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서늘한 바람이 그들의 피부를 스치며 지나갔다. 길고 깊은 숨소리들이 세밀하게 뒤엉키며 어지러운 공간을 가득 채웠다. 태민의 손끝은 떨리고 있었다. 그가 쥐고 있는 손전등의 빛이 마치 마지막 흔적처럼 불안하게 비틀거렸다.
"저기, 어떤 길이 보이는 것 같아." 지연의 가늘고 떨리는 목소리가 그들을 붙잡아 끌어올렸다.
그곳에는 희미하게 빛나는 출구가 있었다. 하지만 그 빛은 갈수록 미약해졌다. 마치 사라지기 전 마지막 숨을 내쉰 듯한 빛이었다. 태민은 근처 바위에 손을 대며 조심스레 발 앞으로 다가갔다. 그의 눈은 초점을 잡으려 애썼지만, 점점 더 어두워져 가는 벽의 틈을 타고 흘러 나오는 기묘한 소리들에 의식이 분산됐다.
"우리가 가야할 곳이 바로 저기일지도 몰라." 세훈이 조용히 말했다. 그의 입가엔 은은한 미소가 걸렸다. 그러나 그 미소는 하나의 고백이었다. 결단의 순간이 코앞에 닥쳤음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들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심스럽게 발 디딤을 맞추며 터널을 걸었다. 그 틈 사이로 스며 드는 차가운 바람과 어긋난 황금 빛이 그들을 살짝 휘감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어둠의 심연 속으로 초대가 된 듯한 안개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다가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 존재의 흐릿한 형체가 마치 저항을 잃은 듯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봐, 모두 조심해. 우리는 지금 큰 결정 앞에 서 있어." 현수의 낮은 명령에 모든 이들의 눈빛이 더 굳어졌다. 그들의 심장은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누군지 모르는 제3자가 그들 앞에 서 있을 때처럼 말이다.
짙은 그림자가 몸집을 불리며 그들을 가까워졌다. 쓸쓸함과 두려움, 복합적인 감정이 그들의 내부를 가득 채웠다. 태민은 결국 그들 모두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심장을 쥐어짜듯 한 번 깊은 숨을 들이내쉬었다. 그의 손은 여전히 냉기어린 공기 속에서 부드럽게 떨렸다.
그 순간, 태민은 깊은 시름 속에서 고개를 들었다. 거울과 같은 벽이 그들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비추고 있었다. 피차일반의 기억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그들의 존재를 계속되게 만들고 있었다.
그 순간, 무언가 그들 주변에서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며 일어났다.
"이 소리는 뭐지?" 지연이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이마를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녀의 눈은 불안하고 동시에 초연한 듯 빛났다.
모든 것이 다시금 뒤엉켜가고, 그 순간 그들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경계에 놓였다. 그것은 실체를 가져야만 진실로 닿을 수 있는 증명과 다름없었다.
갑자기 모든 것이 정적에 휩싸였다. 냉랭한 다정함과 따뜻한 고독의 사이에서, 그 형체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형체가 그들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준비해야 해. 드디어 우리가 마주해야 할 시간인 것 같아." 세훈이 그의 몸을 가볍게 돌리며 말했다. 그의 눈에는 결단의 순간이 멀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듯한 예언이 서려 있었다.
바람은 다시 느려졌고, 그들의 심장 소리만이 주위의 고요함을 공명했다. 그들은 다시 한번 어둠의 중심으로 잡혀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다가오는 그 존재가 그들의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며 그들 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들이 그토록 찾아 헤맨 모든 진실을 감추고 있었다. 다음의 움직임은 그들의 힘으로 결정해야 할 판국이었다.
실로 무언가가 그들 앞에 진실로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그들이 감히 맞서보지 않았던 또 다른 긴 여정의 시작이 그들을 향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모든 다른 것으로부터 다시금 촉발될 수 있었다.
과연 그들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선택의 순간은 곧 다가올 것이었다. 그들이 마주해야할 운명은 여전히 어둠 속에서 마치 그들을 기다렸던 듯 숨 쉬며 그들 앞에 드러나고 있었다. 다음의 방향이 무엇이든, 그 길은 그들의 발걸음 아래 피어나게 될 것이었다.
그 모든 것이 그들이 감당해야 할 또 다른 밤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다!" 현수의 목소리로 위기를 머금은 경고가 울렸다.
그리고 그 때, 내면에서 무엇인가가 터져나오며 그들 모두를 휘감아 돌며 이어지는 순간이 그들 앞에 놓였다.
도대체 이제 그 무엇을 기다리는 것인지, 그 순간의 모든 것이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어가며 이야기는 또 다른 진실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