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악보집은 다락방에 있었다. 박지아는 먼지를 털고 첫 페이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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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표들이 낯설었다. 기보법이 달랐다. 할아버지만의 표기 방식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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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음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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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앞에 앉아 따라 쳤다. 처음 세 음. 방 안 공기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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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음을 치자 창밖 비가 멈췄다. 일곱 음을 치자 방 안 온도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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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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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 첫 페이지 귀퉁이에 할아버지의 메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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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계는 현실을 바꾼다. 끝까지 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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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음까지 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