇄 반응 23화   거짓된 평온 뒤의 그림자 24화   기억을 조작하는 그림자 25화   어둠 속에서 깨어나는 기억 26화   기억의 쇄도 27화   바로잡힌 기억의 굴레 28화   뒤얽힌 기억의 물레 29화   조각난 과거의 언어 30화   어둠 속 불현듯 펼쳐지는 기억의 조각 31화   불가사의 속에 떨어진 진실 32화   혼돈 속의 서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