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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나는 재벌의 숨겨진 딸이었다
제2화

낯선 문턱 앞에서

다음 날 아침, 그동안 배달음식을 시킬까 말까 망설였던 내게 김태준의 권유는 작은 충격이었다. 문밖에서 다시 만난 그의 얼굴은 어제와 달리 차분해 보였다.

"윤하린 씨, 어제는 잘 주무셨습니까?"

"네... 뭐, 잠을 잘 잔 건 아니지만요." 나는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눈앞에 있는 김태준이라는 남자는 어제 내게 무시할 수 없는 진실을 말했다. 그렇지만, 정말 그게 진실일까? 꼭 그렇다고 믿고 싶진 않았다.

그는 이내 정중하게 말했다. "오늘은 회장님을 뵙고 회장님께서 직접 이야기를 나누시길 원하십니다."

"정말 제가 회장님의 딸이라는 증거가 맞는 건가요? 그냥 장난이거나, 사기 같은 건 아니고요?" 나는 여전히 거부감과 불안함이 교차한 물음에 답을 찾고 있었다.

"물론입니다. 서류와 증거물들은 모두 진위가 확인된 것입니다. 회장님께서도 이 사실을 공표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확신에 찬 말을 이어갔다.

나는 배제할 수 없는 호기심과 불신감 사이에서 싸우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알겠어요. 그럼 가죠."

차분한 차림의 김태준을 따라간 곳은 서울의 고층 빌딩들 사이에 다소 독특하게 서 있는 대저택이었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느꼈던 부유한 냄새는 위압적으로 다가왔다. 신발을 벗고, 부드러운 양탄자를 디딜 때마다 여성의 발소리가 캔버스처럼 이어졌다.

"여기입니다." 김태준은 큰 나무 문앞에서 멈추어 섰다. "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눈앞에 있는 모습을 보고 말을 잃었다. 탁자 건너편에 앉아 있는 나이든 남자는, 곧장 내 얼굴을 보며 괜히 눈이 떨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린아... 드디어 만나는구나." 그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따뜻했고, 그의 두 눈에는 깊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회장님... 이렇게 만나게 되어 좀 충격이네요. 저를... 어떻게 찾으신 거죠?" 내가 물었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했다. "너를 지켜보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네 어머니가 너를 잃고 난 후, 우리의 삶은 그대를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나는 그의 말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잠시 침묵만 흐르며 그를 바라봤다. 이 만남으로 인해 나의 삶이 완전히 뒤집어질까 두려웠으나, 이상하게도 내 안에 작은 기대가 솟아나고 있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너를 찾기를 바라왔다. 너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 여기서 가족을 다시 이루고 싶구나."

나는 그 말을 듣고 복잡한 감정이 올라왔다. 가족이라... 그토록 바라왔던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듣고 싶어 했던 순간이 이렇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제가 여기서 무얼 해야 하죠?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그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너는 단순히 우리와 함께 있어줬으면 한다. 네가 우리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하는 건 아니란다."

이 말에 나는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갑작스럽게 가족이 생긴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은 따뜻하고 진심이 담긴 듯 느껴졌다.

"그럼... 다른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제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나타난 것을..."

그때 그의 옆문이 열리며, 첫날 봤던 김태준 외에 새로운 얼굴들이 보였다. 내 또래로 보이는 남자와 중년의 여자가 다가왔다.

"남자형제들을 소개할게. 이쪽은 네 오빠, 한서. 그리고, 남동생인 준서야."

두 사람은 차례로 나를 바라보며 점잖은 미소를 지었다.

한서가 먼저 말했다. "안녕하세요, 하린씨. 우리와 함께 해줘서 정말 기뻐요. 가족이 하나 되어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그간 서로를 꿈꿔왔다고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

그 말은 당황스러웠지만, 그의 진심 어린 눈빛이 내 마음을 조금 녹였다. "저도... 그렇군요.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나는 그들의 존재가 나의 불안감을 조금씩 덜어내는 듯했다. 이 갑작스러운 만남은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환영에 조금은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의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었고,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고 두려웠다. 나는 이 낯선 문턱 앞에서 벌써 새로운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 나는 재벌의 숨겨진 딸이었다
1화   1화: 갑작스러운 진실 2화   낯선 문턱 앞에서 3화   3화: 낯선 가족의 온기와 그림자 4화   오라버니의 다정함, 동생의 비밀 5화   차가운 그림자, 따뜻한 온기, 그리고 풀리지 않는 의문 6화   비밀의 문턱을 넘어서 7화   균열과 마주서다 8화   균열 너머, 드리운 그림자 9화   미궁의 열쇠 10화   숨 막히는 진실의 심연 11화   11화: 판도라의 상자 12화   악마의 초상 13화   13화: 심연의 속삭임 14화   14화: 포식자의 눈 15화   15화: 심판의 서막 16화   16화: 이름 없는 아기 17화   17화: 핏줄의 균열 18화   18화: 악마의 자장가 19화   제19화: 거짓된 요람 20화   제20화: 거짓된 요람 21화   제21화: 부서진 요람 22화   제22화: 잿더미 위에서 피는 꽃 23화   제23화: 악마의 체스판 24화   제24화: 가장 눈부신 파멸 25화   제25화: 우리가 함께 쓰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